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하는 사진도 하루 늦게 공개됐다. 이것도 트럼프가 날린 것이 아니라 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국장이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물론 트럼프도 트윗을 날리기는 했다. 항상 그렇듯이 이번에도 만족스럽다고 했다. 트럼프식 어법으로 볼 수 있다.
2차 정상회담 시기도 결정했는데 발표를 미뤘다는 얘기다. 불과 5주 앞인 2월 말 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를 발표하지 않은 것은 비핵화 조치와 제재 완화를 놓고 북ㆍ미 간에 벌어지고 있는 고도의 신경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스티브 비건 대북특별대표의 스웨덴 협상에서 구체적인 의제 등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에 많은 진전을 이뤘고 다른 많은 사안에 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면서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도 강조했다. 그럼에도 김 부위원장 일행이 백악관을 떠난 직후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미국 정부는 완전하고, 검증된 비핵화를 보기 전까지 제제와 압박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강온 양면작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 외교가에서는 “일단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해) 어느 정도로 진지한지 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19일 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시작된 북ㆍ미 협상에 따라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의 분위기는 물론 합의 내용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더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북한의 경우 김정은이 모든 것을 쥐고 있어 김정은의 최종 승낙 여부도 주목된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