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 시장 둔화세 강화가 확인됐다.
8월 기존주택 판매가 1년 전보다 20% 가까이 급감하고, 집 값은 7월보다 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가격은 여전히 1년 전보다는 8% 가까이 상승하기는 했지만 올들어 하강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력한 금리인상이 주택시장에 찬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특히 주택 가격을 비롯한 주택 비용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주요 항목이라는 점 때문에 연준은 주택 시장 둔화를 오히려 반기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 시장 둔화를 억제하기 위한 정책 대응은 없을 전망이다.
판매, 전년동월비 19.9% 급감
CNBC는 21일(현지시간) 전미부동산협회(NAR) 발표를 인용해 미국의 8월 기존주택 판매가 전월비 0.4%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8월 기존주택 판매 규모는 연율기준 480만채로 2020년 5월 이후 2년 3개월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2020년 5월은 코로나19 팬데믹 봉쇄 충격으로 주택시장이 일시적으로 얼어붙었던 시기이다.
이같은 일시적 요인을 제외하면 미 기존주택 판매 속도는 2015년 11월 이후 약 7년만에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주택 판매는 지난해 8월에 비하면 19.9%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6, 7월 계약분
8월 기존주택 판매 통계로 잡힌 주택들은 주택 매매가 대개 1~2개월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6월과 7월 중 계약이 이뤄진 집들이라고 보면 된다.
당시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했다가 하강하던 시기다.
모기지데일리뉴스(MND)에 따르면 가장 흔한 모기지인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6월 약 5.5% 수준에서 출발해 6월 중순 6% 넘는 수준으로 폭등했다. 그러나 이후 다시 하락해 7월 5.7% 수준에서 주로 움직였고, 7월말에는 5% 초반대까지 하락했다.
올해 3%로 출발한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지금 6.5%에 육박하고 있다.
집 값, 전월비 6% 하락
주택 가격 역시 둔화세 움직임이 뚜렷하다.
비록 1년 전보다는 여전히 큰 폭으로 올랐지만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다.
8월에 판매가 완료된 기존주택 가격 중앙값은 38만9500달러로 지난해 8월에 비해 7.7% 상승했다.
그러나 7월에 비해서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월비로는 8월 주택 가격이 약 6% 급락했다.
주택 가격은 대개 7월에서 8월로 넘어가면서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기는 하지만 올해 낙폭은 예년 수준을 크게 웃돈다.
대개 8월 주택가격 전월비 낙폭이 2% 수준에 불과하지만 올해에는 6%에 육박했다.
연준 통화정책 영향이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런스 윤은 주택시장이 연준 통화정책 강경 전환의 충격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면서 모기지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고 있어 올해 주택판매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일부에서는 전년동월비 기준으로도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