트위터 대화 내용이 관건… 박양에 대한 혐의 입증에 필수

인천 초등생 살인범 김양(17)과 공범 박양(19)의 공판이 오늘(29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미 법무부는 두 사람이 삭제한 트위터 메시지를 넘겨받았다.
김양은 지난 3월 인천 연수구의 한 아파트에서 8세 초등생 여아를 유인해 살해한 뒤 시체를 훼손, 유기했다. 범행 당시 김양은 어머니의 옷을 입고 CCTV를 피하거나 일부러 CCTV에 노출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범행 직후 김양은 박양을 만나 훼손한 사체 일부를 건넸고, 박양은 몇 시간동안 사체 일부가 담긴 종이가방을 들고 다니다 음식물 쓰레기와 유기했다.
최초 조사에서 김양은 살인 및 사체 훼손 및 유기 혐의를, 박양은 살인방조 및 사체유기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박양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양이 “박양의 지시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말한 뒤 검사 측은 김양의 공소장을 ‘살인 및 사체유기’로 변경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오늘 진행되는 두 사람의 결심공판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검사 측이 미 법무부에 의뢰한 김양과 박양의 트위터 대화 기록이다.
26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트위터 본사로부터 김양과 박양의 메시지를 건네받아 내용을 파악 중이다.
김양은 지난 2월 트위터를 통해 박양을 만났다. 두 사람은 다이렉트 메시지(DM)로 상황극을 통해 친분을 쌓았고, 이후 개인적인 대화를 나눌 정도로 가까워졌다. 하지만 범행 직후 두 사람은 상황극 내용만 남겨둔 채 개인적인 대화 내용을 모두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방수사국(FBI)는 메시지 내용을 분석해 우리 법무부에 해당 내용을 전달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검사 측이 공소장 내용을 바꾸기 전 재판에서 재판부와 검사 측은 박양의 재판에서 대립했다. 김양의 증인신청과 진술내용의 증거 채택 여부 때문이었다. 재판부는 당시 공소내용이었던 살인방조를 넘어서는 범위의 요구라는 이유로 검사 측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에 검사 측은 박양이 김양에게 살인을 지시했다는 증거가 담긴 트위터 내용 확보를 의뢰한 상태라며 재판부에 재차 증인신청과 증거 채택을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공소장을 바꾸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재판에서 검사 측은 박양에 대한 공소장을 변경했다. 오늘 재판에서 검사 측이 트위터 대화 내용을 가져오느냐가 열쇠다. 대화 내용을 통해 박양이 김양에게 살인을 지시한 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박양은 중형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는 두 사람에게 소년법 상 최고형인 20년이 구형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