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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고려아연, 일감 몰아주기 논란과 높은 내부거래 비중 '눈총'

한현주 기자

기사입력 : 2019-06-26 05:20

고려아연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왔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과 높은 내부거래 비중에도 불구하고 동일인 제도의 빈틈을 활용해 공정거래위원회 칼날을 비껴갔다.
글로벌 경기둔화에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자 안전자산에 돈이 쏠리면서 고려아연의 땅 짚고 헤엄치기는 순항 중이다. 고려아연 사외이사에 공정거래 사무처장을 지낸 관료 출신이 있다는 사실은 논란을 예고했다.

25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회사 전체 사내이사 5명 중 3명은 최창근, 장형진, 최윤범 이사로 지배주주 일가로 구성됐다, 나머지 2명은 관료직 출신으로 주봉현 사외이사는 중앙환경분쟁조정위 원장을 지냈다. 한철수 사외이사는 공정위 사무처장을 지냈다.

이충희 좋은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총수 일가가 이사회 내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보다는 지배주주의 이해관계에 따라 안건을 결정할 위험성이 높아 이사회의 독립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머리는 둘, 몸은 하나...'동일인 지정'공정위 칼날 피해

고(故) 장병희·최기호 공동 창업주가 1949년 창립한 영풍(주)이 고려아연의 모기업이다. 영풍(주)은 현재 최창근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회장이 맡고 있다.

장형진 회장은 공정거래법상 영풍(주)의 동일인이다. 동일인은 해당 기업집단의 대표자로 각 기업집단은 총수 일가 중에서 동일인을 한 명 지정해 공정위에 신고해야 한다. 고려아연은 일감몰아주기 비중이 높은 중견기업으로 여러 번 지목됐지만 한 번도 규제를 받은 적은 없다. 한 명의 총수만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현행법에 따라 최창근 고려아연 회장 일가는 배제된 것이다.

최근 공정위는 일감몰아주기 근절을 선언했지만 고려아연에 대한 내부거래는 조사하고 있지 않다.

장 회장 주주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영풍정밀, 서린상사, 서린정보기술, 영풍개발 등은 고려아연과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과 매입 비중이 높아 일감 몰아주기로 부당이득을 취해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고려아연 2분기 턴어라운드 ...금값 상승으로 수혜주로 부상

고려아연의 주력산업은 아연제련이다. 종합비철금속 제련회사로 주요 제품으로는 산업용 기초소재인 아연, 연, 동, 귀금속인 금과 은, 희소금속인 인듐 등이 있다. 국내 비철금속 매출 2위 기업이다. 고려아연의 아연 생산량은 세계적으로 기업별로는 1위, 국가별로는 중국에 이어 2위다. 연(납) 생산량도 세계 1위다.

고려아연은 연산 30만t으로 생산량 기준 세계 2위였지만 2016년 제2 비철 단지를 완공해 생산량을 43만t으로 늘리면서 세계 1위였던 중국 위광제련소를 뛰어넘었다.

매출은 줄었지만, 순이익이 나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조 4967억 원, 영업이익 177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1%, 11.3% 감소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주춤했지만, 순이익은 계속사업 이익 증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늘어난 147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1.1%에서 11.9%로 올라갔다.
고려아연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이 자료=에프엔가이드이미지 확대보기
고려아연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이 자료=에프엔가이드
증권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올해 예상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6조8339억 원, 8050억 원, 5828억 원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해 올해 2분기부터 턴어라운드 할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결국 고려아연의 주가는 ‘아연’이 아닌 ‘금이 결정한다고 진단했다.

올해 매출구조를 살펴보면 아연 42%, 연 19%, 은 20%, 금 8%로 비철금속 약 70%, 귀금속 약 30%로 구성됐다.고려아연의 주력사업이 아연에서 금으로 바뀌면서 주가도 뛰었다. 총 매출의 62.0%를 차지하던 아연 비중이 지난 2010년 3분기부터 37.9%로 감소한 반면, 금과 은의 매출 비중은 2006년 기준 2.0%, 15.2%에서 2010년 3분기부터 4.4%와 28.4%를 보이는 등 매출기여도가 2배가량 상승했다. 아연과 연에 집중됐던 매출구조가 점차 분산되고 있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안전자산인 금과 은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덩달아 고려아연도 수혜주로 부각됐다. 아연을 비롯한 비철금속 상품 가격 약세에서도 금 가격과 고려아연 주가는 동반 상승했다.

환율도 올라 환산차익이 생겼다. 고려아연은 매출의 대부분이 달러 기준이기 때문에 최근 급등한 원·달러 환율도 수익성 개선에 일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달러는 약세를 나타냈으며 달러의 대체 투자 자산으로 간주하는 비철금속의 가격은 상승했다”며 “최근 한 달 아연과 구리 가격은 조정을 보이고 있으나 고려아연은 향후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어 하반기 비철금속 가격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영풍의 캐시카우' ...당기순익보다 큰 배당으로 적자에 허덕여

영풍이 내세우는 캐시카우(확실한 수익원)에 대한 논란도 존재한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사업으로 생긴 이익은 고스란히 지배주주의 배당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영풍과 사실상 같은 회사로 분류되는 고려아연은 2017년 1517억 원, 2018년 1767억 원, 올해 1944억을 배당했는데 지분율로 따져보면 영풍과 영풍 특수관계자가 연간 배당으로 73억 원에서 90억 원 내외를 받았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고려아연의 BPS증가율 추이 자료=에프엔가이드이미지 확대보기
고려아연의 BPS증가율 추이 자료=에프엔가이드
고려아연은 전형적인 회수형 기업이다. 회수형 기업은 영업 현금과 투자현금으로 들어온 돈 전액을 재무현금 유출에 사용하는 기업을 말한다. 예를 들어 영업 현금부터 회사가 보유한 각종 유형자산과 관계기업 주식까지 모두 매각해 현금화하는 유형의 기업이다.들어온 현금을 이용해 금융기관 대출금을 상환하거나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한다.

고려아연은 올해 1분기 영업 현금으로 764억 원 유입되었는데 그 원인으로는 1조2047억 원에 달하는 영풍 계열사 간 내부거래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현금이 가장 크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 변동(운전자본변동)에서 약 1367억 원이 마이너스로 나타나 영업 현금흐름을 유입을 대폭 상쇄했다. 자산이 1367억 원 감소했고, 정부 보조금도 699억 마이너스를 보였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감소는 2016년 2385억 원, 2017년 1971억 원으로 꾸준히 자산을 매각했다. 지난해는 영업활동 현금이 807억 원으로 자산 감소가 없었지만, 부채가 826억 원 증가했다. 올해는 마치 반반을 나눈 것처럼 자산감소 668억 원, 부채증가 699억 원으로 금액을 맞췄다.

올해 1분기 285억 원의 투자현금 유입 내역을 보면 실질적인 투자 활동은 없었다. 반면 배당은 통크게 했다. 고려아연의 재무활동현금 유출 내역을 보면 영풍의 지원으로 거둔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금 1959억 원을 지급했다.

문제는 고려아연이 배당한 1959억원은 당기순이익 1524억원보다 많다는 점이다. 모기업 영풍그룹의 황금알을 낳아주고 있는 고려아연은 매년 출자금 대비 고율의 주주배당을 통해 영풍 오너 일가의 배를 채워주고 있다는 주장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배당 성향(배당금액/당기순이익)은 2017년 25.36%, 2018년 28.10%, 올해 36.86%로 꾸준히 증가했다. 고려아연 배당금은 48.45% 소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인 (주)영풍과 특수관계인에게 반정도가 돌아갔다.

더 큰 문제는 환경오염 주범으로 지목된 것이다.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기업에게 잠재적인 환경관려 비용은 기업의 파산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요소이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거의 해마다 황산누출, 용해로 수증기 폭발, 2명의 하청노동자가 사망하는 등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고려아연은 협력업체인 한림이엔지에게 설비 내에 황산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고, 작업 시작 전 황산을 제거하는 드레인(Drain) 작업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위험업무를 도급한 원청의 책임자들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해 벌금 원청 5000만 원, 하청 1000만 원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다.

◇투자지표... 안정성.수익성 보통이상

고려아연의 올해 3월 연결실적기준으로 재무비율을 살펴보면 성장성은 하락한 반면 안정성, 수익성은 모두 보통이상이다.

먼저 레버리지(부채성) 비율의 척도인 유동비율은 우수하다. 금융투자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회사의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이하 연결 기준)은 올해 3월 기준 181.0%다.

1년 이내에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인 유동비율은 815.4%로,1년 이내에 갚아야 할 부채를 갚을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유동자산은 3조8379억 원, 유동부채는 4707억 원이다.

재무 안정성은 유동비율이 클수록 증가하고 작을수록 감소한다.

부채총액을 총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은 12.5%로 부채비율이 200% 아래면 재무안정성이 보통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3월 기준으로 고려아연의 부채는 7945억 원이며 자본총계는 6조3573억 원이다.

올해 3월 기준으로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1003.4배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비영업)으로 나눈 수치다. 기업이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통상 1.5 이상이면 영업이익으로 벌어 이자의 빚을 갚을 수 있다.

성장성 비율인 매출액 증가율은 4.4%로 지난해 12월 기준 12.8%보다 떨어졌다. 비용에 속하는 판매와관리비증가율은 20.0% 늘어, 지난해 12월 기준 마이너스 2.3%보다 증가했다.

고려아연의 성장성은 다소 주춤했다. 올해 3월 기준으로 매출액은 12조 8486억 원, 영업이익은 3311억 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비율인 매출로부터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느냐를 나타내는 매출총이익률은 14.1%다.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을 영업수익으로 나눈 EBITDA 마진율은 16.6%다. 영업이익률은 11.9%로 자산이나 자본 대비 수익성도 보통 이하다.

기업의 총자산에서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총자산이익률(ROA)은 8.5%다. 지배주주순이익(연율화)을 지배주주지분(평균)으로 나눈 수치인 ROE는 9.7%로 수익성은 다소 떨어진다.

◇기업개요

고려아연의 은산제련소는 세계 1위 규모를 자랑한다. 은산제련소에서는 아연과 연 등 기초 금속을 비롯해 금은 등 귀금속까지 연간 19가지 비철금속 120만t을 생산, 전 세계 단일 제련소 가운데 비철금속을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0912@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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