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장 본부장은 이날 '김정은의 금강산 남한 건축물 철거 지시와 남북관계의 미래'라는 논평에서 이같이 밝혔다.
23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금강산 현지지도에서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등 남한이 과거에 건설한 건물들을 둘러보고 건축물들이 민족성이라는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범벅식이라고 비판하고 건물들을 무슨 피해지역의 가설막이나 격리병동처럼 들여앉혀놓았다고 혹평했다.
김정은은 "지금 금강산이 마치 북과 남의 공유물처럼, 북남관계의 상징, 축도처럼 되어 있고 북남관계가 발전하지 않으면 금강산관광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잘못된 인식"이라고 단언하고 건축미학적으로 심히 낙후할 뿐 아니라 그것마저 관리가 되지 않아 남루하기 그지없다고 비난했다.
김정은은 특히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금강산관광지구에 건설된 건물들은 이미 20년 가까이 됐고 11년 동안 남한 관광이 중단돼 개보수도 되지 않은 만큼 그의 지적은 사실일 수 있다.
정 본부장은 논평에서 "그런 건물들을 북한이 최근에 건설하고 있는 삼지연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등의 새 건물들과 비교하면 매우 '낙후'됐다는 평가를 내리는 것이 물론 지나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정 본부장은 "따라서 향후 금강산 문제로 남북대화가 시작되면 북측은 남측이 금강산에 건설한 시설들의 신속한 철거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금강산 문제로 남북대화가 재개되더라도 그것이 남북관계의 개선이나 해빙으로 연결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대북 제재와 남북경색 장기화에 대비해 김정은이 이처럼 금강산에서 남한의 흔적을 지우려 하고 있으니 금강산관광이 더 이상 '남북화해협력의 상징'으로 남기 어렵게 됐다"고 평가했다.
정 본부장은 김정은이 개성공단에 대해서도 남측 시설물의 철거를 요구하고 독자적 개발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정 본부장은 "이처럼 북미 협상 결렬에 이어 남북관계도 더욱 단절되고 있는데 한국 정부가 과연 현재의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고 절박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 너무 늦기 전에 청와대와 정부의 외교․안보․대북 라인의 쇄신을 통해 한국이 '운전자' 역할을 다시 회복하길 염원해본다"고 말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