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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UAE와 다목적수송기 개발 이렇게 한다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문 때 공동개발 MOU 체결
지난해 공개한 ‘범고래 모형’ 30t급 형상 기반
훈련기‧전투기‧헬기 이어 수송기 시장에 도전

채명석 기자

기사입력 : 2023-02-19 14:43

지난해 9월 21일부터 25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 전시장 내에 마련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에 한국형 다목적수송기 모형이 전시돼 있다. 사진=KAI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9월 21일부터 25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 전시장 내에 마련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에 한국형 다목적수송기 모형이 전시돼 있다. 사진=KAI
훈련기, 전투기, 헬리콥터에 이어 한국형 다목적수송기 개발 사업(MC-X)이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달 5일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국방 방문 당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UAE 경제위원회와의 다목적수송기 국제 공동개발을 위한 ‘전략적 방위산업 협력에 관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개발‧생산의 국제화도 실현했다.

항공기는 개발 기술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는 만큼 투자금액이나 생산 인프라도 개별 국가나 기업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고 있다. 개발을 완료하더라도 판로를 구축하지 못하면 경제성을 달성할 수 없어 기제 피용이 비싸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 공동개발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우영우 범고래’ 닮은 수송기 형상 공개


19일 회사 측에 따르면, KAI는 지난해 9월 열린 ‘2022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에서 30t급 한국형 다목적수송기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범고래’ 형상을 해 때 마침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던 인기 드라마의 이름을 따 ‘우영우 소송기’ 라는 별칭을 얻기도 한 이 수송기는 우리 군이 운용 중인 프로펠러 C-130 계열과 달리 터보팬 엔진을 사용하는 형상이었다. 이 수송기는 최고속도 마하 0.75(시속 850㎞), 최대 항속거리 5,000㎞, 30톤을 수송할 수 있다. 일반 전투 병력 120명, 특수부대 병력 80여 명이 탑승할 수 있고, 공중급유 기능도 갖췄다.

KAI는 지난 1월 11일 사천 본사와 국내외 사업장 전 직원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KAI 2050’ 비전 선포식을 열고, 대형기체 연구개발 등 선행연구와 국제 공동개발을 통해 확보한 민항기 요소기술을 기반으로 군용수송기뿐 아니라 자체 중대형 민항기 개발도 추진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T-50 훈련기와 수리온 기동헬기, KF-21 전투기 개발에 이어 ‘미개척’ 사업 분야인 수송기 시장에 진출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최근 병력 및 물자 수송 임무가 늘어나고, 자연재해와 재난 등 비군사적 위협 대응 작전이 늘어남에 따라 군 수송기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란 판단이다. 북한의 잠수함위협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의 잠재적인 군사 위협에 대비한 감시정찰 수송기 전력을 늘려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KAI는 공군이 운영 중인 중형·대형 수송기 교체 및 추가 수요, 공중급유기와 해상초계기 등 ‘특수목적지’의 소요 현황을 감안, 국내에서 100여 대의 수송기 수요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우리 군이 운용 중인 수송기는 모두 해외에서 들여왔다. 공군은 미국 록히드 마틴이 개발한 C-130 대형수송기와 스페인-인도네시아 합작 CN-235 중형수송기를 보유하고 있다. 해군도 록히드 마틴이 개발한 P-3C 해상초계기를 운용 중이다.

다양한 용도로 사용 가능한 다목적수송기

다목적수송기란 화물 운송, 여객 운송, 특수 임무 수행 등 다양한 용도에 쓰일 수 있는 항공기다. 민수용과 군용으로 모두 쓰일 수 있는 플랫폼이다. 우리 공군이 보유한 중형 항공기 KC-330(유럽 에어버스 제조)의 경우 평소 공중급유기로 운용하다 임무가 주어지면 화물·인력을 실어 나를 수 있어 다목적수송기로 평가받는다. 미국 보잉사의 중형수송기인 C-130도 민수용과 군용으로 사용되는 다목적 중형수송기의 대표 주자다.

이에 KAI는 수송기와 특수목적기 개발 이후 이를 민항기로 개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UAE와의 수송기 공동개발 사업도 한국형 다목적수송기 개발 사업과 연동해 추진된다.

UAE, 日 기술이전 주저에 韓과 손잡아


KAI와 UAE 경제위원회 대표 사이에 체결된 MOU에는 다목적수송기의 국제 공동개발을 위한 개발센터 운영에 관한 협력 범위, 방법 등을 다루는 내용이 포함됐다. 방위사업청은 “이번 MOU 체결은 대한민국과 UAE 간 공유하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공고히 하며, 양국 방산 획득을 담당하는 기관 간 방위산업 분야에서의 실질적인 방산 협력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며 “양국의 신뢰를 바탕으로 방공유도 및 공중 무기체계로의 수출 추진을 확대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UAE와의 다목적수송기 공동개발 업무협약 체결은 국내 수송기 개발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UAE는 해외에서 완제품을 수입하는 대신 운영유지비 절감과 자체 생산기술 확보를 위해 공동개발로 무기체계 도입 정책 기조를 전환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UAE는 2017년부터 일본이 독자 개발한 C-2 수송기 도입을 유력 검토했으나, 일본이 수송기 관련 기술이전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한국과 손을 잡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2011년 이명박 정부 때부터 국군 아크부대 파병을 계기로 10년 이상 이어온 국방 협력이 수송기 사업으로 새로운 결실을 볼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1월 35억 달러(약 4조8000억 원) 규모의 ‘천궁Ⅱ’를 수입한 방산 분야의 ‘큰손’인 UAE와 국산 무기 수출을 넘어 양국의 전력 증강 사업을 공동으로 해나간다는 것은 커다란 의미가 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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