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먹거리 사업을 향한 롯데케미칼의 꿈이 여물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2100억 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든 데 이어 수소 모빌리티(이동수단) 시장에도 도전장을 냈기 때문이다.
이는 신동빈(66·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고부가가치 스페셜티(화학제품) 투자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한 지 닷새 만에 나온 결과물이다.
롯데케미칼은 신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석유화학 전문 기업이다.
이를 통해 롯데케미칼은 신 회장이 지난 2월 친환경 사업전략 '그린 프로미스(Green Promise) 2030' 이니셔티브를 도입한 이후 친환경 차세대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전기차 배터리용 전해액 유기용매 생산시설을 건설한다고 20일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2023년 대산공장 내부에 올해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전해액 유기용매 에틸렌 카보네이트(EC)와 디메틸 카보네이트(DMC) 생산 시설을 건설하기로 결의했다.
투자 금액은 2100억원이다.
EC와 DMC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구성요소 중 하나인 전해액에 투입되는 대표적인 유기용매다. 양극과 음극 간 리튬이온 이동을 가능하게 만드는 리튬염을 용해해 리튬이 원활히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유기용매는 전해액 원가 비중의 약 30% 정도를 차지해 성장성이 높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전기차 수요 증가로 배터리 산업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업 포트폴리오와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고기능·배터리 소재 분야 진출을 검토해 왔다"고 설명했다.
수소 모빌리티를 위한 행보도 눈에 띈다.
롯데케미칼은 산업용 가스 생산전문업체 에어리퀴드코리아와 손잡고 수소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이날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수소 충전소 구축 등 상용차용 수소 모빌리티 시장 진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롯데케미칼과 에어리퀴드는 롯데케미칼이 생산하는 부생수소를 활용해 대산과 울산 공장에 새로운 고압 수소 출하센터와 수소 충전소를 설립해 통합 수소 공급망 구축에 나선다.
이와 함께 친환경 수소 사회 진입에 필요한 액화수소 생산시설 투자와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고압 수소탱크 기술 등에 대해서도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여수와 대산, 울산 등 국내 3개 생산기지에서 저탄소 부생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여수공장은 CCU(탄소 포집·활용) 기술을 적용한 설비를 구축해 저탄소 기반의 제품 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에어리퀴드는 산업용 가스분야 세계 선도기업으로 현재까지 전 세계에 120개가 넘는 수소 충전소를 설계·구축했다.
김민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entlemin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