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광산기업 베단타와 대만의 폭스콘은 최근 인도 최초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두 기업은 공장건설에 12조5400억루피(약 26조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인도 최초의 반도체 공장이자 인도에서 최근 진행되는 반도체 프로젝트 중 가장 규모가 큰 프로젝트다.
대만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산국이다. 장 조사 회사인 트렌드포스(TrendForce)의 데이터에 따르면 대만 반도체 기업들은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의 6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년도보다 2% 증가한 수치다. 한국과 중국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가 지정학적 긴장감에 휩싸이면서, 인도입장에서는 현재 큰 불확실성을 맞이하고 있는 반도체 시장에 편입할 기회가 왔다.
반도체는 스마트폰과 전기차 같은 제품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반도체가 쓰이는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2022년 2분기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1525억달러(약 212조원)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3% 증가한 수치다. 인도는 이런 성장하는 반도체 제조업의 지분을 차지하고자 하는 야망이 있다.
인도에는 반도체 산업에서 상당한 강점이 있다. 우선 인도는 반도체 관련 분야에 많은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 인도는 대표적인 인재 수출국으로 전 세계 반도체 사업에는 다수의 인도 출신의 엔지니어들이 일하고 있다. 인도는 자국이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면 인재를 다시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도 큰 이점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정부는 지난해 12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기업을 위한 100억달러(약 12조8000억원)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인도 정부는 '메이크 인 인디아' 가이드라인에 따라 자국 내에서 전자 제조 산업을 육성하려면 자국 내에서의 반도체 제조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전자 제품 수요가 증가했지만 공급망 문제가 발생해 현지 반도체 공급에 문제가 생겼던 예시를 들면서 현지 반도체 생산의 이점을 강조하고 있다. 인도와 전 세계의 전자 제품 및 자동차 제조기업 중 다수는 코로나19로 인한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이 중단됐다.
스마트 액세서리 및 오디오 브랜드인 기즈모어(Gizmore)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산제이 쿠마르 칼리로나(Sanjay Kumar Kalirona)는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칩이 부족해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도는 당면한 상황을 최대한 활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리서치 그룹인 카운터포인트 리서치(Counterpoint Research)는 16일 발표에서 "앞으로 인도 정부가 전반적인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중점을 둠에 따라 전자 제조 및 혁신 생태계가 빠르게 발전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