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 중 논란이 돼 온 '안전장치'(backstop)를 폐기하는 대신, '4년간 두 개의 국경'을 뼈대로 하는 대안을 담은 마지막 브렉시트 협상안을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EU에 제시했지만 EU는 이를 거절했다.
이후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및 의회가 EU 규제를 계속 적용할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EU는 그러나 북아일랜드는 계속 EU 관세동맹에 남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아일랜드에 EU 단일시장의 규제를 계속 적용받을지에 대한 거부권을 주는 방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영국의 제안에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영국 가디언은 5일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의 말을 인용해 "영국과 EU 사이에서 3년 넘게 이어온 (브렉시트) 협상이 붕괴 직전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바르니에 대표는 다만 "영국 정부가 여전히 브렉시트 협상에 진지하다면 이번 주 내로 다른 협상안을 가지고 돌아올 것이고 이 경우 EU 측도 논의를 진행시킬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존슨 총리가 앞서 협상안을 제출할 때 '최종제안'이라고 못 박은 데다 "EU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예정 시한인) 10월 31일까지 더는 협상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인 도날트 투스크는 8일 '노딜' 브렉시트의우려가 커지는 상황과 관련해 존슨 총리를 상대로 "어리석게 책임 전가를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완고한 입장 때문에 브렉시트 협상 타결이 불가능하다는 영국 정부 측의 발언이 흘러나오는 데 대한 반박이었다.
이날 오전 존슨 총리와 메르켈 총리는 통화를 하고 브렉시트 협상에 대해 논의했다.
통화 직후 영국 총리실 관계자는 브렉시트 합의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평가하면서 메르켈 총리는 북아일랜드가 EU 관세동맹에 남지 않는 한 브렉시트 합의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BBC 방송에 전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영국 정부가 새로운 브렉시트 제안을 내놨지만, EU는 "1cm도 움직이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우려했던 이달말 노딜 브렉시트 현실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8일 오전 10시30분 파운드화는 0.47% 급락한 1.2235 달러로 거래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로이터 통신 등 현지언론은 8일영국 정부가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일련의 컨틴전시(위기 대응) 플랜을담은 노딜 준비 보고서를 업데이트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지난달 영국 하원이 오는 19일까지 EU와 새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내년 1월 말로 브렉시트를 연기하는내용의 ‘노딜 방지법’을 통과시키는 등 내부 반발도 거센 상황이어서 존슨 총리는 안팎으로 곤경에 처한 형국이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