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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운전의 재미란 이런 것"...해치백 정수 폭스바겐 GTI

클래스를 한층 높인 실내외 디자인, 감성 품질도 UP
업그레이드된 주행감성, 더욱 안정적이고 부드러워져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3-02-07 14:00

폭스바겐 골프 GTI.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폭스바겐 골프 GTI.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럭셔리 세단으로 차고 넘쳤던 수입차 시장, 보급형 자동차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게 바로 폭스바겐 골프다. 작은 차체에 민첩한 움직임으로 운전의 재미라는 것을 선보였다. 고성능 자동차들과는 또 다른 재미다. 스케이트보드나 스노보드로 치자면 롱보드와 쇼트보드의 차이다.

이번에 시승한 신형 골프 GTI는 TDI와는 또 다른 주행 감성이다. TDI가 꽉 쥐어짜는 토크감으로 기민함을 보인다면, GTI는 좀 더 느슨하게 달릴 수 있는 재미를 선사한다. 타이즈와 트레이닝복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다. 둘 다 움직임에 있어서 불편함은 없다는 뜻이다.
골프의 가장 큰 매력은 낮은 속도에서도 속도감이 제대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고성능 차들을 타면, 특히 퍼포먼스에 중점을 둔 BMW의 차들을 타면 고속 안정감이 돋보여 실제 속도보다 체감 속도가 느리다. 실내 소음 부분을 잡은 것도 있고 공기 역학적인 부분이 달라서인 점도 있다.

그렇다고 골프가 안정감에서 부족하다는 뜻은 아니다. 옹골지게 지면을 붙잡는 건 19인치 휠에 235/35 사이즈 타이어의 역할이기도 하다. 타이어 편평비가 좁음에도 불구하고 차의 스탠스가 무게 밸런스를 잘 맞춰준다. 다만, 차체가 작아 전방 시야가 좁은 편이라 속도가 좀 더 빠르게 느껴질 뿐이다.

골프의 민첩함에 매료된다면 배기량과 차체 무게, 최고출력, 최대토크의 수치는 무의미하다. 이미 완벽한 퍼포먼스를 위한 준비가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1400㎏대 소형 차급에 245마력, 38.7㎏·m의 최대토크를 뿜어내는 2.0 가솔린 터보엔진과 7단 습식 변속기, 거기에 퍼포먼스 극대화를 위한 여러 가지 최첨단 기능들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가족을 위한 실내 공간에 욕심을 내지만 않는다면 운전의 재미를 오롯이 혼자 즐기기에는 이만한 차가 없다.

이번 골프는 8세대다. 생존해 있는 세계의 명차들이 10~11세대 정도에 이르렀으니, 골프 역시 명차의 반열에 올라 있다고 평가받는다. 디자인은 조금씩 바뀌어 왔지만, 시장 트렌드를 반영했을 뿐 해치백 DNA는 변질되지 않았다. 이번 세대는 가로로 쭉 뻗은 주간 주행등을 그릴에 얹어 정체성을 강조했고 IQ 라이트로 조명 맛집 인증을 받았다.
실내에서도 진화는 계속됐다. 브랜드에서 내놓는 최신 인포테인먼트 적용은 기본이다. 작지 않은 터치스크린으로 불편하지 않은 시인성을 제공하고 사용 빈도가 높은 기능들은 물리적 버튼으로 돌려놨다. 디지털 계기판도 정보 구성 및 그래픽이 꽤 만족스럽다. 실내 곳곳에 은은한 라이트를 적용해 분위기 변화에 일조했으며, 지지력 좋은 시트가 안락함을 도모했다. 다만, 시프트 바이 와이어로 작동되는 콩알만 한 변속기 레버는 그립감을 잃어버렸다. 공간을 차지하더라도 손안에 꼭 쥘 수 있는 레버 쪽이 아쉬워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주행모드는 4가지, 에코와 노멀, 스포츠와 인디비주얼 모드가 있다. 에코와 노멀에서는 여유가 필요하다. 옆 차의 끼어들기를 허용할 수 없다면 스톱&스타트를 끄고 스포츠로 바꿔두는 것이 좋다. TDI와 달리 고개를 젖히는 스타트는 스포츠 이상의 퍼포먼스에서만 가능하다. 대신, 어떤 모드에 두든 한 번 속도가 차오르면 DCT 7단 자동변속기의 능력이 발휘돼 부드럽고 빠르게 달려나간다. 제로백이 6.2초, 최고시속이 250㎞에 달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감이 잡힌다. 쭉쭉 차오르는 가속감은 가솔린 모델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폭스바겐 골프 GTI 인테리어. 사진=폭스바겐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폭스바겐 골프 GTI 인테리어. 사진=폭스바겐코리아

핸들링은 업그레이드를 이뤘다. VAQ(전자제어 유압식 프런트 디퍼런셜 록)의 적용이 미세한 차이를 만들었다. 이론적으로는 와인딩 구간에서 타이어의 공회전이 감지되면 디퍼런셜 내부의 클러치를 체결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구동 토크를 재분배하고 출력의 손실 없이 노면 접지력을 높인다는 것이다. 민첩성보다는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코너링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골프는 TDI로 더 유명세를 떨쳤다. 시원시원한 퍼포먼스와 알뜰살뜰한 연비를 동시에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지난해 초 국내 출시했던 TDI 모델은 소리 소문 없이 라인업에서 삭제됐다. 가격도 3000만원 초반에서 4000만원 초반대로 옮겨갔다. GTI와 직접적인 비교는 GTD가 되어야 하겠지만, 국내 고객들의 과도한 디젤 거부감은 불가항력이다.

다소 부담은 커졌지만, GTI는 4000만원의 가치를 충분히 하는 차다. 애초부터 TDI의 매력을 맛보지 못했다면 GTI와 함께 프리미엄 독일 3사의 라이벌들과 비교해보는 것도 괜찮다. 가격은 조금 더 싸지만, 만족감은 이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다. 해치백 마니아들은 승패를 이미 다 알고 있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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