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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드컵 우승했는데"…LCK, 주전선수 60% 재계약 불발 'FA 대란'

우승팀 DRX, 감독·주전선수 전원 계약해지 '공중분해'
연봉인상 경쟁 와중 세계적 불경기…구단들 '재정 긴축'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2-11-23 17:31

DRX 선수들과 코치진이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우승 후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이 11월 22일부로 팀을 떠나게 됐다. 사진=DRX 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DRX 선수들과 코치진이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우승 후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이 11월 22일부로 팀을 떠나게 됐다. 사진=DRX 트위터
올해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 준우승을 휩쓸었던 LCK(LOL 챔피언 스코리아) 1부 리그에서 뛰던 주전 선수 60% 이상이 원 소속팀과 재계약이 불발됐다.

라이엇 게임즈가 지정한 LOL e스포츠 프로선수들의 한 해 계약이 마무리되는 시점인 지난 22일 오전 9시를 시점으로 LCK 10개팀의 주전 선수 각 5명 총 50명 중 32명이 재계약을 맺지 않았거나 계약이 해지됐다. 감독과 코치, 2군 선수들까지 합치면 FA(자유 계약) 신분이 된 LCK 구단 관계자는 80명을 넘어선다.
이러한 'FA 대란'은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둔 강팀들도 피해가지 못했다. 서머 스플릿 우승, 챔피언십 4강의 성적을 거둔 젠지 e스포츠에선 6년간 함께했던 프랜차이즈 스타 '룰러' 박재혁이 팀을 떠났다. 월드 챔피언십 우승팀인 DRX는 5명의 주전 선수와 감독까지 모조리 계약 해지됐다.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하지 못한 6개 팀 중 KT 롤스터를 제외한 다섯 팀은 주전 선수 한두명만 붙잡는 데 그쳤고 감독이 그대로 유임된 팀은 프레딧 브리온 뿐이다. 농심 레드포스는 아예 일찌감치 1군 전원과 계약을 해지하고 지난해 2부리그 챌린저스에서 우승한 2군을 그대로 1군에 콜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LCK가 스토브 리그에 대격변을 겪은 것이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주전 선수 50명 중 30명의 선수들이 FA로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당시에는 적어도 프랜차이즈 스타급 선수들이나 2군 선수들, 감독들은 대체로 제 자리를 지켰다. 올해처럼 관계자들이 단체로 팀을 떠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LCK(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롤파크 아레나 전경.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LCK(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롤파크 아레나 전경. 사진=이원용 기자

선수와 코칭 스탭들이 모두 팀을 떠나는 이유는 복합적이나, 재정적 문제가 1차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몇 해 동안 LCK는 수준급 한국 용병들을 노리는 중국 LOL 프로리그(LPL)와 '머니 게임'을 벌여왔고, 선수들의 연봉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런데 올해 세계적 불경기가 닥침에 따라 구단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LCK 프로 선수의 최저연봉은 6000만원으로 한국 프로야구의 2배 수준이다. 월드 클래스 선수들의 연봉이 최소 10억원에서 시작된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며 중국에선 협상 테이블에서 '100억원'이 연봉으로 거론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100억원은 LCK가 지난해 프랜차이즈 제도 도입 과정에서 구단에게 요구한 가입비로, 선수 한 명의 연봉이 구단 하나에 맞먹는 셈이다.

업계 내부에서도 '연봉 거품'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샌드박스 네트워크가 KB국민은행 등의 후원을 받아 운영 중인 게임단 리브 샌드박스의 정인모 대표는 23일 SNS를 통해 "월즈 우승팀조차 유지되기 어려운 환경에서 단기간 성적을 위해 감당할 수 없는 자본이 투입되고 있다"며 "이것이 과연 e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한 행동이냐"고 성토했다.

다만 이번 'FA 대란'의 원인이 꼭 재정적인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DRX의 주장이었던 '데프트' 김혁규는 개인방송을 통해 "DRX 선수들은 우승 후에도 타 팀 선수들보다 적은 것을 원했고 심지어 줄이겠다는 이도 있었다"며 "돈에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의 금액을 요구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고 증언했다.

한 e스포츠 업계 관계자는 "최소 서머 스플릿이 끝날 즈음부터 업계 전반적으로 '올해 이적 시장은 역대급 불황기', '시장에 FA로 나가려면 신중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돌았다"며 "그럼에도 선수들이 FA를 택하는 것은 재정적 이유보단 마음에 맞는 코치나 선수, 우승이 가능할 정도의 경쟁력과 비전을 갖춘 팀을 찾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이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 전경. 사진=네이버TV 리그 오브 레전드 공식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이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 전경. 사진=네이버TV 리그 오브 레전드 공식 채널
이번 FA 대란 속에서 한국 선수들이 적절한 팀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세계적 불황으로 e스포츠 업계 전체에 '긴축 재정'의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스타급 선수들이 주로 용병으로 뛰어온 해외 리그들도 저마다 불리한 환경을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PL은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중국 정부의 '강경 규제'로 인해 e스포츠 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단적으로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 시간을 3시간으로 줄이는 '강력 셧다운제'로 인해 유망주들의 씨가 사실상 말랐다.

실제로 2년전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던 LPL의 강호 에드워드 게이밍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던 '바이퍼' 박도현이 LCK 팀 한화생명 e스포츠에 영입됐다. 업계 내부에선 박도현 선수 외에도 여러 LPL 한국 게이머들이 LCK로 돌아올 것으로 보고있다.

LCK·LPL과 더불어 4대 메이저리그로 꼽히는 미국의 LOL 챔피언십 시리즈(LCS)는 지난 4년간 월드 챔피언십에서 8강에 단 한 번만 올라갈 정도로 경쟁력이 악화됐다. 월드 챔피언십에서 좋은 성적을 내길 원하는 선수들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매력적이지 못한 선택지다.

유럽의 LEC(LOL 유러피안 챔피언십)의 경우 물리적 거리 문제로 한국인 용병과 가장 거리가 먼 리그였다. 올해에는 독립 리그로 운영되던 튀르키예 리그와 러시아 등 독립국가연합(CIS) 리그 등이 유럽 2부리그로 통합돼 선수 풀이 더욱 넓어진 만큼, LCK와 유의미한 인적자원 교환이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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