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에 반도체·디스플레이 연구조직인 DSRJ(디바이스 솔루션 리서치 재팬)을 설립했다. 이 조직은 일본 요코하마와 오사카 등에 흩어져 있던 DS 관련 연구시설을 모두 합친 것으로, 요코하마 연구소가 본진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일본에 DSRJ를 설치한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결정이란 게 재계의 판단이다. 삼성전자가 끊어졌던 일본과의 연결고리를 다시 복원하려 한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반도체업계에서는 먼저 삼성전자가 이번 DSRJ 설치를 통해 일본 내 기술인재 영입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일본에서 설비·소재·이미지센서·패키징 등 반도체산업의 첨단기술들을 연구 중이다. 이중 설비와 소재, 이미지센서 등의 분야는 일본기업들이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결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이미지센서의 경우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소니를 삼성전자(2위)가 추격 중이다.
미·중 패권 경쟁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주요 공급망 중 한 곳인 일본과의 협업을 노린 것이란 해석도 있다. 특히 파운드리 시장을 놓고 경쟁 중인 대만의 TSMC가 일본의 소니·덴소와 함께 구마모토현에 대규모 설비를 건설하고 있으며, 도요타와 소니 등 일본 기업 8곳의 공동설립한 라피더스도 훗카이도에 공장 건설에 나서는 등 일본이 새로운 반도체 공급망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DSRJ 설치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는 일단 새롭게 출범시킨 DSRJ에 국내 인력이 아닌 일본 현지의 우수인력들을 채용해 운영할 방침이다. 일본이 보유한 첨단기술과 인력들을 활용해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복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과거 '일본에서 더 배울 것이 없다'는 인식도 있었지만, 여전히 일본은 첨단기술 측면에서 선두의 위치에 있다"면서 "삼성전자가 일본에 통합 R&D센터를 설치한 것은 일본과의 연결고리를 복원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