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4일부터 대만을 포위하는 실탄 사격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AP 통신은 “중국의 군사훈련으로 글로벌 무역 중심국 중의 하나인 대만의 수출과 수입이 연기되거나 끊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대만 해협의 해로가 차단되면 글로벌 경제 성장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이 통신이 강조했다.
반도체는 원유에 이은 중국의 2번째 수입품이다. 중국은 반도체 수입에 연간 4,000억 달러 이상을 사용한다.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업체인 대만의 TSMC는 스마트폰, 컴퓨터, 의료기기 등에 사용되는 첨단 칩을 생산한다.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내세워 수백억 달러를 반도체 산업에 지원하고 있으나 TSMC가 생산하는 첨단 반도체 칩이 아니라 구형이나 중저가 칩 양산에 주력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집계에 따르면 중국은 2021∼2024년 4년 동안 주요 반도체 생산공장(팹) 31곳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는 같은 기간 대만(19곳), 미국(12곳)을 넘어서 세계 최대 규모다. 중국은 7나노미터(㎚·10억분의 1m) 미만의 최첨단 공정 기술이 아니라 구형 중저가형 반도체 생산 역량 확장에 집중한다.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대만에서 TSMC의 류더인 회장과 만났다. 타이완 뉴스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류 회장과 화상을 통해 만나 미 반도체 산업 육성 법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주최한 오찬에서 장중마오 TSMC 창업자와 류 회장 등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들과 점심을 함께했다. 3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류 회장과 만나 최근 미 의회에서 통과된 반도체 산업 육성 법안을 설명하고,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방위 산업 분야와 주요 기업의 컴퓨터에 사용되는 첨단 반도체 칩은 대부분 대만산이다.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세계 최첨단 반도체 칩의 시장 점유율은 대만이 90% 이상이고, 그 뒤를 이어 한국이 8%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TSMC의 지난해 총수입은 570억 달러에 달했다. 애플의 아이폰, 퀄컴의 스마트폰 칩, AMD 컴퓨터에 모두 TSMC의 반도체 칩이 사용된다. TSMC는 미국 정부의 지원을 약속받고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 규모의 칩 공장을 건설 중이다. 미·중 간 군사 충돌로 TSMC의 칩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 글로벌 기술 공급망 체계가 붕괴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