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기업 총수가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등 최근 신흥시장으로 떠오른 국가의 최고위급 관계자들과 접촉하면서 경제외교를 강화하고 나섰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우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초청으로 자국의 경제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한 브엉 딘 후에 베트남 부총리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신동빈 회장은 브엉 딘 후에 부총리에게 베트남 호치민시 투 티엠 신도시의 에코 스마트시티 복합단지 프로젝트와 하노이 롯데몰 사업의 협력을 요청했다. 롯데그룹은 2017년 베트남 호치민시와 협정을 체결하고, 호치민시 투 티엠 신도시 부지에 20조1000억 원을 투자해 금융, 상업, 서비스 복합기능단지 ‘에코 스마트 시티’를 짓기로 합의했다.
이어 20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후에 부총리와 만나 바리아붕따우성 폴리프로필렌(PP) 공장과 광남성 타이어코드 공장 설립 등 신규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베트남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조 회장은 “베트남은 효성의 핵심 제품을 모두 생산하는 복합 생산기지로서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며 “효성과 베트남이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협력을 강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같은 날 후에 부총리와 만나 양국의 경제협력 강화를 요청했다.
아울러 국적 기업 대표들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의 고위급 인사와도 접촉하면서 경제외교를 강화한다.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한국을 찾는다. 빈 살만 왕세자가 그동안 해외 순방 때마다 통 큰 경제협력을 약속해 국내 주요 기업들은 빈 살만 왕세자의 이번 방한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빈 살만 왕세자와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는 파악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산업을 대체할 신성장산업을 찾고 있어서 이다.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 등이 빈 살만 왕세자와의 만남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등 신산업 분야의 협력방안을 이끌어 낼 것으로 재계는 내다봤다. 빈 살만 왕세자가 고령인 부친을 대신해 사우디아라비아 정상 역할을 하고 있는 사실상 최고 실세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주요 기업들의 행보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대체 시장으로 베트남과 중동 국가가 각광받고 있어서 이다.
현재 베트남은 인구 9456만 명 가운데 70%가 30대 이하 젊은 층인 ‘젊은 국가’로, 중국보다 값싼 노동력을 갖추면서 신흥시장으로 급부상했다. 베트남은 한국의 4번째 무역 상대국으로 떠올랐으며, 한국과 베트남은 내년까지 교역규모가 1000억 달러(116조5200억 원) 에 달할 것으로 한국무역협회는 추산했다.
중동 역시 지리적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동지중해와 페르시아만 사이에 위치하고, 풍부한 천연자원과 함께 큰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동의 경우 최근 국제유가 회복으로, 경기 회복세가 탄력을 받고 있다.
중동 역시 15~64세의 생산가능 인구가 전체의 65%를 차지하는 등 젊은 인구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중동 국가가 나라 경제의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산업 다각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점도 우리 기업에는 긍정적 요인이다.
이를 감안해 우리나라는 ▲한-중동 협력포럼 ▲한-UAE 경제공동위원회 등 중동과 다양한 교류협력과 경제협력 추진하고 있다.
유승진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 수출 리스크가 상승하면서 수출선 다변화를 위한 중동 시장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중동의 자본력과 우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지속가능한 협력방안에 대한 협의가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