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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미생물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명예교수

기사입력 : 2019-09-2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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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우리 주변에는 많은 미생물이 있다. 우리가 먹는 식품에도 있고 또 몸속에도 있다. 이런 미생물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환경을 만나면 급속도로 증식되지만 반대로 자신들이 싫어하는 환경을 만나면 움츠러 들고 제대로 번식이 일어나지 않는다. 미생물들이 살아가는 환경이란 우선 이들의 먹이가 있고 산소, 온도, 수분, 스트레스, 염, 압력 등 많은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 산소가 있어야 하는 환경 속에서 증식하는 미생물은 산소가 없는 곳으로 가면 죽고 만다. 낮은 온도에서 잘 자라는 미생물은 온도가 올라가면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 물론 이와 반대인 경우도 있다. 지구온난화가 가속되면 주변의 미생물들과 전혀 다른 것들이 자리를 차지하게 되고 그것이 인류에게 어떤 위협으로 다가 올는지는 아직 모르나 지금보다는 나빠진 상태가 다가옴은 짐작할 수가 있다.

이들 미생물들이 만들어 내놓는 산물 중에는 인간에게 좋은 것들도 있지만 나쁜 것들도 있다. 미생물들은 좋고 나쁨을 떠나 그들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하여 생산할 뿐이다. 그저 인간 편에서 볼 때 좋은 것을 만들어 내면 발효라고 말하며 바람직하지 못한 산물을 만들어 내면 부패라고 말한다. 그러나 각 나라의 식습관과 문화에 따라 달라 똑같은 현상을 놓고 어떤 나라에서는 부패라고 말하고 어떤 나라에서는 발효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창란 젓갈을 서양인들이 접하면 ‘이렇게 썩은 것을 어떻게 먹느냐!’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변냄새가 고약하게 나고 구더기가 득실거리는 치즈를 어떻게 먹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지만 서양인들은 아주 즐겨 먹는 치즈도 있다.

미생물들의 입장에서 보면 똑같은 미생물인데 우리 인간들이 발효균과 부패균으로 나누고 있다. 차별을 둘 것이 못 되는데 말이다. 마치 똑같은 인간들이 혐오감을 준다는 미명아래 피부색으로 인종차별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최근 발효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산균을 먹으려는 트렌드의 변화를 발견할 수가 있다. 너도 나도 여러 가지의 유산균을 먹으려 하고 또 더 많이 먹어 우리 몸에 좋은 결과들이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실 이들 균이 죽어 버린 사체를 먹어도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건강에 좋을 것 같아 살아 있는 유산균을 많이들 찾고 있다. 그러나 다르게 생각해 보면 그렇게 유산균을 많이 먹으려 하는 것보다도 우리 몸속에 있는 유산균을 우리 스스로 잘 키우는 노력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인체 내에는 몸에 좋은 균들도 있고 해가 되는 균들도 있다. 이 균들 중에서도 유익한 균들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또 그들이 좋아하는 먹이를 제대로 잘 공급해 준다면 구태여 수억 마리의 유산균을 먹지 않아도 될 텐데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이런 일은 꽤 오랜 시간에 걸쳐 식습관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중 하나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들 유익한 균들이 싫어하는 요소일까? 그것은 과음, 흡연, 스트레스, 정제당, 항생물질 등이 있다. 따라서 평소 식습관 중에서 이런 부분을 잘 지키기만 해도 체내 장내 유익한 균들이 마음 놓고 잘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가 있다.

유익한 균들이 좋아하는 것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유익한 균들은 과일 채소에 많이 함유된 식이섬유, 유당, 올리고당, 정제되지 않은 탄수화물 등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렇다면 유익한 균을 매일 먹으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손쉬운 방법으로 우리가 먹는 식단 속에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포함시키고 잡곡밥, 현미밥 등을 먹으려고 한다면 장내 유익한 균들이 순조롭게 증식할 수가 있다. 질병을 앓고 있던 사람들이 산속으로 들어가 산나물이나 각종 채소 등을 섭취하며 질병을 극복할 수 있었던 원인 중에 하나도 바로 이런 유익한 균들이 잘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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