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4.7원 상승한 1405.0원으로 출발했다. 이어 장 초반인 9시 45분 시점까지 1405원에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환율 약세 흐름의 주재료는 24년 만에 실개입에 나선 일본이다.
전일 일본 재무성은 외환시장에서 엔화의 기록적 약세를 막기 위해 달러를 매도하고 엔화를 사들이는 시장개입에 나섰다고 밝혔다. 당초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은 몇차례 구두개입을 실시한 적은 있지만, 달러 매도 및 엔화 매수 형태의 실개입에 나선 것은 1998년 이후 약 24년 만에 처음이다.
그 결과 전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장중 1달러당 145엔을 넘어섰던 엔화는 현재 142.35엔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로 인해 달러 가치는 상대적으로 반락했다. 전일 112포인트에 근접했던 달러 인덱스는 현재 110.02포인트 수준까지 하락했다. 다만 현재 달러 가치 자체는 20여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이 올해 연말 기준금리 목표치를 4.4%로 상향하는 초강수를 단행한 만큼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이날 원·달러 환율은 일본 엔화 강세 및 외환당국의 경계심에 기반해 1400원 중반대에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BOJ가 강력한 실개입을 단행하며, 유로화와 함께 강달러 충격을 야기했던 엔화 약세가 진정됐다"며 "이에 오늘 환율은 하락 출발 후 당국경계 속 강달러 부담 완화에 하락압력이 우위를 보일 것이다. 다만 저가매수 유입에 낙폭을 일부 반납하며 1400원 후반 중심으로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민 연구원은 현재 원화 가치 절하 수준이 과도하다고도 진단했다. 민 연구원은 "일부 변수가 있지만 한국은 유럽이나 영국처럼 에너지 위기라는 변수가 존재하지 않고, 아르헨티나, 터키처럼 하이퍼 인플레이션 이슈도 없다"며 "이를 고려하면 원화가 지난 1개월간 2번째로 낙폭이 크다는 사실은 현재 시장 롱심리가 극단으로 쏠려 있다는 증거"라며 설명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