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발성 폐섬유증은 폐에 콜라겐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폐 기능을 상실하는 난치병으로 세계적으로 인구 10만 명당 약 13명의 빈도로 발생한다.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0%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은 치명적 질환이지만 기존에 허가 받은 치료제들은 부작용이 심해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베르시포신은 한 쌍의 PARS1 효소에 비대칭적으로 결합함으로써 과도한 활성 억제를 일으키지 않아 약효를 나타내면서 약물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 PARS1은 효소 2개가 한 쌍을 이루는 형태로 존재하며 PARS1 효소 활성은 콜라겐 합성을 촉진해 섬유화 과정에 관여한다. 베르시포로신을 투약하면 한 쌍의 PARS1 중 1개의 효소와 강한 결합을 형성해 활성이 억제되며 섬유화가 완화된다. 그 순간 단백질 구조가 변하면서 한 쌍을 구성하는 나머지 PARS1 효소 1개는 베르시포로신과의 결합을 방해 받아 활성이 유지되며 생존에 필수적인 기능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섬유화가 완화되면서도 생명에 필수적인 기능은 유지돼 효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입증한 것이다.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 중인 베르시포로신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 지정에 이어 국내 최초로 FDA 패스트 트랙 품목으로 지정됐다. 또한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의 국가신약개발지사업 지원 과제로 선정돼 임상 시험 진행을 위한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다. 이는 폐섬유증 치료제 베르시포로신이 혁신 신약으로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 받은 결과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