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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의 전당 국회 '保革 제로섬 게임' 추태에 실망

[심리학자 한성열의 힐링마음산책(160회)] 새는 양 날개로 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기사입력 : 2019-05-1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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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신성한 국회에서 사라졌는가 싶었던 추한 모습이 다시 연일 매스미디어를 통해 적나라하게 생중계 되다시피 하고 있다. '민의의 전당'이라 불리는 국회에서,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보여주는 추태에 대해 국민들은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국정을 잘 이끌어갈 동량이라고 자신이 뽑은 사람들이니 더욱 그렇다. 더군다나 상대방이 잘못했고 자신은 정당하다고 강변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대한민국의 앞날이 참으로 걱정이 된다.

'새는 양 날개로 난다'는 말은 이제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동들도 다 아는 말이다. 하지만 알기는 쉽지만 실천하기는 정말 우리 국회에서는 어려운 것 같다. 우리 국회의 실상은 한 쪽 날개를 없애기 위해 온갖 지혜를 짜내는 모습이다. 만약 그들이 바라는 대로 한 쪽 날개가 제 기능을 못한다면 새 자체가 날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심히 의아하다.

​쟁점 첨예 대립…추한 모습 생중계
국민 참담한 마음…한국 앞날 걱정

국회는 교과서적으로 말한다면 대의민주주의의 전당(殿堂)으로서 '서로 의견과 이익이 상충하는 두 개 이상의 이해당사자들 사이의 요구를 조화시켜 사회적 의사를 결정하고 실천해나가는 제도적 표현'이다. 따라서 국회는 그 본질적 요소로 서로 상충하는 의견과 이해를 가진 집단이 있어야 한다. 의회를 영어로 'parliament'라고 하는데, 이는 '서로 말하다' '대화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즉, 국회는 서로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대화하는 곳이다.

어느 시기나 지역을 막론하고 '현실을 지키려는' 보수와 '현실을 변화시키려는' 진보의 대립과 갈등은 상존한다. 그리고 이 대립과 갈등을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제도가 생겨나고 사회는 건강하게 변화해 나간다. 그렇지만 최근의 한국의 현실은 그 대립과 갈등의 강도가 지나치게 강하다. 사회가 건강하게 변해가기보다 오히려 사회 자체가 와해될 위험성까지 노출하고 있다.

보수나 진보 가릴 것 없이 우리는 아직 내세우는 이념이나 가치가 체화(體化)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영국의 보수당과 노동당,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처럼 동일한 당명을 계속 유지하면서 번갈아 정권을 잡으면서 국정을 운영한다. 하지만 한국의 정당은 많이 다르다. 겉으로는 이념을 표방하는 당명을 갖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당리당략에 따라 이합집산(離合集散)을 거듭한다. 더 나아가 최고 권력자와의 친소(親疎) 관계에 따라 수시로 신당이 창당되거나 당명을 바꾸는 것을 보면 이념이나 가치보다 목전의 이익을 따르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일어난다. 그런 의미에서 보수나 진보할 것 없이 내세우는 이념은 오히려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정당화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초등생들도 '새는 양 날개로 난다' 알아
국회는 상대방 의견 존중 대화하는 곳

이렇게 이념을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정당을 운영한다기보다 자신의 권력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정당을 이용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합집산을 밥 먹듯 할 뿐만 아니라, 극단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엄밀히 말하면 한국 정치의 문제는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 아니라 양 쪽 다 극단주의가 성행하는데 있다. 즉 건강한 보수와 진보가 모여 상대방을 인정하며 자신의 이념을 현실화하기 위해 서로 타협하고 상생하는 길을 찾는 것이 아니라, 누가 더 선명한지를 경쟁한다.

보수나 진보를 막론하고 타협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려는 온건파보다 강경한 투쟁을 조장하는 과격파가 더 순수하고 소신이 있다고 대접받는 '극단주의'가 팽배해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서로 비슷한 점을 찾아내 타협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점을 과장하고 매도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극단주의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 생각에 동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 더 극단적으로 움직인다. 특정 사상에 사로잡혀 그것을 맹목적으로 따르거나, 자신이 실제로 아는 정보를 근거로 판단을 내리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근거해 판단하기 때문이다.

극단주의(極端主義, Extremism)는 주로 정치적인 영역에서 이데올로기나 행동의 경향이 극단적으로 치우친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극단주의는 비단 정치뿐만 아니라 종교 등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나타난다. 최근 심리학에서 극단주의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는 동인(動因)을 제공한 것도 사실은 종교적 극단주의자들이 자행하는 테러나 파괴행동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집단주의와 집단주의자들의 특성에 대해 많은 연구를 진행한 클레어몬트(Claremont) 대학교의 사회심리학자 마이클 호그(Michael Hogg)에 의하면, 집단원들에게 집단에 대한 소속감을 강조하고 집단에 충성할수록 다양한 보상을 해주는 집단은 극단적인 성향을 나타낸다. 그에 따르면 집단주의자들은 내집단(內集團)과 외집단(外集團)의 경계가 분명하며, 사람을 ‘내 편’과 ‘네 편’으로 이분법적으로 나눈다. 그리고 내집단원들에게 획일화된 사고와 가치관을 가지도록 강요한다. 만약 내집단원 중에 전체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면 집요한 설득과 위협을 통해 집단의 생각에 동조하도록 만든다,

현실 지키려는 보수·변화 추구 진보
당리당략 따른 이합집산 중단해야


극단주의자들은 또한 외집단원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불신하며, 우월감을 드러낸다. 또한 집단이 지키고자 하는 규범이나 신조 등에 대해 강하게 집착한다. 따라서 자신이 속한 집단에 반대하는 개인이나 집단에 대해 강한 적대감을 가진다. 극단주의자들은 본질적으로 자기애적 성향이 강하고, 자신들의 신성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폭력적이고 비상식적인 수단까지도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극단주의는 지나친 불안감과 미성숙함에서 기인한다. 유명한 동기심리학자인 매슬로우(Abraham Maslow)에 의하면 성숙한 사람은 ‘애매모호함’을 참고 견디는 특성이 있다. 우리의 삶은 선과 악, 옳고 그름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불안한 사람은 애매모호한 것을 참지 못하고 사물을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자신이 옳다고 여겨지는 쪽에 강하게 집착한다. 그리고 자신과 다른 편에 대해서는 극도의 증오심을 나타낸다. 그리고 상대방을 악으로 규정하고 멸절(滅絶)시키려고 노력한다. 자신과 다른 것은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극단주의집단이 커지는 이유는 극단적인 생각을 공유하는 집단일수록 개인이 갖고 있는 불안함과 인식론적인 애매모호함을 크게 줄여주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현실적 과제를 해결해가기보다는 지조(志操)와 선명성을 앞세워 명분에서 승리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리고 타협하는 것을 변절(變節)과 동일시한다. 국사 시간에 배웠듯이 우리는 이방원의 '하여가'보다 정몽주의 '단심가'를 더 좋아한다. 오죽하면 지금도 정몽주가 살해당한 선죽교 위에 선혈이 보인다는 말까지 회자된다. 또한 성삼문의 사육신 정신이 절친한 친구였던 신숙주의 현실주의를 변절자로 매도한다. 시위를 할 때 즐겨 사용하는 “차라리 꺽일지언정 휘어지지 않는다” 라는 구호도 어떠한 어려움에도 굽히지 않겠다는 정신을 나타내는 말이지만 타협을 휘어지는 것으로 여기는 극단주의의 한 단면이 나타나있다.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다문화' 사회에서 극단주의는 배격되어야 한다. 그리고 '나'와 다른 '너'를 수용하고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성숙함을 키워야 한다. 결국 새는 양 날개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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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열 고려대 교수

필자 한성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국내 긍정심리학계의 최고 권위자로 미국 심리학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 심리학이 문화의 영향력을 경시하는 것을 비판하고 인간 행동에 미치는 문화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특히 한 교수는 심리학 전공자가 이론보다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기업체, 대학, 교회 등을 찾아다니며 몸 건강 못지않게 마음의 건강이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명의 심리학’이 있으며 역서로는 ‘성공적 삶의 심리학’ ‘노년기의 의미와 즐거움’ ‘남자 나이 마흔이 된다는 것’ 등이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노정용 부국장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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