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그룹은 지난 23일 강도 높은 경영 쇄신으로 연구비용 효율화, 파이프라인 조기 라이선스 아웃 추진, 품목 구조조정, 임직원 전사적 자원관리(ERP) 등을 포함한 쇄신 안을 내부 구성원에게 공표했다.
앞서 일동제약의 구조조정을 통한 쇄신설은 지난 주부터 회자됐으며 이어 언론에 잇따라 보도됐다. 당시 일동제약 측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는데 일주일도 안돼 종합적인 쇄신 대책이 발표된 것이다.
앞서 윤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 없이는 미래를 보장하지 못하고 신약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지속과 함께 전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올해는 합리적 자원 분배와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증대에도 역점을 둘 방침"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매출 괜찮다고 버티던 일동제약…1분기 만에 경영쇄신 이유는?
일동제약이 이같이 경영쇄신에 나선 이유는 연이은 적자와 부채비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동제약은 지난 2년간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매출도 소폭 감소했다. 아울러 일동홀딩스는 지난 2018년부터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2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억원 증가했다.
손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부채 비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일동제약의 경우 지난 2021년 341%였지만 지난해 230%까지 줄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 249%로 소폭 증가했다. 통상적으로 300% 이하는 안정 범위이지만 3개월만에 상승한 것은 향후 더욱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투자업계의 평가다. 일동홀딩스의 부채비율을 살펴보면 지난해 부채비율은 410%였는데 올해 1분기에는 484%로 74%p 증가했다.
상장 제약사들의 경우 평균적으로 부채비율이 100%를 넘기지 않는데 일동제약은 200%을 넘기고 일동홀딩스는 5배에 육박한 것이다. 다만 일동홀딩스는 지주사다보니 자회사들의 실적이 포함돼 부채비율이 높아졌을 수 있다.
문제는 높은 부채비율과 영업손실이 신약개발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부채비율이 높을 경우 기업의 신용등급에 문제가 발생해 투자를 받기 어려워진다. 즉 신약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유용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영업손실이 지속된다면 신약개발에 필요한 비용이 부족해지면서 신약개발은 지연될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일동제약 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드릴 수 없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