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닫기

[기업분석] KG동부제철, 전기로 매각 시험대…승자의 저주 ‘불씨’

KG그룹, 사모펀드와 함께 3600억 원 인수
주요 자산매각 등 관건, 철강업 불황 부담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기사입력 : 2019-11-06 10:15

공유 0
center
중국발 공급증가와 경기둔화가 겹치며 철강업 침체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자료=나이스신용평가
KG동부제철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KG그룹이 동부제철 인수 뒤 KG동부제철로 새롭게 탄생한 이후 개선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철강업의 특성상 지속투자가 필요한데 최근 철강업 불황이 이어져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승자의 저주는 경쟁에서 이기고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M&A)했으나 과도한 비용을 치르며 오히려 위험에 빠지게 되는 것을 뜻한다. 시장에서는 KG동부제철의 열연설비(전기로)매각을 경영정상화의 시험대로 보고 있다.

◇대규모 신규시설투자로 칼라강판 경쟁력 강화

center
성장성비율, 단위:%, 연간 연결기준 자료=에프엔가이드

동부제철의 전신은 지난 1982년 10월에 설립된 동진제강이다. 부도 등 재무구조악화로 3년 뒤 정부가 매각을 결정하며 동부그룹(DB그룹)이 동진제강을 인수했다. KG그룹(KG스틸)이 인수한 뒤 지난 9월 KG동부제철로 출범했다.

5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제철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이 2조5451억 원으로 포스코, 현대제철 등에 이은 국내 5위 철강회사다.

주요 제품은 칼라강판이다. 냉연강판, 아연도금강판, 알루미늄강판 등에 페인트를 입히거나 인쇄필름을 접착시켜 표면에 색깔 혹은 무늬를 입힌 강판을 뜻한다. 이 부문 매출은 대략 700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20% 안팎을 차지한다.

KG동부제철의 최대주주는 KG스틸로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고 재무투자자인 캑터스스페셜시츄이션1호(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가 3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지난 7월 채권단 출자전환 등을 거쳐 늘어난 동부제철 주식에 3600억 원(7200만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현재의 지분구조가 됐다.

새 출발한 KG동부제철은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KG동부제철은 지난 9월 2일 공식출범하며 칼러강판 투자확대, 해외시장 개척 등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칼라강판은 KG동부제철의 주력 제품으로 현재 인천공장에서 가동 중인 4기의 칼라강판 생산라인에서 연간 5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대규모 신규시설투자로 칼라강판의 경쟁력을 키운다는 포부다. 핵심 생산기지인 충남 당진공장에 1200여 억원을 투자해 연산 60만톤 규모의 칼라강판 생산라인 4기를 신설할 계획이다.

재도약의 시험대는 KG동부제철의 열연설비(전기로)매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동부제철은 전기로 건설에 1조2000억 원을 투자했지만 중국발 철강공급 과잉에 따른 수익성악화로 지난 2014년부터 전기로 가동이 멈췄다.

KG동부제철은 이 전기로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예비입찰제안서를 제출한 4개 업체가 지난달 말 현장실사를 진행했다. 이들 4개 업체를 적격매수자로 선정해 11월초 최종 입찰제안서를 제출받은 뒤 11월 중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매각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열연강판 생산을 위해 투자한 전기로는 과거 매각을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며 “전기로에서 생산된 열연이 고로제품과 비교해 품질이 좋지 않고 가격경쟁력도 훼손된 상황에서 매각이 성공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철강업황 먹구름, 전기로 등 주요 자산매각 관건

center
수익성 비율, 단위:%, 연간 연결기준 자료=에프엔가이드

철강업황이 좋지 않은 것은 부담이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중국 조강생산량은 9월 누계로 4840만톤 증가해 중국발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 칭산철강그룹이 지난 3월 스테인리스 냉연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의향서를 제출하는 등 국내시장 진출이 임박해 과열경쟁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당장은 아니더라도 전기로 매각 등이 실패하고 철강업 불황이 장기화되면 KG그룹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KG동부제철의 최대주주인 케이지스틸은 올해 설립된 신생금융업체다. 주주는 KG케미칼, KG ETS, KG이니시스 등이다. 이들은 KG동부제철의 인수를 위해 케이지스틸의 주식을 취득했다.

KG케미칼은 지난 8월 16일 공시에서 자회사인 케이지스틸의 주식 1만5400주를 약 390억 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취득금액은 최근 자기자본의 6.46%에 해당한다. 취득 후 KG케미칼의 케이지스틸 지분율은 19.45%다. 앞서 KG ETS와 KG이니시스도 케이지스틸의 주식을 각각 3만9000주, 1만1200주를 980억 원, 280억 원에 취득했다. 이 자금은 대부분 KG동부제철의 지분확보를 위한 유상증자에 쓰였다.

최대주주인 케이지스틸이 앞으로 KG동부제철에 자금을 조달할 여력은 거의 없다. 결국 이번 시설투자처럼 추가로 계속 대규모 투자를 하려면 KG동부제철이 자금을 차입하거나 전기로 매각 등 주요 자산매각으로 투자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그 첫단추인 전기로 매각이 차질을 빚고, 철강업의 불황이 장기화되는 등 앞으로 최악의 시나리오가 연출될 경우 KG그룹의 사실상 지주사격인 KG케미칼 뿐만아니라 계열사들이 총알을 투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른 관계자는 “철강업은 제품 생산성 유지와 향상을 위해 투자를 계속 해야 하는 등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며 “주요 자산매각이 차질을 빚을수록 차입부담으로 경영정상화는 늦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KG동부제철 관계자는 “지난번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자금 3600억 원이 보유자금으로 그대로 남아 있다”며 “이 가운데 1200억 원을 기존 채권단에 상환하고, 나머지 2400억 원 중 1200억 원을 신규시설투자에 활용하는 것으로 투자자금에 대한 차입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기로는 처음이 아니라 실제로 보면 두번째 매각으로 이미 우려가 반영된 상황에서 1개가 아니라 4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해 경쟁하고 있다”며 “이달 말까지 우선협상자를 체결한 뒤 연내에 매각을 종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승자의 우려에 대해서도 “감가상각비가 줄었고 비용 절감이 많이 이뤄지고 있어 이런 부분이 실적에도 반영될 수 있다”며 “앞으로 실적개선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일축했다.

◇안정성, 성장성, 수익성 '흔들', 인수 이후 재무제표 대폭 개선 기대

center
KG동부제철 주요 재무비율, 자료=에프엔가이드

KG동부제철의 지난 2분기 연결실적 누적기준으로 재무비율을 살펴보면 안정성, 성장성, 수익성 모두 흔들리는 모습이다. 단 KG그룹이 지난 8월 30일에 동부제철을 최종 인수한 후 아직 3분기 실적이 발표가 안돼 재무제표에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먼저 안정성의 잣대인 유동비율은 보통 이하다. 5일 금융투자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회사의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이하 연결 기준)은 2분기 누적기준으로 86.4%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수치다. 2분기 누적기준으로 유동자산은 2조5454억 원, 유동부채는 1조323억 원이다. 유동비율은 통상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KG동부제철의 경우 유동비율이 약 100% 아래로 열악하다.

2분기 말 기준으로 현금성자산이 829억 원밖에 되지않아 갑작스런 외부충격에 흔들릴 수 있다. 부채총액을 총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은 완전잠식(자본전액잠식)상태다. 완전잠식은 회사의 누적적자폭이 커져 잉여금은 물론 납입자본금마저 잠식된 상태를 뜻한다.

2분기 누적기준으로 KG동부제철의 부채는 2조5641억 원이며 자본총계는 -188억 원이다.

부채비율이 200% 아래면 재무안정성이 보통수준으로 평가받는 점을 감안하면 재무안정성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이익에 관련된 지표를 봐도 재무건전성이 꼬인다. 2분기 누적기준으로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 적자로 측정되지 않는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비영업)으로 나눈 수치다. 기업이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통상 1.5 이상이면 영업이익으로 벌어 이자의 빚을 갚을 수 있다. 영업이익 적자로 약 655억 원 규모의 이자비용이 재무제표에 그대로 반영됐다.

매출도 제자리다.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 대비 2.9%에 불과하다. 대규모 투자로 비용에 속하는 판매와 관리비증가율도 비용효율화에 3.6%로 미미하다.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은 430억 원으로 전년 257억 원 대비 67.0% 늘었다. 주당순이익(EPS)은 -2만1028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수익성은 낙제점이다. 2분기 연결 누적기준으로 매출액 1조2866억 원, 영업이익은 -45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로부터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느냐를 나타내는 매출총이익률은 3.8%로 낮다.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를 영업수익으로 나눈 EBITDA 마진율은 3.3%에 불과하다. 영업이익률은 고작 0.4%다.

자산이나 자본 대비 수익성도 신통치 않다. 기업의 총자산에서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총자산이익률(ROA)은 -6.4%다. 지배주주순이익(연율화)을 지배주주지분(평균)으로 나눈 수치인 자기자본이익률(ROE)는 -782.6%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최성해 차장bada@g-enews.com



많이 본 증권 뉴스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