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애플 전문 IT매체 맥루머스는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다음 달 5일 열리는 WWDC에서 MR 헤드셋을 공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헤드셋의 가격은 3000달러(약 400만원)로 알려졌으며 높은 가격인 만큼 콘텐츠 제작자와 개발자 위주로 판매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며 이번 WWDC에서 공개되는 헤드셋은 개발이 완료된 제품이 아닌 콘셉트 모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헤드셋이 출시되는 시기는 빨라도 올해 가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올 가을께 헤드셋이 출시된다면 아이폰이 공개되는 9월께 완제품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
애플이 올해 가을께 헤드셋을 공개할 경우 올 연말 출시가 예상되는 삼성전자 확장현실(XR) 헤드셋과 정면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2월 갤럭시 언팩에서 구글, 퀄컴과 XR 기술 개발을 위해 협업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XR 기술을 발전시켜온 퀄컴과 하드웨어를 잘 하는 삼성, OS 강자 구글이 합쳐서 제대로 된 XR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구글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연례 개발자 회의(구글 I/O)에서 올해 말 공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미르 사맛 구글 제품관리 부사장은 "XR 분야에서 삼성과 새로운 안드로이드 협업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올해 말에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0년 미국 특허청(USPTO)에 XR헤드셋으로 추정되는 '갤럭시 스페이스'를, 올해 2월에는 한국특허정보원에도 '갤럭시 글래스'를 상표 출원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구글은 XR 시장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적이 있는 만큼 애플에 대항해 경쟁 우위를 점하겠다는 각오다. 구글은 2016년 VR 헤드셋용 UI '데이드림'을 출시했으나 2019년 VR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하면서 서비스가 종료된 바 있다. 삼성전자 역시 2014년 기어VR를 출시했으나 2018년 관련 사업에서 철수했다.
삼성전자와 구글, 퀄컴의 협업에 따라 삼성전자는 디바이스, 구글은 소프트웨어, 퀄컴은 부품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년 헤드셋 대결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상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기존 헤드셋 시장을 선점한 메타, HTC, 마이크로소프트와도 경쟁해야 한다. 오큘러스를 인수한 메타는 시장 점유율 80%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XR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헤드셋 전문 기업인 HTC나 빅테크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윈도우 MR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삼성전자, 애플과 같은 빅테크 기업이 시장에 뛰어들 경우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다만 관련 콘텐츠가 2010년대 중반 대비 많아졌지만, 여전히 부족하고 헤드셋의 무게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이용자가 많아 이 부분의 개선이 숙제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2025년께 기술 개선이 이뤄지면서 경쟁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궈밍치는 "애플이 2세대 MR 헤드셋을 내놓게 되면 고급형과 보급형으로 내놓게 될 것"이라며 "출하량도 1세대 헤드셋의 10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