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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온투업 생사기로①] “폐업 위기에도 수천만원 협회비 부담”…온투업체 일부는 ‘연체’

최대 1억 원 낸 곳도…온투협회 가입해야 ‘영업’ 가능
“협회 하는 거 없다” 불만 가중…일부러 안내는 곳도
온투업이 적자로 허덕이는 가운데, 매년 납부하는 협회비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온투업이 적자로 허덕이는 가운데, 매년 납부하는 협회비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 50곳 중 절반 이상이 온투협회에 납부하는 ‘협회비’를 연체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온투업계는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해 적자가 지속되는데, 연 수천만 원에 달하는 협회비가 경영난을 가중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적자에 시달리는 온투업체들이 협회비 부담을 낮추는 유일한 방법은 사업을 접고 협회를 탈퇴하는 방법밖에 없다. 업계는 협회 출범 이후 각종 규제 완화를 기대했지만, 이마저도 기관투자 등 핵심 사업이 풀리지 않아 불만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누적 대출 현황. 자료=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중앙기록관리기관 포털사이트이미지 확대보기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누적 대출 현황. 자료=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중앙기록관리기관 포털사이트


24일 금융권과 온투업계에 따르면 현재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온투업체 50개 중 절반 가까이가 협회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투협회 측에 취재한 결과 구체적인 연체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일부 온투업체의 협회비 미납 사실을 확인했다.
온투협회는 재작년인 2021년 6월11일 금융위원회 산하 법정협회로 정식 출범했다. 온투협회는 온투업 법률과 시행령에 포함되지 않은 ‘자율규제 영역’을 주요 업무로 한다. 건전 영업행위와 표준약관, 준법경영, 표준 내부통제 기준, 상품·경영 표준 공시 기준 강화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온투업체의 경우 협회등록이 법적 의무 사항이다. 금융위로부터 온투업 인가를 받더라도 협회에 회원사로 가입을 해야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

문제는 ‘협회비’다. 온투협회는 설립초기부터 협회비에 대한 회원사 불만으로부터 시달려왔다. 온투협회는 현재 회원사들로부터 매출 규모에 따라 적게는 1000만 원부터 시작해 일부 업체의 경우 최대 1억 원에 가까운 회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온투협회 정관 ‘제 6조 회원의 가입’에 명시된 내용을 보면 ‘회원사 자격은 회비를 납부해야만 부여한다’고 규정한다. 온투업을 하려면 무조건 회원으로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회사가 적자를 봐도 회비는 내야 한다.

온투협 회비는 크게 입회비, 연회비, 특별회비 등 세가지로 구분된다. 이사진이 내는 특별회비가 가장 비싸지만 그렇다고 연회비가 적은 수준도 아니다. 온투협회 정회원사로 등록한 첫해에는 입회비와 연회비 모두 내야 한다. 협회비 수준은 업체별로 다른데, A업체의 경우 입회비와 연회비 포함해 총 5000만 원의 회비를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B업체의 경우에도 입회비 포함 총 6000만 원의 회비를 협회 측에 냈다. 가입 첫해 이후부터는 연회비만 내면 되는데, 이마저도 최소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일부 매출 규모가 큰 업체의 경우 1억 원까지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투업이 제도권 금융회사긴 하지만 전체 대출잔액이 1조 원밖에 되지 않는 사실상의 ‘스타트업’ 단체다. 현재 온투업 50개사 중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한 회사는 전체 50개사 중 6개사에 그친다. 이마저도 순이익 5억 원 미만이 대부분이라, 협회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회사가 적지 않다. 회원사들의 불만이 빗발치자 온투협회 측은 설립 초기 대비 협회비 부담을 소폭 낮춘 상황이다. 그러나 기본회비에 더해 매출 규모에 따라 차등해서 적용하는 방식이라 체감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C업체 대표는 “회원사 99%가 협회비에 대해 과도하다고 생각한다. 불만을 품고 일부러 협회비를 일부러 내지 않는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제도 개선이나 규제 완화 등 업계 영업환경이 우호적으로 개선되면 내는 보람이라도 있을 텐데, 협회에 대해 ‘하는 일이 없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라고 비판했다.

D업체 대표도 “온투업이 어려우니, 협회도 운영상 어려움이 클 것”이라면서도 “규모는 스타트업 수준인 데 회비를 다른 금융협회 수준이랑 비슷하게 맞추려고 하니 불만이 쌓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투협회 1년 예산 규모는 대략 1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스타트업 단체인 사단법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정회원 연회비가 50만 원 수준으로, 준회원사는 아예 회비를 내지 않는다.

온투협회 관계자는 “사무실 임대와 차량 리스비, 직원 급여 등 협회 운영 관련 자금이 포함해 있어 과도하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회원사들의 사정을 잘 알고 있어 최대한 긴축해서 운영하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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