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 100지수에 편입된 기업의 시가총액을 분석한 결과 7개 기업이 과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스닥 100지수는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 중 100개 우량기업만을 별도로 모아 만든 주가지수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다우존스 지수와 함께 미국 증시의 3대 지수로 불린다. 나스닥은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이은 세계 2위 증권거래소이기도 하다.
분석 결과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시총이 나스닥 100지수 편입 기업 전체의 시총에서 12.63%를 차지해 으뜸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 최대 전자업체인 애플은 12.6%로 MS가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애플 다음으로는 세계 1위 검색엔진 구글을 계열사로 둔 알파벳,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UP) 제조업체인 엔비디아,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플랫폼스,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순으로 조사됐다.
이들 7개 기업은 모두 IT 업종에 속해 있고, 모두 미국 기업이라는 것이 공통점이 있다. 이들의 시총을 합치면 51.33%로 전체의 과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공룡 IT업체들이 나스닥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7대 IT 공룡이 나스닥 100대 우량기업 시총의 과반 차지
이 결과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MS를 비롯한 7개 IT 대기업의 시총이 전체의 과반을 넘어섰고 특히 MS와 애플의 시총을 합친 것이 나스닥 100지수 편입 기업의 시총을 합친 것의 4분의 1을 넘어섰다는 것.
MS와 애플 다음으로 알파벳이 클래스A(3.74%)와 클래스C(3.7%)를 합해 7.44%로 3위를 기록한 가운데 아마존이 6.31%로 4위, 엔비디아가 5.29%로 5위, 메타 클래스A가 3.68%로 6위, 테슬라가 3.38%로 7위를 각각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나스닥 100지수에 편입된 기업의 주식은 주주 의결권 유무 등에 따라 클래스A, 클래스B, 클래스C 등 세종류로 나뉜다.
비주얼캐피털리스트는 이같은 분석 결과에 대해 “거대 IT 기업들이 경제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잘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밖에 세계 1위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인 브로드컴이 2.03%로 8위, 세계적인 청량음료 제조업체인 펩시코가 1.95%로 9위, 세계 최대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가 1.69%로 10위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나스닥 100지수 편입 기업 가운데 시총이 가장 적은 곳은 전체 대비 0.09%를 기록한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으로 조사됐다.
◇엔비디아를 향한 불안한 시선
그러나 비주얼캐피털리스트는 나스닥 지수가 새로 성장하는 산업을 이끄는 대표 기업을 모아놓은 것이란 점에서 이같은 흐름은 고정적인 것이 아니며, 향후 변동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최고의 반도체 업체였던 인텔과 세계 최대 네트워킹 하드웨어 제조업체였던 시스코가 이후 큰 폭으로 주저앉았고, 한때 세계 최대 인터넷 포털이었던 야후의 경우에는 아예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되기도 했다는 것.
비주얼캐피털리스트는 특히 무려 5위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한 엔비디아에 주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에 챗GPT의 핵심 부품인 GPU를 공급하고 있어 이른바 ‘챗GPT발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엔비디아는 앞서 글로벌 기업 시총 조사업체 컴퍼니스마켓캡 등이 조사한 결과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처음으로 들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비주얼캐피털리스트는 “챗GPT 돌풍의 최대 수혜기업으로 불리는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하면서 엔비디아가 고공행진하고 있으나 다른 거대 IT 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체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며 향후 언제든 엔비디아의 지위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