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손모빌과 셰브론은 미국의 대표적인 석유 대기업으로 이번 러시아발 고유가 상황에서 막대한 이익을 누렸다.
엑손모빌은 러시아 관련 손실 비용인 34억 달러(약 4조3054억 원)를 감안한 상황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55억달러(약 6조9657억 원)의 순수익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2.4% 증가한 877억 달러(약 111조720억)를 기록했다.
엑손모빌과 셰브론은 '계획성 없는' 투자를 지양하고 기존에 계획했던 투자만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산은 없다
현재 미국 에너지 기업들은 막대한 수익에도 불구하고 1~2년 내 증산은 없다는 기조를 취하고 있다.
미국의 석유 생산량은 지난해 12월 이후 하루 1180만 배럴로 2% 미만 증가에 그쳤다. 이는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 경제가 마비되기 직전 기록인 하루 1310만 배럴을 훨씬 밑도는 분량이다.
석유 생산이 증가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에너지 회사들이 이번 고유가 사태가 새로운 유정에서 시추를 해 이익을 얻을 만큼 오래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석유 기업들은 2년 전 코로나 위기 때 유가가 갑자기 폭락해 기업들이 수천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유정을 폐쇄하고, 파산 신청까지 했던 상황을 기억하고 있다.
퍼미언 분지 석유협회 회장 벤 셰퍼드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유가 급락을 기억하고 있다"며 "만약 유가가 배럴당 75달러 또는 그 이상 수준으로 3년 더 유지된다는 확신이 있다면 더 많은 자본이 투입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제적 흐름에 따라 화석연료 관련 사업에 새로 투자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탄소배출로 퇴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화석연료 사업이 아닌 재생 에너지, 전기 자동차 및 기타 사업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