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는 G20가 열리는 있는 가운데 요미우리와의 인터뷰에서 “임금 인상을 동반한 물가 상승이 지속된다는 확신이 들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에다 총재는 요미우리 신문이 주말에 공개한 인터뷰에서 단기금리를 -0.1%로 운영하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해제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다"면서도 " 물가 상승 신호가 확실하면 마이너스 금리시대를 종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 총재가 마이;너스 금리 중단을 공식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일본은행 우에다 총재의 발언 이후 뉴욕증시에서는 한때 엔캐리 자금 대탈출의 우려로 주가가 요동쳤다. 뉴욕증시뿐 아니라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등 가상 암호화폐와 달러환율 국제유가도 우에다 발언읋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저물가 타개와 경기 부양을 위해 2016년 이후 7년 넘게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해 오고 있다. 우에다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를 종식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연말까지 충분한 정보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며 “물가 목표 실현엔 아직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끈질기게 금융 완화 정책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4월 이후 1년 4개월 연속으로 일본은행의 목표인 2%를 웃돌고 있다. 우에다 총재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는 “‘기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2%보다 낮다”며 마이너스 금리를 지속할 것임을 내비친 바 있다.
우에다 총재는 극심한 엔저(低)에 대해선 “정부와 소통하며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제대로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7월 10년물 국채 금리 상한을 종전 연 0.5%에서 연 1%로 올린 바 있다. 국채 금리 상승을 용인해 미국 등 주요국과의 금리 차가 줄면 엔화 유출이 잦아들면서 엔화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에다 총재는 올 4월 9일 일본은행의 새 총재로 취임했다. 우에다 총재는 도쿄대 이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금융정책 전문가이다. 이후 모교인 도쿄대에서 경제학부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 1998년 4월부터 2005년 4월까지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심의위원으로 활동했다. 일본은행 총재에 경제학자 출신이 온 것은 전후 첫 사례이다. 우에다 전 심의위원은 일본은행이 2000년 제로 금리 정책의 전환을 추진할 때 반대표를 던졌다.
우에다 총재는 총재취임 전에도 급격한 엔화 가치 하락과 이례적인 물가 상승을 불러온 대규모 금융완화의 출구를 찾아야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금융완화와 초저금리로 대표되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뒷받침해 온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와 거리를 두면서 균형 잡힌 식견을 바탕으로 금융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아왔다. 우에다 전 심의위원의 일본은행 총재 기용설이 알려진 후 외환시장에서는 엔화를 사들이고 달러화를 파는 움직임이 강해지기도 했다
우에다 총재는 그러나 총재 취임 후 기존의 정책 노선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다가 최근 엔달러환율이 크게 치솟으면서 기존의 출구전략 쪽 으로 방향을 틀어 금융완화와 YCC 정책의 대 전환울 언급하기 시작했다. 우에다 총재의 출국전략 언급에 엔화 환율 대 반전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 경제가 호전되는 만큼 일본이 경기부양을 위해 취해왔던 마이너스 금리와 YCC 금융완화 정책을 대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와 YCC 금융완화 정책의 대전환은 뉴욕증시를 흔드는 또 하나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시 뿐 아니라 달러환율 국채금리 국제유가 금값 그리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등 가상 암호화폐도 마이너스 금리와 YCC 금융완화 정책의 대전환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중국 비구이위안 사태도 일본 엔화 환율 반전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외환시장에 따르면 비구이위안 차이나 쇼크이후 엔화 매수가 유입, 엔달러환율이 크게 올랐다. 일본은 올해 2분기 뉴욕증시와 도쿄 증시 예상의 두 배에 가까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연간 성장률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본 경제가 호전되면 엔화가치도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학 개미들도 이점을 노려 그동안 엔화를 매집해왔다. 엔화는 그러나 거시경제지표 호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엔화 약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엔/달러 환율은 17일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146엔대로 올라섰다. 작년 11월 이후 9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자 올해 들어 최고치다. 작년 9월 일본 정부가 약 24년 만에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섰을 때의 환율(1달러당 145.9엔)보다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장기화 전망과 추가 금리 인상 관측 확산으로 미일 양국 간 금리차 확대를 예상해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흐름이 시장에서 강화되면서 엔저가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은행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공개시장 조작의 10년물 국채 수익률 상한선을 사실상 1%로 확대하며 통화완화 정책을 일부 수정했지만 양국 간 금리차에 따른 엔저 흐름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뉴욕증시에서는 일본 정부가 구두 개입에 이어 다시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설 지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최근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외환시장의 동향을 높은 긴장감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며 "과도한 움직임에 대해서는 적절한 대응을 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근의 엔저 흐름도 일본은행의 태도 전환속도를 더 당길것으로 보인다. 미국 등 주요국들은 물가를 잡기 위해 강도 높은 통화 긴축에 나섰지만, 일본은 마이너스 단기 정책금리(-0.1%)와 함께 0.6% 수준의 장기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환율 변동성도 커지고 있지만 일본은 3가지 이유로 상당 기간 ‘나홀로 통화 완화’ 기조를 이어갈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일본은행은 그간 금리를 낮추기 위해 시장에서 국채를 마구 사들여왔다. 일본은행의 국채보유 비중은 대규모 금융완화 직전인 2013년 1분기 11.5%(125조엔)에서 올해 3월 말 53.5%(583조엔)로 확대됐다. 2013년부터 무이자로 발행한 10년물 국채 만기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돌아오고 있다. 올해중에만 국채를 최소 40조엔 규모로는 발행해야 할 텐데 장기금리 상한선을 1%로 올린만큼 앞으로 이자 부담이 계속 커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부진한 경기로 위안화가 약세를 나타내며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 부동산 업계의 도미노 디폴트(부도) 위기가 부각되고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들도 침체의 신호로 해석돼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는 중이다.
일본 경제가 살아나는 만큼 엔화환율도 언젠가는 전환을 할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시점이다. 중국발 부동산 쇼크로 미국 달러가 급등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일본 엔화환율의 상승기조가 이어질 갓가능성이 있다. 중국 차이나 쇼크가 어느정도 마무리되면 일본 엔화환율도 용트림할 수 있다.
일본은행 우에다 총재는 최근에도 금융완화정책 "대전환"을 시사한바 있다. 일본은행의 금융완화정책 "대전환"은 엔화환율 급락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우에다 총재는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연례 포럼에서 내년에도 고물가가 계속되는 경우 10년 이상 지속돼 온 일본은행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입 물가 상승이 한풀 꺾이며 물가 상승률이 연말을 거치면서 둔화할 것"이라며 "그 이후에는 물가 상승률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데 이 예상에 아직은 별로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예상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이 들면 정책 변경의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에다 총재는 지금 현재로서는 물가상승률 기조가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목표로 하는 2%를 밑돌고 있다며 대규모 금융완화의 타당성을 주장했다.
일본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에너지 가격 급등과 엔저로 꾸준히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3%대로 올라섰고, 올해 1월에는 4.2%까지 치솟았다가 지난달에는 3.2%를 기록했다. 우에다 총재는 외환시장에서 급속히 진행되는 엔저에 대해서는 "상황을 매우 주의 깊게 감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엔저를 막기 위한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서는 "재무성 관할"이라고만 대답했다. 일본은행은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달러당 144엔대까지 상승하며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엔화 약세가 급속히 진행 중이다.
각국의 통화정책 탈동조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불확실성 고조 속에 최근 주요 통화 가치가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축통화국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에 유로화 가치가 달러당 1유로 아래로 내려가며 2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환율은 한때 150엔과 7위안을 돌파해 각각 32년, 15년 만의 최고치를 찍는 등 엔·위안 가치도 약세였다. 올해 들어 미국이 예상보다 강력한 긴축 의지를 내세우는 가운데 달러를 기준으로 엔화와 위안화 가치는 약세인 반면 유로화는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시장 기대와 달리 총재 교체 후에도 '제로금리'로 대표되는 대규모 금융완화를 유지하면서 엔/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10%가량 상승한 상태다.
지난 주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5.86포인트(0.22%) 오른 34,576.59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35포인트(0.14%) 상승한 4,457.49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2.69포인트(0.09%) 뛴 13,761.53으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한 주간 0.75%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29%, 1.93% 하락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3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애플 주가는 중국의 아이폰 금지령에 따른 우려에 큰 폭으로 하락한 후 이날은 0.35% 상승했다. 애플 주가는 전날까지 이틀간 6% 이상 하락했다.
이번 주 뉴욕 증시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애플의 신형 아이폰 출시 이벤트에 조정 압력이 커질지 주목된다. 다음 주 19~20일 예정된 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이번 주 13일 나오는 물가 지표가 연준의 긴축 기조를 강화할지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8월 물가가 반등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가가 7월부터 빠르게 오름세를 보인 데다 이달 들어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90달러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배럴당 87달러 수준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원유는 다양한 부문에 원자재와 연료로 사용돼 기업과 가계의 비용을 높인다.
뉴욕증시 이코노미스트들은 8월 CPI가 전달보다 0.6% 올라 지난 7월의 0.2% 상승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6월(1.2%)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8월에는 휘발유 가격만 10%가량 올랐기 때문이다. 8월 CPI는 전년 대비로는 3.6% 올라 7월의 3.2% 상승을 웃돌 뿐만 아니라 5월(4.0%) 이후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달보다 0.2% 오르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4.3%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근원 CPI가 둔화한다는 것은 고무적인 신호지만, 에너지 가격의 상승은 간접적으로 근원 CPI의 다른 품목에도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근원 CPI 역시 유가가 오르면 빠르게 둔화하지 않을 위험이 커진다. 근원 CPI가 여전히 4%대로 연준의 물가 목표치 2%의 두 배 수준이라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를 거둬들일 유인은 여전히 약하다.
미국 달러화의 가치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해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ICE 달러지수는 105를 돌파하며 올해 3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다시 5% 내외에서 움직이고, 10년물 국채금리도 4.2% 수준까지 올라섰다. 연준이 이달 9월에는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경우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여지가 계속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에는 애플의 신형 아이폰 출시 이벤트도 예정돼 있다. 미국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애플의 주가는 최근 중국 당국이 공무원들에 아이폰 사용을 금지했다는 소식에 이틀간 6% 이상 하락했다. 애플의 이러한 위기는 중국 화웨이의 신형폰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끄는 데 나와 이번 애플의 이벤트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애플이 아이폰15를 통해 위축된 투자 심리를 되살리지 못할 경우 애플은 물론 미·중 갈등으로 기술주 전반이 타격을 받을 위험이 있다. 애플의 주가는 올해 들어 37% 이상 올랐으나 7월 고점 대비로는 10%가량 하락했다. 애플의 S&P500 지수 내 비중은 7%를 웃돈다. 애플 이전에는 엔비디아가 미국의 대중국 제재로 중국 내 칩 판매가 영향을 받았으며 테슬라는 중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어 미·중 갈등이 악화하면 중국 내 영업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미·중 긴장이 심화할 경우 올해 강한 상승세를 보여온 기술주들이 모멘텀을 상실한 위험이 커진다.
뉴욕증시 경제지표 및 연설 일정
9월11일= 전미은행가협회(ABA) 반기 경제전망, 오라클 실적
9월12일= 8월 NFIB 소기업 낙관지수,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상원 증언, 애플 신형 아이폰 출시 이벤트
9월13일= CPI, 실질소득,
9월14일= 소매판매, 주간 신규실업보험 청구자수, 8월 PPI, 7월 기업재고, 어도비 실적
9월15일=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 수출입물가지수, 산업생산·설비가동률,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예비치)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