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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한전의 호주 바이롱 석탄광산 개발사업, 잇따른 지역주민 반대집회로 무산 위기?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연쇄 집회 개최로 반대운동 수위 높여
독립계획위원회, 주민여론 의식해 결정 계속 미뤄...조만간 승인 여부 결정할 듯

김철훈 기자

기사입력 : 2019-07-2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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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바이롱밸리 주민들이 한전의 석탄광산 개발사업에 반대하며 촛불로 '세이브 바이롱' 글씨를 만든 모습. 사진=락더게이트연합
한국전력(한전)이 추진중인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 주 바이롱밸리 석탄광산 개발사업이 현지 주민과 환경단체들의 반대시위로 또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바이롱 석탄광산 개발사업은 2010년 한전이 7000억 원을 투자, 광산지분 100%를 인수해 탐사를 시작한 사업이다. 당초 계획은 2016년부터 유연탄을 생산하는 것이었지만 현지 주민과 환경단체들의 반발로 사업승인이 계속 미뤄졌다.

호주 주간지 그린레프트위클리는 16일(이하 현지시각) 바이롱밸리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호주 NSW독립계획위원회(IPC) 청사 앞에서 모여 한전의 바이롱밸리 석탄광산 개발사업 승인을 거부하고 바이롱밸리를 보호하도록 촉구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이 개발사업의 최종 승인여부는 승인권을 가지고 있는 IPC가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시위는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바이롱밸리보호연합(BVPA)과 지역환경단체인 락더게이트연합(LTGA)의 주도로 이루어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한전이 추진하는 이 개발사업이 농지와 수질을 오염시키고 자연경관을 훼손할 뿐 아니라 호주 원주민들이 신성시 하는 지역도 파괴한다고 주장했다.

한 참가자는 "광산을 개발하면 석탄운반용 철길 아래 놓이게 될 그로윌 강과 지하수가 영향을 받아 농업용수가 심각하게 줄어들고 염분과 기타 오염물질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주민은 "인근 헌터밸리에 있는 기존 광산의 석탄운방용 철로의 소음문제도 이미 심각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추가 광산개발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LTGA 관계자는 "한전의 개발사업은 바이롱 지역 자연유산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울레미 국립공원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지역 주민과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지난 6일과 7일에도 바이롱밸리에 200여 명이 모여 개발 반대 집회를 가졌다.

이 주말집회에서 참가자들은 넓은 땅에 수백 개의 촛불로 '세이브 바이롱'이라는 글씨 형상을 만드는 캠페인을 벌이고 '단결'을 주제로 한 라이브 콘서트 등을 펼쳤다.

이 집회에서 한 지역 농부는 "한전과 한전으로부터 고용된 사람들이 이 사업에 대해 거짓말을 하며 이 지역 농부들에게 농지를 매각하라는 압박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 현지주민은 "한전은 한명씩 접촉해 지역주민들을 분열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나는 주민들에게 아예 한전과 접촉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 뉴캐슬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현지 정부는 한전에게 이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줄이기 위해 부지매입에 1억1500만달러(약 1350억 원)를 투자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한전은 광산 개발로 약 1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난다는 입장이다.

그린레프트위클리에 따르면, 한 주민은 "이 지역은 NSW주에 고품질의 농작물을 공급하는 지역이자 건초 수출지역"이라면서 "농업관련 일자리는 이미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LTGA 관계자는 "바이롱밸리 노천광산과 지하광산에서 650만t의 석탄이 채굴될 것"이라면서"이는 지난 2월 NSW토지환경법원에 의해 개발금지 판결이 난 로키힐 광산보다 최소 5배 이상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키힐 광산 사건은 호주 법원이 탄소배출감축을 위한 파리협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개발을 금지한 사건으로 바이롱밸리 주민과 환경단체들은 이 판결이 바이롱밸리 사업 승인 여부에도 영향을 미치길 바라고 있다.

한전은 이 법원 판결 이후 IPC에 제출한 자료에서 23년간 이 사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세계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전은 2016년부터 유연탄을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현지 주민과 환경단체들의 반발로 인해 사업승인이 계속 미뤄져 왔다. 한전은 사업추진이 불투명해지자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지난 2016년부터 이 사업 지분을 자회사에 일정부분씩 매각해 왔다.

이로써 현재 바이롱 광산 지분은 한전이 90%를 보유하고 있고 발전 5개사가 각 2%씩 총 10%를 보유하는 구조로 바뀌어 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