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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칩스법 통과에도 이공계 해외 인재 확보난…이민 개혁 통해 고급 인력 확충해야

이진충 명예기자

기사입력 : 2022-08-12 03:45

미국 스카이워터 테크놀로지 반도체 공장 클린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스카이워터 테크놀로지 반도체 공장 클린룸. 사진=로이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전자, 자동차, 가전제품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칩의 혁신을 촉진하고 국내 생산을 증가시키기 위한 법안인 '반도체산업 지원법'(이하 칩스법)에 서명했다.


이 법은 반도체 칩 공급의 해외 의존도를 낮춘다는 명목으로 미국 기업들에 520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그러나 일각의 주장에 따르면, 보조금 지원 정책 이외에 미국 내 반도체 생산기술 인재풀이 있는지, 그 문제 해결에 필요한 핵심 이민정책 관련 조항들이 최종 법안에서 제외되어 '반쪽짜리' 반도체 지원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 칩스법은 미국 경쟁법(COMPETE Act)의 관련 규정들을 많이 차용하고 있는데, 재정 소요가 많이 들고 복잡한 내용을 담고 있던 그 법안은 이후 폐기되었다.

경쟁력에 초점을 맞춘 그 법안이 제대로 된 것은 바로 이민정책으로,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등 이공계(STEM) 분야 박사 학위를 가진 외국인들에게 유리한 비자 정책을 담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번 칩스법은 미국이 그런 정책들로 한꺼번에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시기인데도 관련 조항들이 빠져 있다.

미국 언론매체인 폴리티코(Politico)의 브렌던 보델론는 "미국 소재 반도체 공장에서 일할 수 있는 이공계(STEM) 박사학위자나 석사학위자를 충분히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대부분의 해외 경쟁국들보다 STEM학위 취득자 수가 더 적다"고 덧붙였다.

미국 채용 AI(인공지능) 스타트업 에이트폴드는 미국이 필수 반도체 생산량을 충족하려면 2025년까지 18~20개의 반도체 제조 시설(팹)과 7만~9만명의 전문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완전한 반도체 자립을 위해선 74~80개의 팹과 총 30만 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이미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대만 TSMC는 올 9월 애리조나에 새 반도체 제조 공장을 열 계획이었으나 부분적으로 인력 부족으로 인해 가동 시기를 6개월 연기해야 했다.

미 정부회계감사원(GAO)이 설문조사한 반도체 전문가 17명 전원이 인력양성 정책 시행의 필요성에 주목했고, 구체적으로 이민 개혁을 건의한 사람도 많았다.

칩스법안의 지지자들은 주요 조항들이 미국 본토출신 시민들이 STEM 분야에 진출하도록 장려하고 반도체 노동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 칩 제조를 활성화하려는 취지와는 달리 단기적으로 국내 생산을 방해하고 있는 근본적인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미국 대학에서 STEM 분야에서 교육을 받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미국 내 체류를 허용하는 것은 반도체 회사들이 직면하고 있는 노동력 부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외신은 1990년 이후 반도체 생산 관련 프로그램을 전문으로 하는 외국인 출신 대학원생이 3배 가까이 늘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미국에 머물 수 있는 그들의 선택권은 종종 제한되어 있고, 그들이 지향하는 비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뒤처져 있다. 2021년 기준 취업비자 신청 건수는 140만 건에 이른다고 전했다.

인텔 인사관리 담당 책임자인 데이비드 샤오리언(David Shahoulian)은 폴리티코에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수의 직원들이 영주권 신청 대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 시점에서는 이러한 유형의 일자리들이 더 많이 해외로 이전되는 것을 보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들은 이미 미국에서 반도체 제조 분야에 많은 부분 기여하고 있는데, 이는 그 노동력의 확대가 현실적으로 이민 개혁을 수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 않으면, 외국의 인재들은 단지 더 유리한 이민정책을 가진 나라들로 떠날 것이다. 칩스법은 비용이 많이 들고 불완전한 법률이지만 이민 개혁 관련 조항이 빠진 점이 아쉽게도 가장 눈에 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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