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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원전기업과 재생에너지사업 확대...상생인가? 면피용인가?

한수원, 두산중공업과 강원·경북에 150MW 풍력발전단지 조성 MOU 체결...향후 육상·해양 1GW 조성
재생에너지업계 "바람직" 환영 vs. 원전업계 "원전해체로 본일감 줄어 감원 경영위기 기업 달래기용"
한수원 경영목표에 원전사업 빠져..."공정률 30%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해야 부품업체 버틸 수준"

김철훈 기자

기사입력 : 2019-12-11 06:00

6일 두산중공업이 제작한 한국형 원자로 'APR1400'이 장착된 신고리 3·4호기 준공식에서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이미지 확대보기
6일 두산중공업이 제작한 한국형 원자로 'APR1400'이 장착된 신고리 3·4호기 준공식에서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원전업체들과 신재생에너지 협력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두고 국내 원전산업계의 위기 호소에 대응한 '면피성 사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한수원과 원전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 4일 두산중공업과 풍력발전사업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한수원과 두산중공업은 이 양해각서 체결로 강원도와 경상북도 지역에 총 설비용량 약 150메가와트(㎿) 규모의 풍력발전단지 공동개발을 먼저 착수하기로 했다.
이 사업에서 두산중공업은 인허가 취득, 기자재 구매와 시공업무를 수행하고, 한수원은 사업관리 주관과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 등을 맡는다.

한수원은 오는 2030년까지 육상과 해상을 포함해 총 1.7기가와트(GW)의 풍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중공업과 협력해 국산 풍력발전기 보급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국산 풍력발전기 제조 선두주자인 두산중공업과 파트너로 함께 해 매우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한수원은 '2020~2024년 중기 경영목표'라는 제목의 내부 보고서에서 총 4개의 '성장사업 확대목표'를 제시했다. 목표 내용에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원전 해체사업 기반구축 ▲해외사업 수익 창출 ▲신규 양수발전소 적기 건설 등이 포함돼 있다. 앞으로 5년간 추진할 사업에 원전사업은 없는 셈이다.

이 경영 목표에서 원전사업 관련 목표로는 '원전 생태계 건전성 유지를 위해 중소기업 제품 구매율을 올해 68.9%에서 오는 2024년 70.0%로 올린다'는 정도가 전부이다.

이를 두고 재생에너지 업계에서는 '에너지 전환'이라는 글로벌 추세에 맞춰 한수원 등 공기업과 원전 부품업체가 재생에너지 사업확대에 협력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부 원전업계에서는 '원전 일감 절벽'으로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두산중공업 등 원전 부품업체들을 달래기 위한 '면피성 사업'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자로 등 원전 주기기를 제조하는 두산중공업은 일감 부족으로 올해 들어 전 직원 6000명 중 과장급 이상 2400명이 순환 휴직에 들어갔고, 지난 달엔 임원 20%를 감원 조치했다.

게다가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이 중단되면서 원전 주기기를 제조하고 있던 두산중공업은 약 5000억 원의 매몰 비용이 발생했다.

두산중공업의 원전부문 공장 가동률은 2017년까지 100%였으나 올해는 50%, 내년에는 10%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원전 부품업체의 매출도 정부의 탈원전 정책 이전인 2017년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2014년 4월 경남 창원 두산중공업 본사에서 제작을 마친 신한울 원전 1호기용 'APR 1400' 원자로가 사내부두를 통해 출하되고 있다. 사진=두산중공업 이미지 확대보기
2014년 4월 경남 창원 두산중공업 본사에서 제작을 마친 신한울 원전 1호기용 'APR 1400' 원자로가 사내부두를 통해 출하되고 있다. 사진=두산중공업

문제는 한수원과 원전업체들이 일감 절벽의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이 원전사업에 비해 규모가 작거나 수년 후에나 상용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두산중공업은 신사업 확대를 위해 가스터빈 등 주요 선진국이 독점하고 있는 사업과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 등 원전 해체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올해 국내 최초로 두산중공업이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 발전용 가스터빈은 오는 2023년에나 상용화될 예정이다.

원전 해체산업도 내년이나 돼야 원전해체연구소가 건설공사를 시작하고, 고리 1호기 구역별 해체공사 시행계획이 수립된다.

사업 규모 측면에서도 원전 1기 수주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 수주 금액에 차이가 크다.

원전업체 입장에서 통상 원전 2기 건설에 9조 원 정도의 매출이 발생한다.

두산중공업이 한국형 원자로 'APR1400' 4기를 제작해 공급하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의 총 수주 금액은 약 21조 원이었다.반면에 한수원이 오는 2030년까지 목표로 하는 전체 풍력발전 1.7GW 규모의 총 사업비는 약 8조 3000억 원이다.

한수원이 오는 2025년까지 완공할 새만금 수상태양광 전체 2.1GW 규모의 총 사업비도 4조 6000억 원 규모이다.

국내에서 굵직한 재생에너지 사업 몇 건을 수년간 수주해도 원전 1기 수주 금액보다 못한 셈이다.

원전업계에 따르면, 내년 신고리 5·6호기 주기기를 납품하고 나면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원전 부품업체들의 일거리가 없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30%의 공정률을 유지하다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이라도 재개해야 그나마 탈원전 이전 정부의 원전산업 육성정책을 믿고 사업하던 원전업체들이 계속 버틸 수 있을 것"이라며 "원전산업은 한번 생태계가 붕괴되면 복원하는데 수십 년이 걸리는 만큼 해외 원전수주를 위해서라도 국내 원전산업 생태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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