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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총수 지분율 얼마나 높아야 하나?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기사입력 : 2019-11-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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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은퇴한 중국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똑똑한 사람들은 그들을 이끌어 줄 바보를 필요로 한다. 과학자들로만 이뤄진 무리가 있다면 농민이 길을 이끄는 게 최선이다.”

미국 ‘철강왕’ 카네기도 비슷한 말을 했다. 묘지에 이런 글이 적혀 있다고 한다.

“나보다 뛰어난 사람의 협력을 얻은 천재가 이곳에 잠들어 있다.”

마윈은 ‘겸손’하게 스스로를 ‘바보’라고 했고, 카네기는 ‘천재’를 자처했지만 두 경영자의 경영철학에는 ‘자부심’이 묻어 있다. 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얻어서 ‘성공한 경영’을 했다는 자부심이다.

우리 기업이라고 다를 것은 없다. 대기업 총수가 유능한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삼고초려’했다는 일화는 적지 않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총수의 리더십이나 경영 수완이 아닌 ‘지분율’을 성토하고 있다. 얼마 되지도 않는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주무르고 있다는 비판이다.

며칠 전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한 조찬강연에서 “기업 지배구조에서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낮은 것 자체를 제재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낮은 것을 ‘백안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발언 같았다. 공정위의 ‘2019년 대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에서도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3.9%에 불과했다고 했다. 총수는 1.9%, 총수 2세는 0.8%, 기타 친족은 1.2%를 평균적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상위 10대 그룹 총수의 지분율은 0.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도 했다.

그렇지만, 경제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어야 잘하는 경제라고 했다. 그룹의 총수는 작은 지분으로도 그룹을 효과적으로 통솔할 수 있어야 바람직할 수도 있다. 우수한 인재를 영입, 통솔하면서 경영을 꾸려나간다면 오히려 잘하는 경영일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룹 총수의 지분율이 높은 것은 경영을 잘할 마음이 없다는 얘기와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경영권을 빼앗길까봐 능력 있는 주주가 들어오는 것을 꺼리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경영권 방어 운운하면서 능력 있는 주주의 영입을 외면하면 그 기업은 성장할 수가 없다. 장래성 없는 기업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대기업 총수들은 ‘뭇매’를 맞고 있다. 심지어는 투자를 하면서도 욕을 먹고 있다.

투자에는 공장을 짓는 방법도 있지만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수도 있는데, M&A를 하면 ‘문어발 확장’이라는 비난이다. 반대로, ‘사내유보’를 늘리면 투자를 하지 않고 돈을 쌓아두고 있다며 손가락질이다.

총수들이 낮은 지분율을 ‘욕먹지 않을 만한 수준’까지 높이려면 엄청난 자금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어쩌면 그 돈을 일자리 창출 등 다른 사업이나 공익을 위해서 쓸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이정선 기자(데스크)js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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