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내년 8월 4일까지로 돼 있는 르노삼성의 삼성 브랜드 이용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최근 결정했다.
삼성은 2000년 르노그룹에 삼성차를 매각하면서 10년 주기로 르노가 삼성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계약을 갱신했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은 삼성 브랜드 이용권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에 자사의 국내 매출액 0.8%를 브랜드 사용료로 매년 지급했다.
르노삼성은 브랜드 사용 계약 해지에 대비해 올 상반기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SM5를 단종한 데 이어 9월 SM3와 SM7 생산도 중단했다. 다만, 르노의 해외 공장에서 생산한 클리오와 마스터 차량 판매를 늘리고 있으며, 올해 중반 직원 전자우편 주소도 르노삼성닷컴에서 르노닷컴으로 바꿨다.
아울러 지난해 하반기 박종규 르노삼성 노조위원장이 취임하면서 노조가 강경해진 점도 이 같은 삼성 결정에 힘을 보탰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 같은 이유로 르노삼성은 올해 중반에 전년도 임급과 단체 협상을 타결했으며, 박 위원장은 직전 11개월간 파업을 주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르노삼성과 브랜드 계약으로 발생하는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삼성은 오히려 삼성 브랜드를 쓰게 하는 대가로 르노삼성으로부터 받는 로열티보다 더 많은 유무형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 파업 없는 삼성 브랜드 이미지가 르노삼성의 장기간 파업으로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삼성 관계자는 “르노삼성 노사관계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해 브랜드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르노삼성 2대 주주인 삼성카드도 르노삼성 지분(19.9%)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