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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친선 평화기원의 춤…김영주 안무의 '열림과 풀림의 기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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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안무의 '열림과 풀림의 기원무'
하늘을 우러러본다/온통 푸른 빛이 휘감고 있다/그 틈새로 하얀 뭉개구름 떠돈다/경건한 아침이 열리고 열정을 실은 가슴에 붉은 기운이 솟는다/긴 천이 연처럼 날린다/님이시어/밤이면 천 개의 강을 비춰주시고/낮에는 만개의 눈동자를 빛나게 하소서/지극히 높은 곳에서 지극히 낮은 곳까지/오방의 빛깔로 사방팔방의 평안을 기원하리라

나의 숲으로 가는 길은 굽이굽이 휘어져 삶의 무게를 느끼게 한다/나는 정갈한 마음으로 사위와 디딤을 준비한다/춤은 나의 고뇌를 씻기고 영혼을 살찌우는 양식이 되어 간다/푸른새는 파랑새/희망의 연을 날린다/이끼 낀 붉은 숲속으로 달려간 푸른새 안식을 얻는다/사람들은 푸른새처럼 믿음으로 일하는 자유인이 되고자 한다/믿은 대로 이루어지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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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깊은 산이 되어 주었다/깊은 계곡의 모래에 씻긴 물이 되어 주었다/매듭은 풀어지고 하늘에 이르는 천이 펄럭인다/사계에 얹힌 여러 색깔의 꽃, 나무, 숲이 반긴다/맑고 고요한 곳에 새소리에 춤추고 물소리에 노래하다 보면/태평무로 번져 강원큰태평무 된다/아름다운 강산에 영원한 햇살 영원한 평화 깃들기를 기원한다/무궁영화! 선한 자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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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안무의 '열림과 풀림의 기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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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안무의 '열림과 풀림의 기원무'

2022년 12월 17일(토) 낮 13시 30분 야마구찌현 호후시 지역교류센터인 아스피란테(Aspirante)에서 강원도(江原道) 춘천시(春川市, 시장 육동한)·춘천예총(회장 박종서)과 야마구찌현(山口縣) 호후시(防府市, 시장 유타카 이케다) 사이의 한일 문화교류(일한친선협회 회장 고토쿠 신야, 부회장 나카무라 아키토) 3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춤전통예술원(대표 김영주)이 주최하고, 춘천시·춘천문화재단·춘천신협·호후시·호후시 일한친선협회가 후원한 김영주 안무의 창작무용 「열림과 풀림의 기원무」가 공연되었다.

일본은 ‘번영의 가교’를 주제로 한 전통무용 「약유류」(若柳流)와 발레 「티아라」, 한국은 한일관계의 꼬임을 풀어내는 「열림과 풀림의 기원무」를 보여 주면서 춤을 통한 문화교류가 평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강원도에서 보낸 한국 춤의 향기는 호후시의 한일교류 30주년 기념행사의 의의를 부각하면서 엄청난 호응을 받았다. 반짝이는 현대문명 틈새에도 춤은 최고의 선물이라고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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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안무의 '열림과 풀림의 기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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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안무의 '열림과 풀림의 기원무'


강원도 기반의 예술가들은 홍천 출생의 최승희(崔承喜, 1911~1969)라는 전설적인 무용가의 불굴의 춤 정신을 기억한다. 김영주(金煐珠) 전 강원도 무용협회장·강원도립무용단 안무자)는 자신을 춤이라는 화평의 도구로 써왔다. 한국의 전통춤은 감히 흉내 내지 못할 철학적 깊이와 고유 형식을 갖추고 있다. 긴 호흡, 고유 장단, 섬세한 발짓과 몸짓 모두에도 의미가 담겨 있다.

대한민국문화예술대상 수상자 김영주는 인간문화재 정재만(1948~2014년) 숙명여대 교수와 여러 스승들의 가르침을 따르면서 전통춤과 한국창작춤을 모두 수용해왔다. 그녀는 강원도무용협회장 시기에 전국무용제를 강원도에 유치하였고, 이후 그녀의 강원도 주제의 창작안무작은 소치동계올림픽·패럴림픽에 한국 전통 문화예술의 아름다움을 알리는데 크게 기여한 적이 있다.

이번 일본 공연은 50여 년 가까이 춤을 추어온 한국무용가 김영주가 한국과 일본 사이의 문화적 유대 강화에 목적을 두었다. 그녀는 정치적 갈등과 관계없이 문화교류는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관계를 이어왔다. 그런 뜻에서 구성한 「열림과 풀림의 기원무」의 문화사절단은 김근희(金槿姬,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53호 경기검무 보유자) 선생을 특별 초청하고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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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어린이 발레리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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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청소년 발레리나들


「열림과 풀림의 기원무」는 1장: ‘하늘 향한 사랑굿 춤 맑은 샘물이 되고’, 2장: ‘너에 봄 나를 봄’, 3장: ‘강원큰태평무’의 3장으로 구성된다. 그 3장 안에서 ‘푸른 하늘을 향해: 막을 엽니다’…짧은 살풀이춤(독무), ‘즈믄 강을 비쳐주시길: 신께 고합니다’…태평무(독무에서, 군무), ‘삶의 무게: 힘이 듭니다’…중간 살풀이춤(군무), ‘그 푸른 새처럼: 바라옵니다’…새야 새야 푸른새야(독무), ‘맑은 샘물이 되어: 들어주셨습니다’…풀림의 아침(독무), ‘영원히 평화가 깃들기를: 기도드립니다’…강원큰태평무(군무)가 자리 잡는다.

이 작품은 각 장마다 뚜렸한 강원도 정서와 강원도에 대한 사랑이 이웃과 나라 사이의 평화를 기원하는 정성으로 채워진다.

1장: ‘하늘 향한 사랑굿 춤 맑은 샘물이 되고’; 열림과 풀림의 열정을 담은 사래 긴 천에/ 푸른 움직임은 햇살을 받는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까지 평온을 기원하리라// 삶의 무게로 지친 곳마다/ 감정이 쌓인 골마다/ 정갈한 마음으로 사위 디딤을 준비한다// 춤은 나의 고노를 씻기고 영혼을 살찌우니/ 푸른 새는 희망의 연을 날린다/ 매듭은 풀어지고/ 아리랑 소리 영원한 끈 이음/ 평화를 기원한다

2장: ‘너에 봄 나를 봄’; 누군가에게 봄은 곱디고운 아름다운 것/ 누군가에게 봄은 아리고 시린 눈부실 봄/ 그 시절 너와 나의 아름다운 사연들/ 연분홍 꿈속에 환하게 피어나네// 너의 봄은 나를 보는 것/ 나의 봄은 너를 보는 것/ 너는 나비가 되고/ 나는 너를 따라 간다/ 미풍이 스치는 봄 한가운데로 수채화 한 폭으로 남은 나의 봄이여! 나의 청춘이여! 청춘은 아름다워라!

3장: ‘강원큰태평무’; 영원한 평화!/ 올해도 풍년들어요/ 강원도 땅에도 태평성대가 이어지길 춤춥니다/ 이웃나라도 평화가 깃들기를 춤춥니다/ 휘몰아치는 장단에 몸을 실어 깊고 높은 고을에 평화를 가져오리라/ 청홍 스란치마에 당의에 원삼으로 한삼을 뿌리다보면/ 오방에 빛깔이 나라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할 듯하다/강원을 벗어나 추는 강원큰태평무/ 영원한 평화와 행복을 부르는 춤일세

「열림과 풀림의 기원무」는 ‘열림’으로 시작하여 나라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태평무’를 스쳐,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긴 오해와 상처를 보다 듬는 ‘살풀이춤’의 단계를 거친다. 희망의 파랑새가 날개를 펄럭이며 자유를 향해 힘차게 날아가는 바람을 담아낸다. 대단원은 ‘강원 큰 태평무’가 맡아 얽힌 매듭을 풀며 평화를 사랑하는 한국 사람들의 마음이 일본에 전해지기를 기원한다.
왼쪽부터 김영주 춤전통예술원 대표, 호후시 시장 유타카 이케다, 춘천예총 회장 박종서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김영주 춤전통예술원 대표, 호후시 시장 유타카 이케다, 춘천예총 회장 박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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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공연이 일본인들이 춤을 사랑하고 문화를 가꾸는 한국인들의 진정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서구화에 익숙한 한국인들도 전통 기반의 창작춤이 현대성을 갖추지 못한다면 대접하지 않는다. 이제 우리는 슬픔과 상처를 보다듬고 상대를 포용하는 마음을 보여 주는 한국춤으로 평화로운 꿈의 시간을 갖자. 한국문화 사절을 따뜻하게 맞이한 일본 측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열림과 풀림의 기원무」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평화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전해지는 진정성의 춤이었다. 춤이 끝나자 박수를 치지도 못할 정도의 ‘감동의 순간’이 펼쳐졌고, 공항에서의 의상과 소도구를 담은 트렁크 통관이 오버랩되었다. 일본에서는 자주 보지 못했던 한국 창작춤이 앞으로도 양국 관계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두 나라 국민 사이에 우정을 쌓는 벽돌이 되었으면 한다.

출연(김영주, 김근희, 김종덕, 김미경, 이혜영, 변진희, 신정아, 이경순, 유진아, 황정례)


장석용(張錫龍, 文化專門委員, 舞踊伝統芸術院 諮問委員, 韓國藝術評論家協議會 會長)

장석용(張錫龍, 文化專門委員, 舞踊伝統芸術院 諮問委員, 韓國藝術評論家協議會 會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