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북한이 40년 전 스웨덴 대표 자동차업체 '볼보(VOLVO)'로부터 수입했던 자동차 대금을 아직도 상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출신용위원회 카리나 캄프(Carina Kampe)가 스웨덴 공영방송 SVT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1974년 북한은 다른 스웨덴 제품과 함께 당시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자동차'로 불렸던 볼보 '144 세단' 1000대를 주문했다. 그러나 43년이 지난 지금까지 스웨덴은 대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으며, 6억 스웨덴 크로나(약 770억7000만원)였던 부채는 그동안 눈덩이처럼 불어나 27억 스웨덴 크로나(약 3467억원)에 이르렀다.
1953년 한국전쟁이 휴전에 접어들자, 스웨덴 기업들은 북한에서 돈을 벌어들일 목적으로 외교적 접촉을 시도했다. 20년이 지난 1973년 4월, 스웨덴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최초로 인정한 서방국가가 되었으며, 그 후 스웨덴의 제품이 북한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당시 김일성 통치하에 있던 북한은 볼보자동차 외에도 'Asea' 사의 선박 장비와 'Atlas Copco'의 광산 장비 등을 구입했다. 하지만 물품이 주문되어 배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금 지불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대금을 받지 못한 스웨덴 회사들은 스웨덴 정부에 국가차원의 해결을 요구했고, 매년 두 차례에 걸쳐 수입 대금 상환을 고지했으나, 북한은 단 한 번도 갚지 않았다. 결국 스웨덴은 대금 청구 목적으로 평양에 대사관을 설립했다. 그로인해 스웨덴은 북한에 대사관을 설립한 최초의 서방국가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이 빚을 해결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북한은 2008년 국영 라디오를 통해 빚을 독촉하는 스웨덴을 '미국의 꼭두각시'이며, '인민 공화국의 적'이라고 표현했다.
북한 외무부 북유럽 부장 박윤식(Pak Yun Sik)은 SVT 특파원 수잔 리츠(Susan Ritzén)와의 인터뷰에서 부채를 인정하고 당국이 그것을 조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동시에 북한이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과, 경제가 예상대로 성장하지 않았음을 변명했다.
또한 1990년대 북한 일부가 기아를 경험했지만, 지금의 상황은 훨씬 나아졌음을 피력하며, 북한은 스웨덴과의 협력을 위해 개방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스웨덴에 대한 북한의 빚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로 불어나고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