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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단절위기' 일본 명품 분필 '하고로모', 한국 중소기업이 완벽 부활

김형근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hgkim54@g-enews.com

기사입력 : 2019-08-12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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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로모 분필
한때 '분필 계의 롤스로이스'로 불렸으나 2015년 거의 멸종위기에 있던 최고의 명품 '하고로모' 분필이 한국의 한 중소기업에 의해 완벽하게 부활됐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분필은 무려 90여 년간 3대에 걸쳐 이어져온 일본의 명품이다.

"분필 계의 롤스로이스"

교도(共同)통신의 서울 발(發) 기사에 따르면 전직 입시학원 교사 출신의 한 사업가가 일본의 제조 노하우와 장비를 수입하면서 이 사업을 물려받은 후 하고로모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에서 약 50km가량 떨어진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호국로의 한 공장에서 직원 15명이 지칠 줄 모르고 작업하고 있으며 각 제품에는 '하고로모'라는 상표가 인쇄돼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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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하고로모 독점 생산업체인 세종몰의 신형석 대표는 "중국으로부터 주문량이 워낙 많아 납품이 늦어지고 있고, 일본에서 들여온 정확한 기계인 만큼 더 많이 생산하도록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챔피언의 찬가'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유튜브에 게재된 후 세계 각국에서 주문이 폭증했는데, 이 동영상은 하고로모 분필이 얼마나 완벽한 지를 칭찬하는 내용이었다. 지난 5월2일 게재된 이후 이 동영상은 거의 100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사실 전세계의 교사들은 칠판을 세게 누르지 않고도 분필이 매끄럽게 쓰이고, 선명하게 보이고, 잘 지워지며, 손에 먼지 잔여물을 남기지 않고 깨지지 않고 강의를 통해 지탱하기 때문에 이 브랜드를 좋아한다.

컴퓨터 시대에도 여전히 사랑 받아…특히 수학자에게 인기

하고로모 분필은 교실에서 화이트보드와 컴퓨터가 보편화된 시대에도 한국의 인터넷 강의 분야에서 거대한 시장 덕분에 그 인기가 증가해 왔다. 이 분필은 여러 가지 바삭바삭하고 형광 색으로 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1932년 나고야에서 니혼쵸크세이조쇼(일본초크공장)로 원래 설립된 하고로모는 2014년 창업자의 손자인 와타나베 다카야스가 건강 악화와 후계자 부재 등으로 사업을 접기로 결정하면서 3대째에 거의 문을 닫을 형편이었다.

10년 넘게 와타나베와 신뢰의 관계를 맺어온 신형석 대표는 입시학원 교사로 일하면서 썼던 프리미엄 분필에 대해 늘 애정을 느꼈기 때문에 사업을 물려받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러나 처음에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고 올해 49세의 젊은 사업가 신 대표는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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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석 세종몰 대표

3대째 회장 와타나베, 건강 악화로 신 대표에게 물려줘


나고야에서 필요한 모든 기계를 가져오기 위해 16개의 선적 컨테이너를 사용해야 했다. 그것들을 올바른 방법으로 수입하고 다시 설치하는 데 거의 100억 원이 들었다.

예를 들어 전압의 경우 일본에서 110볼트와 한국에서 220볼트의 차이 때문에 그는 기계에 전력을 공급할 전체 전기 시스템 모두를 재정비해야 했다.

신 대표는 교도뉴스 인터뷰에서 "만약 옛날로 돌아간다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고급 분필인 하고로모의 생산 비용이었다. 한국에서 생산된 일반 분필과 비교하면 3배에서 5배 정도 비쌌다.

그러나 신 대표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분필에 들어가는 재료를 바꾸지 않고 대신 하고로모의 질을 부각시키는 쪽을 택했다. 신 대표는 열정적인 노력으로 지난해 100억 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기록적인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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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몰 분필 '풀터치' 사진=세종몰


"정치는 정치, 한일 무역 협력은 계속되어야"

신 대표는 일본과의 의미 있는 관계를 감안할 때 일본의 1910년부터 1945년까지의 한반도 식민통치에서 비롯된 논쟁 속에서 1965년 정상화된 이후 최근 최저 수준으로 가라앉은 양국 관계의 현상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신 대표는 "양국이 공유하는 역사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와타나베와 함께 한 것처럼 상호작용을 통해 신뢰를 쌓아 극복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고로모의 와타나베 전 대표도 일본과 한국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치는 정치다. 그래서 다른 일은 계속 진행돼야 한다. 신 씨가 (하고로모 분필을 위해) 그런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와타나베가 2015년 서울을 방문했을 때 와타나베가 분필제조기를 꼼꼼히 점검하는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글을 보고 감동을 느꼈던 때를 기억한다.

신 대표는 언젠가 자신과 와타나베와의 얽힌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댓글을 보고 너무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나는 분필을 만들고 사업을 계속하는 데 최선을 다해서 성공해 와타나베가 긍지를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교도통신에 말했다.


김형근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hgkim54@g-enews.com

김형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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