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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전 대통령 압수수색에 '美 내전설'까지 나오는 이유

김현철 기자

기사입력 : 2022-08-14 17:20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지난 9일(현지시간) 미 연방수사국이 압수수색을 앞서 실시한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의 저택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지난 9일(현지시간) 미 연방수사국이 압수수색을 앞서 실시한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의 저택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 연방수사국(FBI)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미국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극우 보수세력이 이번 사태에 강력 반발하고 나서면서 미국이 내전 상태에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020년 트럼프가 대선 패배한 것에 불복해 트럼프를 지지하는 극우 세력이 지난해 1월 6일 미 의사당에 난입하는 사태가 벌어진 전례로 비춰볼 때 또다시 내전이 일어난다면 지난 1860년의 미국 남북전쟁에 못지않은 내전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의 연임 도전 실패로 인한 폭력 사태로 미국 사회가 두쪽으로 분열된 것에 그치지 않고 더 심각한 국면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는 셈이다.

◇공화당 소속 극우 정치인들 “바이든 정권의 트럼프 탄압에 맞서야”


미국 공화당 소속의 극우 정치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이 지난 9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공화당 소속의 극우 정치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이 지난 9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13일(이하 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FBI가 지난 6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이후 미국 일부 극우 정치인을 비롯한 극우 인사들을 중심으로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탄압’을 저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극우 인사는 미국 공화당 소속의 초선 하원의원이자 극우 여성 정치인으로 유명한 마조리 테일러 그린. 그는 지난 9일 올린 트윗에서 FBI의 압수수색이 있는 뒤 미국 정치인으로는 처음으로 ‘내전’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린 의원은 이 트윗에서 “그동안 공화당 안에서 내전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해왔는데 이번 사태를 겪고나니 공화당이 미국을 바로잡기 위해 내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더 기울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린 의원은 미 사법당국의 총책임자인 메릭 갈랜드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이번 압수수색을 지휘한 책임을 물어 미 의회에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실제로 그는 지난 12일 법치주의를 훼손한 갈랜드 장관에 탄핵 소추안을 마련했다면서 곧 하원에 제출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애리조나 주지사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나선 또른 극우 정치인이자 친 트럼프 정치인으로 알려진 카리 레이크도 트위터에 같은 날 올린 발표문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권력을 잡은 조 바이든 정권이 연방 정부의 권한을 무기로 삼아 트럼프 전 대통을 끌어내리는 일에 돌입했다”고 FBI의 압수수색을 강력 비난하면서 “우리는 이를 절대로 용납할 수 없으며 수정헌법 제10조를 발동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정헌법 제10조는 연방 정부에 위임되지 않은 권한은 각 주나 국민이 가진다는 내용으로 전직 대통령에 대한 FBI의 압수수색은 연방 헌법에 명시되지 않은 부분이므로 이에 항거할 권리가 주정부에 있고 자신이 주지사가 되면 그렇게 하겠다는게 레이크의 주장이다.

◇트럼프가 만든 트루스소셜 중심으로 극우진영 반발 움직임 거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신생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 사진=뉴욕타임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신생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 사진=뉴욕타임스


트럼프를 맹렬히 지지하는 극우 보수 시민들의 반발도 거세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들의 목소리는 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6 사태를 배후 조종한 의혹으로 페이스북과 트윗 등 주요 소셜미디어에서 영구히 퇴출되자 개인적으로 만든 보수성향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바이든 정권에 맞서 내전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까지 쏟아내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미국이란 나라는 반란을 시작으로, 피로 물든 폭력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나라”라면서 “우리가 지금 총을 들고 맞서 싸우지 않으면 미국은 공산주의 국가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며 사실상 무장 봉기를 선동하는 내용의 글을 버젓이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도 “내전 가능성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전문가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한입으로 내고 있다.

러시아 전문가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대러시아 정책을 총괄한 피오나 힐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러시아 담당 고문은 비즈니스인사이더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지지자를 중심으로 지난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정부 기관에 대한 불신을 퍼뜨리며 폭력을 조장하는 행위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은 결국 내전에 준하는 상황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다양한 사회 공동체와 정부 기관에 대한 불신이 같은 국민끼리 싸워야 할 정도로 위험 수위에 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남북전쟁 전문가인 캐롤 엠버튼 미 버팔로대 사학과 교수도 “현재의 분위기는 지난 1‧6 의사당 난입 사태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내전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정치학자 제이 울펠더는 “공화당 정치인들 사이에서 이미 극단적인 언사가 일상적으로 나오는 것을 볼 때 내전 상황에 준하는 폭력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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