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중국 주식 투자 외국인, 순매도 9년 만에 최고치

중국의 위안화 지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위안화 지폐. 사진=로이터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가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빠져나간 돈들은 미국과 아시아의 다른 시장으로 흘러 들어갔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본토에 있는 기업들의 중국 주식을 계속 투매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7~9월 홍콩과 상하이·선전 거래소 간 거래 연결고리인 스톡 커넥트를 통해 사들인 주식보다 109억7000만 달러를 더 팔아치우며 2014년 상호 시장 접근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래 분기 기준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다.

스톡 커넥트는 크게 두 가지 채널로 구성된다. 하나는 홍콩과 상하이 증권 거래소를 연결하는 '상하이-홍콩 스톡 커넥트'이고, 다른 것은 홍콩과 선전 증권 거래소를 연결하는 '선전-홍콩 스톡 커넥트'다.
중국의 거시경제 전망과 부동산 문제에 대한 우려로 해외 투자자들이 특히 금융기관과 개인소비 관련 기업의 중국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이는 상반기 중국 정부의 경기 회복 약속 등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외 투자가들에게 중국이 썩 좋은 시장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은 때문이다.

중국 주식 매도


매도한 종목은 은행, 보험, 소비재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발생했다.

닛케이 분석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7~8월에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대형 국유 상업은행인 초상은행 주식을 20억 달러 매입했지만, 9월에는 11억 달러를 순매도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초상은행 주식에 신뢰를 잃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은 개인대출과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 중국의 주식 시장 하락 등이 은행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은행뿐이 아니다. 보험주식도 매도하고 있다. 중국 최대 보험사 가운데 하나인 핑안 보험도 부동산 개발업체 대출, 부동산 보험, 부동산 투자 등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 위기가 닥치자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7~9월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핑안 보험 주식 약 6.5억 달러를 순매도했다.

중국 내 대표적인 고급 백주 브랜드인 귀주마오타이는 중국 소비재의 대표적인 상품이다. 연초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세로 인해 주가가 상승했다. 그러나 중국 소비지출 정체로 외국인 투자자 매수세가 감소하자 7~9월간 2.25억 달러 순매도로 전환했다.

귀주마오타이의 주가 하락은 중국 내 소비지출 정체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경제 성장은 2022년 2분기에 0.4%로 역성장했다. 경제 성장 둔화로 인해 소비지출이 감소하면서, 고급 백주에 대한 수요도 감소한 것이다.

귀주마오타이는 중국의 국경일 수혜가 예상되었지만, 적극적인 매수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중국의 대표적인 면세점 운영 업체인 중국관광그룹 면세점은 매출의 80%를 하이난섬에서 벌어들이고 있는데, 최근 중국의 가계 지출 정체와 하이난섬의 면세점 면허 폐지 우려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7~8월에 매입한 것보다 3.15억 달러 더 많이 매각했고, 이 추세는 9월에도 이어졌다

하이난섬 면세점 면허 폐지 우려는 중국 정부가 하이난섬을 휴양지로 조성하기 위해 면세점 면허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에서 비롯됐다.

중국이 최고 경쟁력을 보이는 EV 관련 주식 거래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당초 EV 관련주 순매수에 적극적이었다. 글로벌 EV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와 중국 제조사들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해 7~9월 CATL 주식 순매수액이 7.35억 달러에 달했고, EV 제조사 BYD 주식은 매각 주식보다 매입된 주식이 약 6억 달러 더 많았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9월에 매수한 것보다 더 많은 주식을 매도하면서 CATL 주식의 순매수가 동력을 잃기 시작했다.

전체적으로 해외 투자자들은 2분기 연속으로 7~9월 기간에 매수한 것보다 중국 본토 기업의 주식을 더 많이 매도했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으로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때까지 순매도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

한편, 2023년 7월부터 9월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 시장에 순매수 주식은 약 1100억 달러이며, 이 중 중국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주식은 약 100억 달러로, 전체 순매수액의 약 9%를 차지했다.

아시아 다른 시장에서는 2023년 7월부터 9월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이 홍콩, 싱가포르, 한국, 일본 등 아시아의 다른 주식 시장에 순매수한 주식은 약 600억 달러였다. 이 중 중국 투자자들이 아시아의 다른 주식 시장에 순매수한 주식은 약 300억 달러로, 전체 순매수액의 약 50%를 차지했다.

중국에서 빠져나간 해외 및 중국 자금들이 미국과 아시아의 다른 주식 시장으로 흘러 들어간 것을 알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