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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평] 남북 여정이 준 소리꾼의 가정 복원과 세상을 바꾼 이야기…조정래 감독의 '광대 : 소리꾼'

정순영(음악평론가·작곡가)

기사입력 : 2022-12-2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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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감독의 '광대 : 소리꾼'
영화 『광대 : 소리꾼』은 판소리 고법 이수자인 조정래 감독이 이전의 영화 『소리꾼』을 감독판 영화로 재구성한 것이다. 더욱 판소리가 중심인 시나리오 ‘회심곡’이 영화의 모태가 되어 서사적이며 소리꾼의 실제적 생활을 리얼하게 다룬 점에서 설득력이 강하다.

세른 네 곡의 삽입곡이 장면을 완결성 있게 보강했고, 월드 뮤직그룹 ‘공명’의 박승원 음악 감독은 소리꾼의 현장의 소리를 실현했고 현대인이 공감대를 갖는 전통의 소리를 보다 친숙하게 전하여 남북한 자연 풍경을 담은 영상에 꽂힌 사운드는 통일 염원에 대한 감독의 굳은 의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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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감독의 '광대 : 소리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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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감독의 '광대 : 소리꾼'


주인공 학규(이봉근)은 본래 국악계 명창이라 소리 여행마다 흥 넘치는 실력을 발휘하는데 아내 간난(이유리)의 실종이 관건이 되어 스토리와 음악은 탄력있게 조합된다. 인트로 뮤직은 필스트링이 연주하며 이야기를 암시하듯 자연풍경과 잘 매치되며, 디테일한 흐름으로 안정감을 준다.

<황금연꽃>은 아련하고 달콤한 곡인데 전혀 어둡거나 쓸쓸하지 않는 분위기를 주며 학규가정의 단란한 순간들이 잔잔하게 느껴진다. 이번 『소리꾼』에서 박승원 음악감독은 촬영 현장마다 실시간 음악을 실행하여 한국인의 토속성을 직설적으로 파고든다. 특히 라이브 공연에서 프로그램과 가상악기를 입력해서 연주하는 방법을 동원하여 극의 현장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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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규와 간난의 딸(김하연)은 몇 장면에 걸쳐 유창하게 판소리의 실력을 보였고 스토리와 영상의 조합에서 서로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판소리의 걸죽한 맛이 장면마다 꽂혀있고 북치는 고수 대봉(한철민)은 추임새를 넣고 영화의 흐름을 재치있게 이끄는 프로 의식이 돋보였다. 고수 대봉은 소리꾼의 반주뿐 아니라 소리를 이끄는 역할도 톡톡히 한 셈이며 강약과 지속을 겸한 보비위도 거침없이 해냈다.

김효영의 <눈먼 청이>에서 심청전을 서사적으로 풀어내기에 한국적이며 정대한 느낌이며 필스트링의 연주로 맥을 잇는 <심청이야기>는 계면조 가락으로 애잔하고 처절한 정서가 배어있고 이야기의 절통함을 잘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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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감독의 '광대 : 소리꾼'


젊은 명창의 학규(이봉근)는 심학규 역을 넉살 있게 해내며 판소리의 탄탄대로를 심어주었다. 납치된 아내(간난)을 찾기 위해 전국을 돌며 소리판을 벌이는 장면에서 저잣거리의 판소리 장면은 신명나며 빠른 템포에 쉼 없는 그의 열창이 세상을 식견하는 비장미가 묻어있었고 다양한 개념을 총집합시킨 표현 구도로 보인다.

학규의 노래 <삯 바느질>과 <중타령>은 서로 상반적인 창법으로, 전자는 인간 심리 속에 리플리컨트의 존재성을 인지할 수 있는 끈적임을 주며, 후자는 다소 복잡한 인간 내면의 세계를 그린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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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뮤직 그룹 ‘공명’의 백 뮤직은 과거의 향수와 그리움을 대변하듯 묘한 여운을 주며, 이봉근, 김하연, 윤석기와 열연한 <인당수>에서 일련의 패턴이 강조되면서 전율감 있고 영상보다 앞서 독창적 영향력이 암묵적으로 발휘된 느낌이다.

박승원, 이지현이 부른 주제곡 <몽리>는 영화의 메시지를 담았고 그 리얼리티에 충실한 트랙으로 여운을 준다. 전통음악을 향한 조정래 감독의 28년간의 결실에 힘을 실어 준 박승원 감독이 이끈 ‘공명’과의 만남은 스크린에 적재적소에 꽂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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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감독의 '광대 : 소리꾼'


더원(The One)이 부른 <사랑가>는 간절함과 순수한 토속적인 체취가 물씬 풍긴 느낌이고, 슬픈 계면조 음색과 크로스오버 풍을 접목한 신민요의 예술성에 다가선 곡이다. 송경근의 <재회>와 최용석의 <암행어사>는 회전력을 지닌 리듬감과 속도감 있는 편집이 사극풍의 영상과 맞물려 박 감독의 음악적 역량에 무게를 실어 주었다.

판소리로 잇는 남과 북의 만남을 그린 『광대 : 소리꾼』은 그의 바램이자 한국인의 내면에 깔린 자화상이다. 남북의 맥이 된 소리꾼 여행은 향수를 관조하며, 빙글빙글 도는 반추의 세월을 제자리로 돌려놓고자 하는 출연진들의 열창이 스토리에 탄력 있는 시너지를 주었고 한국인의 정서에 잠재된 우리의 ‘소리’는 현실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힘을 발휘하는 시금석이란 메시지를 준다.


정순영(음악평론가·작곡가)
사진없는 기자

정순영(음악평론가·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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