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사용 불능 칩 제조장비 환불해줘야"…中 YMTC, WTO에 제소 움직임

중국 최고 반도체 기업 YMTC 공장.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최고 반도체 기업 YMTC 공장.
지난해 말 미국 무역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의 3D 낸드(NAND) 제조기업 YMTC의 최고경영자(CEO)인 천난샹은 중국 반도체 콘퍼런스 기조 강연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짐에 따라 세계 반도체 산업이 혼란의 시대에 들어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웨이퍼 제조장비 제조기업에 동사가 사용할 수 없는 장비 매입을 요구했다.
외신에 따르면 천난샹은 합법적으로 구입한 장치나 부품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 환매해야 한다고 직접 호소했다. 이는 중국의 많은 반도체 제조기업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반도체 제조 장비 구입 국가였지만 미국의 수출 규제로 장비 보수나 신규 구입이 차단되었다. 첨단 공정 외 성숙 공정필요 장비는 계속 구매하고 있지만 구매의 규모가 20~30% 줄었다.

그 결과 ASML,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KLA, 램 리서치 등 유명 칩 제조 장비 제조업체 4곳은 미국 상무부 규제에 따라 YMTC와 거래를 중단했다.
최근 중국 칩 기업들이 웨이퍼 제조 장치 구매를 줄이고 있지만, 칩 제조 장비 제조사에는 중국 외 미국이나 일본, 독일, TSMC, 삼성전자, 독일 등에서 신규 칩 제조공장 건설이나 증설을 추진하고 있어 방대한 수주 기대가 있다.

하지만, 이미 미국의 경우 건설 계획보다 실제 공사가 지연되어 30% 정도 밖에 실제 공사가 이뤄지지 않아 장비 기업들의 재고도 누적되고 있다.

YMTC에서 사용할 수 없는 장비 매입을 미국과 일본 판매기업에서 재구매할 처지도 아니다.
지난 10월 YMTC는 미국 정부가 중국 반도체 업계에 광범위한 제재 조치의 일환으로 128층 이상의 3D 낸드 생산에 필요한 미국 기술을 탑재한 웨이퍼 제조 장치(WFE) 취득을 막아 이 장비 구입이 막혔다.

12월 YMTC는 미국 규제 기업 목록에 올라 미국 기업(또는 미국에서 개발된 기술을 판매하는 기업)에서 장비, 소프트웨어 및 기타 기술을 조달할 수 없게 되었다.

이 두 가지 타격의 결과로 YMTC는 232층 3D 낸드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웨이퍼 제조 장치의 최신 공구를 구매·설치하거나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또한, 기존 장비의 유지보수도 불가능하게 되었다.

구매처에서 장비를 매입했는데 보수가 안되고 신규 구입도 안될 경우 공정 자체가 제대로 진행될 리 없다. 중국은 구매처에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청하고 이를 WTO에 제소하고 무역의 쟁점으로 삼으려고 한다.

투자에 따른 손실 보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쟁이나 불가피한 경우도 아닌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일방적 결정으로 “경제가 정치화되었다”라는 이슈를 제기하려는 것이다.

미국의 기업들도 겉으로 중국 입장을 두둔하는 말을 하지 않고 우회적으로 장비 수출의 길이 막힌 데 대해 미국 산업에 미칠 부정적 측면을 말한다.

WTO에 제소해도 이 문제가 해결되기는 쉽지 않다. 논란만 있을 것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YMTC가 최신 장비 부족으로 결국 3D 낸드 생산을 포기하고 특수 2D 낸드 제조업체 또는 위탁 칩 제조업체로 전환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YMTC 천난샹 CEO는 미국의 규제로 세계화가 사실상 종말을 맞아 지금껏 확립된 규칙, 균형, 조화가 붕괴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변화로 인해 공급망, 산업 관행, 비즈니스 모델에 큰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YMTC의 톱은 경쟁, 혁신, 인재와 자원의 자유로운 이동 등 세계화의 중요한 측면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경영난에 빠진 3D 낸드 제조기업인 YMTC CEO는 여전히 글로벌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복잡한 칩의 공급망에는 25개국이 관여하고 23개국과 간접적인 연결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과 미국의 반도체 시장은 해외 투자자와 발명가의 공헌의 혜택을 받고 있으며, 각각의 나라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자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980년대 일본 도시바에 의해 발명되어 한국의 삼성과 SK하이닉스에 의해 완성된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예를 꺼냈다.

한때 “일본이 미·일 반도체 협정으로 반도체 산업이 붕괴된 것을 보면 중국 역시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중국은 일본과 달리 다양한 궁리를 하고 있어 일본과 다른 길을 갈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은 자립의 길을 선택하고 자체 기술 개발에 착수한 상태이다. 더 많은 시간과 자본의 투자, 인력의 육성이 필요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