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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네타냐후, '사법제도 정비 반대' 국방장관 경질…대규모 시위 촉발

정대민 기자

기사입력 : 2023-03-27 14:50

사법제도 정비 반대 시위에 나선 이스라엘 국민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사법제도 정비 반대 시위에 나선 이스라엘 국민들. 사진=로이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요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경질하자 대규모 시위가 촉발했다.

갈란트 국방장관은 우파 연립정부의 사법부 무력화를 목적으로 한 사법제도 정비 계획 중단을 촉구한 지 하루 만에 경질됐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갈란트 국방장관의 경질 소식이 전해지자, 수만 명의 시위자들이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늦은 밤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군중들은 예루살렘에 있는 네타냐후 총리 관저로 모여들었고, 한때 보안 경계선을 넘기도 했다.

경찰은 물대포를 이용해 예루살렘 네타냐후 총리 관저에서 이들을 밀어냈고, 연초부터 수십 만 명이 거리로 뛰쳐나온 텔아비브에서는 시위대가 주요 고속도로에서 여러 차례 모닥불을 피우기도 했다.

시위는 밤이 깊어감에 따라 잦아들었고, 결국 경찰은 떠나기를 거부하는 소수의 군중을 강제로 해산했다.

야당 지도자인 야이어 라피드와 베니 간츠가 공동 성명에서 "국가 안보는 정치 게임에서 카드가 될 수 없다. 네타냐후는 오늘 밤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네타냐후의 리쿠드 당원들에게 국가 안보 파괴에 관여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군중 시위가 정부의 향후 계획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 적어도 세 명의 리쿠드당 출신 장관은 공개적으로 "정부의 전략을 재평가할 때가 되었으며 네타냐후가 그렇게 결정한다면 입법을 중단하는 것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의 극우 연정은 취임 후 약 3개월 만에 사법 정비 입법 계획으로 드러난 극심한 분열로 위기에 빠졌다.

당초 연정 측의 입법안은 이스라엘의 연성헌법인 '기본법'에 반하는 의회의 입법을 대법원이 사법심사를 통해 막지 못하도록 하고, 여당이 법관 인사를 담당하는 법관 선정 위원회에 관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스라엘 야당과 법조계, 시민단체 등이 이를 '사법 쿠데타'로 규정하고 12주 째 반대 시위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스라엘 군 전력의 한축을 이루는 예비역 군인들도 이에 동조해 잇따라 훈련 불참 선언을 했다.
네타냐후는 갈란트의 해임을 발표하면서 후임자를 지명하거나 다른 세부 사항을 밝히지 않았다.

국방장관에서 경질된 64세의 갈란트는 트위터에 "이스라엘의 안보 상태는 항상 그래왔고 앞으로도 내 인생의 임무가 될 것"이라며 "지금 이스라엘을 위해 어떤 위험도 감수하고 어떤 대가도 치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위기는 이슬람교의 성월인 라마단이 유대교 유월절과 기독교 부활절 축제와 겹치면서 이스라엘 보안 기관이 앞으로 몇 주 동안 잠재적인 폭력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미국은 26일 이스라엘의 대규모 시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타협이 시급하다고 밝히면서 민주주의적 가치를 수호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정대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mjeo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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