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를 보자. 폭로하는 사람이 흠이 적어야 더 설득력을 얻는다. 하지만 김 전 수사관도 문제가 적지 않다. 국민들도 처음에는 귀를 기울이다가 피로감을 호소할지 모른다. 이날 기자회견 역시 똑부러지는 내용은 없다. 재탕, 삼탕도 보인다. 폭로할 내용이 더 있다고 하는데 뭐가 있는지도 알 수 없다.
청와대는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비리 정보를 가져오라고 했다"고 말한 김태우씨의 기자회견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박 비서관은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이같이 말하고 김 전 수사관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김 전 수사관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박 비서관은 조국 민정수석에 충성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면서 "반부패비서관실 최초 회식 자리에서 공식 건배사로 '조국을 위하여. 민정아 사랑해'라는 내용을 직원들에게 공지했다"고 폭로했다. 김씨가 없는 말을 지어낸 걸까. 우스개 소리로 그냥 넘기기엔 냄새가 풀풀 난다.
박형철-조국 라인이 그대로 있는 한 김씨의 공격도 계속될 것 같다. 그때마다 청와대는 반박할 테고. 누가 더 손해보겠는가. 말할 것도 없이 청와대다. 그런 직원을 관리하지 못한 책임은 박 비서관과 조 수석에게 있다. 둘다 유임시키다보니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민정수석실은 자체 기강이 확실하고, 엄격해야 한다. 그런데 신뢰를 많이 잃었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