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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리뷰] 처용설화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무용극 '엇디ᄒᆞ릿고'…엎질러진 물의 의미 성찰

구미시립무용단 제60회 정기공연…김우석 안무가의 완급 조절, 들뜸과 가라앉힘 탁월

김우석 안무의  '엇디ᄒᆞ릿고'.이미지 확대보기
김우석 안무의 '엇디ᄒᆞ릿고'.
지난 4월 25일 오후 7시 30분, 구미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구미시・구미문화예술회관 주최의 제60회 구미시립무용단(구미시립무용단 예술감독, 김천예고 무용과장) 정기공연이 있었다. 러닝타임 60분에 걸친 공연은 우리 춤사위를 기본으로 한 숙련된 기교로 압도적인 시각적 비주얼과 사운드, 세련된 연기, 다양한 상상력을 체계화시킨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처용’ 해석에 대한 김우석 안무가의 독창적 시각을 보여주었다.

춤의 변방, 구미시립무용단은 ‘그동안 세계 속의 구미, 한국 속의 구미’를 외치면서 지방 문화의 고급화와 대중화를 동시에 모색해왔다. 자신들을 희생시키며 놀라운 훈련 분량과 집중력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물을 창출해온 무용단의 정기공연은 응축된 힘의 확장성을 실증시켰다. 전통과 창작을 아우르면서 서로를 사랑하고 배려하는 최고 기량의 무용단원들이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해내는 모습은 지방 무용단이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독일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인간들은 예기치 못한 배신의 굴레 속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엇디ᄒᆞ릿고>는 용서를 선택한 처용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엎질러진 물’의 의미를 성찰하게 한다. 현대적 감각으로 본질에 접근한 <엇디ᄒᆞ릿고>는 기존의 처용 소재의 무용극과 달리 설화적 처용의 탄생에서부터 배신을 목도한 고뇌에 찬 처용, 선택에 이르는 과정의 심리묘사에 주력한다. 춤은 버라이어티한 스케일로 춤의 상징체계 다각화, 형식화에 상상력을 동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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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석 안무의 '엇디ᄒᆞ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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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석 안무의 '엇디ᄒᆞ릿고'.

처용의 우주적 관용을 통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시민들에게 마음의 평온과 행복을 느끼도록 기획된 공연은 믿고 보는 공연의 전형이 되어있다. 춤의 본질을 간파한 안무가는 이번 공연을 통해 자신의 도전적 창작시대를 마무리한다. <엇디ᄒᆞ릿고>는 프롤로그를 포함하여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에서는 신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먼 먼 곳으로부터 ‘태초의 남과여’와 ‘벽화속의 여인들’은 블루를 주조로 한 샤막의 절묘한 운용으로 신비감을 불러 온다.

춤의 내러티브는 1장: 처용의 탄생(군무) 2장: 처용의 사랑, 처용과 처용처의 만남, 사랑에 빠진 처용 3장: 역신의 등장, 역신들의 죽음의 춤, 역신의 춤(솔로), 역신과 처용처의 사랑 4장: 처용의 슬픔, 처용과 신들의 춤(군무), 역신과의 대결 5장: 역신의 죽음, 역신을 물리치는 처용과 신들의 춤 6장: 처용의 용서, 화려한 화합의 춤, 피날레에서 몸 신화의 낭만적 인자들을 포괄적으로 감싸고 있다. 조명과 영상, 음악과 연기가 조화를 이룰 때 관객들은 열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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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석 안무의 '엇디ᄒᆞ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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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석 안무의 '엇디ᄒᆞ릿고'.

<엇디ᄒᆞ릿고>는 인고의 안무 경험과 노련한 연출로 체계적인 진전의 춤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무용수의 숫자에 따른 조합과 현대음악을 혼용한 음악, 장(場)을 분할하는 조명과 신비감을 두른 무대 세트로 심도를 높이는 프롤로그에서 시작된 춤은 화려한 의상의 군무로 처용의 탄생을 경하하며 정교한 수사로 초반을 압도한다. 처용은 바다이거나 바다를 배경으로 한 곳에서 온 것으로 상징된다. 처용과 역신 사이에 서정과 역동이 오가고 갈등이 인다.

부지런히 샤막이 움직이고, 세트도 이동한다. 비 보이 춤이 들어오고 먼 원시에서 현대를 관통하면서 타악을 주조로 한 전통 음악이 한바탕 노닌다. 악의 꽃, 역신은 매혹적 마성을 지닌 사내로 둔갑하고, 여인을 홀린다. 애절한 해금이 대신하는 처용의 심정, 처용의 독무가 펼쳐진다. 깃발을 든 남성 4인무는 처용 편과 역신 편으로 나뉘어 지고 처용의 승리로 끝이 난다. 역신은 갇히고, 샤막에 처용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처용무가 추어진다. 구음이 수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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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석 안무의 '엇디ᄒᆞ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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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석 안무의 '엇디ᄒᆞ릿고'.

안무가의 진지한 세묘(細描)속에 완급 조절, 들뜸과 가라앉힘이 이루어진다. 운명적 도발에 희생당한 처를 용서하는 처용, 묵직한 피아노음을 동반하고 처용처의 독무가 추어진다. 실내악 악기들로 확장되면서 두 사람의 씁쓸한 화합의 모습을 위로하는 무리의 춤들이 하이 키 조명을 받는다. 무용단 단원 전체가 동원되는 거대 군무로 바뀌면서 화합의 춤이 된다. 처용과 처용처의 이인무가 끼어든다. 꽃비가 내리면서 <엇디ᄒᆞ릿고>는 종료된다.

<엇디ᄒᆞ릿고>는 기법과 안무의 깊이에 있어서 현대적 독창성을 소지한다. 이 작품은 처용설화에 대한 기본을 비틀면서 근간을 흔들지 않고 숨 막힐 듯이 질주하면서 몰입하게 만든다. 권선징악을 유지하면서 살짝 궤도를 수정하고 싶은 현대인들을 자극한다. 신비감을 통찰하고 있는 안무가는 산만함을 보이지 않고 노련하다. 춤 예술의 형상인(formal causes)에 대한 체계적 연구를 거친 안무가는 자유적 가치를 구가하면서 평등으로 빚어지는 모순점들을 차단한다. <엇디ᄒᆞ릿고>는 두드러지게 압축과 생략 등의 묘미를 보여주면서 명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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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석 안무의 '엇디ᄒᆞ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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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석 안무의 '엇디ᄒᆞ릿고'.

◯김우석

현)구미시립무용단 안무자

계명대학교 예술대학원 졸업

경기도립무용단 주역 역임

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8호 정소산류 수건춤 이수자

김천예술고등학교 무용과장

국립 경상대학교 박사과정

국립 경상대학교 외래강사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사진없는 기자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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