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영국이 핵 요소가 포함된 탄약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한다면서, 러시아가 핵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BBC방송은 푸틴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영국 국방부 부국장의 입을 통해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탱크뿐만 아니라 고농축 우라늄이 결합된 포탄을 공급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면서 "이는 서방이 핵 요소가 있는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배치하기 시작했다는 의미고, 이런 일이 발생하면 러시아는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지적한 '고농축 우라늄이 결합된 포탄'은 열화우라늄탄을 의미한다. 앞서 20일 애너벨 골디 영국 국방부 부장관은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챌린저2 전투 전차의 탄약 일부는 열화우라늄탄"이라며 "현대 전차와 장갑차를 물리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성명에서 "영국의 결정으로, 서방과 러시아의 핵 충돌이 또 한 걸음 좁혀졌다"며 "물론 러시아도 이에 응답할 것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영국의 국제법 위반이며, 이는 영국에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것임에 틀림없다"고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핵전쟁엔 결코 승자가 있을 수 없다. 핵전쟁은 절대 일어나선 안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방이 러시아와 중국이 독자적인 노선을 걷는 것을 싫어해 국제 정세가 혼란스럽다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주장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며 유대를 강화했는데, 미국은 이를 '정략결혼'으로 평가절하하며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날 타스통신 등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첨예화한 러시아와 서방 간 대치 상황과 관련해 이 같은 주장을 폈다. 그는 러시아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한 것도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해 나토 우산 아래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시작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폈다. 영국이 최근 인체에 방사선 피폭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열화우라늄탄을 제공하겠다고 밝히는 등 서방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이 강화되는 데 대해선 러-서방 간 핵 충돌 위험을 고조시키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와 서방 간의 핵 충돌 위험은 지나가지 않았고 오히려 증대됐다"면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매일매일 무기를 공급함으로써 핵 재앙을 앞당기고 있다"고 했다. 메드베데프는 이 밖에 최근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발부한 영장에 따라 푸틴 대통령을 체포하려는 서방 국가의 시도가 있을 경우 이를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ICC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중인 러시아군이 현지 어린이들을 납치해 자국으로 대거 강제 이주시키는 전쟁범죄를 저지른 데 대한 책임을 물어 푸틴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