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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형사재판소, 우크라이나 전쟁범죄 책임 푸틴 체포영장 전격 발부

국가원수급으로는 세번째…러시아 대통령실 아동인권 담당 위원도

박경희 기자

기사입력 : 2023-03-18 06:22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이 17일(현지시간) 전격 발부됐다. 하지만 체포장에 러시아측이 응할 가능성은 낮고 실효성도 부족하다.

ICC는 이날 오후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지난 2월22일 검찰 청구를 토대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아동을 '불법적으로 이주시킨' 전쟁범죄 행위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볼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며 체포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같은 범죄가 침공 당일인 최소 지난해 2월 24일부터 시작됐다며 "해당 행위를 저지른 민간 및 군 하급자들에 대한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날 푸틴 대통령과 함께 마리야 리보바-벨로바 러시아 대통령실 아동인권 담당 위원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ICC가 공식적으로 러시아 최고위급 인사를 피의자로 특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원수급으로는 수단의 오마르 알 바시르 전 대통령,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에 이어 세 번째 ICC 체포영장 발부 사례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ICC가 영장 발부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에 앞서 검찰이 이미 지난달 말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한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ICC에 가입하지 있지 않지만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영토에서 일어난 범죄를 기소할 권한을 ICC에 허락했다. 123개국이 가입한 ICC는 독자적인 검찰조직을 갖고 있지 않으며 용의자를 구속해 재판에 위해 이송하는 것은 회원국에 일임돼 있다.

푸틴대통령이 조만간 ICC법정에 설 가능성이 낮지만 이번 체포장 발부가 푸틴대통령이 ICC회원국에 여행할 경우 체포돼 ICC로 이송될 가능성이 있는 것을 의미한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 마리아 자하로바 대변인은 "법적인 관점도 포함해서 러시아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러시아는 ICC 로마협약 조약국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의무도 지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무례하고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ICC 조치는 러시아에 대해선 무효이고 법적 효력이 없다"고 비난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자는 ICC 결정에 환영을 나타냈다. 안드리 코스틴 검찰총장은 "우크라이나와 전세계 법 체계에는 역사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호세프 보렐 EU 외교정책담당위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자행하고 있는 범죄와 잔혹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국제사법과 우크라이나인들로서는 중요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ICC의 카림 칸 주임 검찰관은 약 1년전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범죄, 인권에 대한 범죄, 제노사이드(집단살해) 혐의 등에 대해 조사를 개시했다. 칸 검찰관은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어린이에 대한 범죄와 민간인프라를 표적으로 한 공격 등을 중심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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