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화재로 인해 멈춰선 아사히카세이의 반도체 공장이 복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 절벽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현지 시간) 일간공업신문 따르면 아사히카세이는 지난 2020년 10월 화재로 폐쇄하고 있던 미야자키현 노베오카시의 반도체 공장의 복구를 포기했다. 아사히카세이는 그동안 르네사스 테크놀로지의 이바라키현 히타치나카시 공장에 위탁해 반도체를 생산해왔는데, 대체 생산을 계속하는 한편 재건축 또는 다른 거점에 공장 신설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르네사스도 최근 주력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 복구가 늦어지면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은 특정 업체에 생산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세계적인 화학회사인 아사히카세이의 100% 자회사인 아사히카세이 일렉트로닉스 반도체 공장은 화재 사고로 인한 클린룸 등의 손상이 심해 기존 공장의 복구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래 자동차 등에 탑재하는 음향기기와 통신기기용 IC를 주로 생산해 왔다.
아사히카세이는 화재가 발생한 직후 르네사스에 협조를 요청해 현재 나카 공장(이바라키 현 히타치 나카시)의 200밀리미터 웨이퍼 라인에서 위탁 생산을 하고 있다. 또 세이코 엡손 등 경쟁사에도 생산을 위탁, 기존 자동차 주요 고객들에게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아사히는 당분간 경쟁 업체에 위탁 생산을 계속할 방침이다. 반도체 공장의 신설은 거액의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 또한 위기에 내민 손을 상황이 달라졌다고 해서 생산 위탁을 즉시 중단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오는 2022년 이후를 목표로 새 공장 등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내외 반도체 공장의 폐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르네사스 나카 공장 300밀리미터 웨이퍼 라인에서 화재가 발생해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1개월 이내에 생산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사히 사례에서 보듯이 르네사스의 조기 재가동 방침에 회의적 시각도 많다.
앞서 지난 2월 미국 텍사스에서 겨울한파로 인한 대규모 정전으로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이 조업을 중지했다. 반도체의 수급이 빠듯한 가운데, 사고나 자연재해에 대비한 공급망 확충이 국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