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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외환보유액 급속 감소 "어설픈 시장개입" 원달러 환율대란 자초?

'통화스와프' 대신 '레포'

김대호 연구소장

기사입력 : 2022-10-0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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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경제읽기 외환보유액과 원달러환율 그리고 통화스와프 국채 레포
외환보유액이 급속 감소하면서 원달러 환율 대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2년 9월 외환보유액’은 4167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8월에 비해 한 달 사이 196억6000만 달러 줄었다. 이 같은 감소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의 274억2000만 달러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올 8월 외환보유액 감소폭인 21억8000만달러의 약 9배 수준으로 줄었다. 외환보유액 급속 감소하면서 원달러 환율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킹달러發 환율 전투에 외환보유액이 197억 달러나 줄어들었다. 원 달러환율이 크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금융외환시장 불안을 수습해 줄 외환보유액마저 줄어들면서 우리경제에 비상등이 들어오고 있다.

외환보유액이란 한 나라가 일정 시점에서 보유하고 있는 대외 외환채권의 총액을 말한다. 여기에는 금과 달러 그리고 엔·마르크 등 글로벌 기축통화 등이 들어가 있다. 외환보유액은 국가의 지급불능 사태에 대비하고 외환시장 교란시 환율 안정을 위해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의 규모이다. 금융외환 안정의 마지막 안전핀이다.

우리나라가 1097년에 국가부도를 맞아 IMF 구제금융에 의존했던 것도 따지고 보면 당시 환보유액의 부족 때문이다 . 총 외환보유액은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과 한국은행이 갖고 있는 보유외환과 국내외 보유금 등으로 구성된다. 총 외환보유고에서 국내 금융기관 해외점포에 예치된 외화자산을 뺀 것이 '가용외환보유액(Usable Reserves)'이다. 경제학에서 '외환보유액'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가용외환보유액'을 칭한다. 가용 외환보유액은 한 나라가 대 외채무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낸다.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점포에 예치된 외화자산은 해당 점포에서 대출 등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긴급히 회수하는 일이 어렵다. 그런 면에서 해외 점포에 예치한 외환자산은 가용 외환보유액에 포함하지 않는다. .

한 나라의 적정 외환보유액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에 대해 확립된 기준은 없다. 나라마다 상황이 달라 확일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어렵다. 통상적으로 IMF나 BIS 등의 권고를 참고해 나라마다 적정 외환보유액을 추산하고 있다. 안

IMF는 연간 수출액의 5%, 시중통화량(M2)의 5%, 유동외채의 30%, 그리고 여기에 외국인 증권 및 기타 투자금 잔액의 15% 등을 합한 규모의 100~150% 수준을 적정 외환보유액으로 보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적정 외환보유액은 규모는 약 6810억 달러다. IMF의 외환보유액 적정성 평가(ARA)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0.99로 기준에 다소 미달하고 있다.

IMF보다 그 기준이 더 엄격한 BIS가 제시한 우리나라 적정 외환보유액은 지금의 약 2배에 달하는 9300억 달러다. 지금 우리는 BIS기준으로 절반 정도만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을 국내총생산(GDP)에 비교해보면 외환보유액 비중은 28%이다. GDP 대비 외환보유액 비중이 50%를 넘어야 외환위기 가능성이 낮다는 경제학계 일부의 주장에 비추어 낮은 수준이다. GDP 대비 외환보유액 비중을 국가별로 보면 홍콩(142%), 싱가포르(123%), 대만(91%) 등에 비해 우리나라는 28%로 다소 낮은 수준이다. 스위스의 GDP는 한국의 절반도 안 되지만 외환보유액은 1조3561억달러로 3배에 달한다. 그 비중은 경제 규모를 크게 웃도는 148% 수준이다.

우리 정부와 한국은행은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가 세계 8위 수준으로 부족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신임 총재는 올 들어 외환보유액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에 현재 외환보유액은 IMF가 제시한 기준에 비추어 많지는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외환보유액은 안전망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느 수준 이상의 규모를 확보해야 하지만, 갑작스럽게 외환보유액을 늘리면 운용비용 문제는 물론 외환시장 개입 논란이 불어길 수 있는 데다 무역마찰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외환보유액을 늘리리면 경상수지와 자본수지에서 흑자를 내야한다. 문제는 경상수지와 자본수지에서의 지속적 흑자가 그리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지금과 같은 글로벌 경제위기 국면에서는 통화스와프가 무엇보다고 절실하다.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면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과 통화스와프가 이뤄지면 비상 상황에 원화를 맡기고 미리 약정한 환율로 달러를 빌릴 수 있다. 외환보유고가 추가로 늘어나는 효과를 보는 셈이다. 지난 2020년에는 600억달러 규모로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이 체결됐다. 이는 한국이 보유한 외환보유고의 15%에 가까운 규모였다. 당시 1290원대로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협정 체결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1240원대로 안정세를 보였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이 명시적으로 합의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통화스와프는 중앙은행 간 협정이다. 그래도 양국 정상 간 외환·금융 시장 안정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공감대가 확인만 돼도 큰 효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환율 안정측면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거는 이유이다.

안타깝게도 한미 통화 스와프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그 와중에 외완보유액은 더 줄었다. 한국은행은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미 달러화 강세에 따른 유로화·파운드화·엔화 등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 감소,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외환보유액이 줄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400원을 돌파했다. 외환당국이 일방적인 달러화 독주 현상인 ‘킹달러(King Dollar)’의 여파로 연일 추락하는 원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시장에 달러를 내다팔면서 외환보유액 월간 감소폭도 올 들어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 글로벌 달러 강세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등 외환시장 쏠림 현상이 심화되자, 이를 완화하기 위해 시장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정부는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안팎에서 움직이던 올해 2분기에만 환율 방어를 위해 시장에서 154억9000만달러를 순매도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앞서 1분기에도 같은 이유로 83억1100만달러를 순매도했다. 올해 상반기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규모만 총 237억2000만달러에 달했는데 9월을 포함한 올 3분기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는 등 상승 속도가 빨라진 만큼 외환당국의 개입액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외환보유액 가운데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을 포함한 유가증권은 3794억1000만달러로 전체의 91%를 차지했다. 한 달 사이 155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이어 예치금 141억9000만달러(3.4%),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141억5000만달러(3.4%), 금 47억9000만달러(1.2%), IMF포지션 42억3000만달러(1.0%)가 외환보유액을 구성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8위로, 전월 대비 한 계단 상승했다. 주요국이 강달러 폭주에 맞서 자국 통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한 시장 개입이 늘면서 주요국의 외환보유액이 일제히 감소세를 보였다. 1위 중국은 3조549억달러로 한 달 동안 492억달러 줄었다. 2위 일본은 1조2921억달러, 3위 스위스는 9491억달러를 보유 중이다.

단기외채 비중이 증가한 상태에서 달러화 매도개입에 따른 외환보유액 축소는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과 관련해 외국인 투자자의 부정적 시각을 유발할 수 있다. 외환보유액 관리에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물론 아직은 여유가 있다. 그래도 조심해야 한다. 외환보유액 4000억 달러가 무너지면 심리적 공황이 올 수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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