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챗GPT' 등 고도의 생성AI가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적정 이용과 악용 방지를 둘러싼 법 정비에서는 유럽연합(EU)이 앞서 있다. 미국의 경우, 현재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자율적 노력으로 규정하고 있어 실효성이 과제로 남아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오픈AI와 구글 외에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닷컴, 생성AI 스타트업인 앤트로픽, 인플렉션AI 등 총 7개사와 합의했다.
새로운 규칙은 AI의 투명성을 높이고 사기나 허위 정보의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각사의 AI시스템에서 만든 글, 영상, 음성 등 콘텐츠에는 'AI 제작'임을 표시해야 한다. 전자적 워터마크를 표시한다. 각사는 관련 시스템 도입을 수용했다.
AI서비스를 출시하기 전에 차별이나 편견을 조장할 위험이 없는지 평가한다. 사이버 공격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됐는지도 점검한다. 각사는 리스크 관리 상황을 정부, 학회, 국민과 공유한다.
그러나 기업의 자발적인 약속이기 때문에, 처벌 등은 없다. 일정한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독립된 전문가가 규칙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백악관에서 각 기업 총수들과 만나 이를 공식 확인한다. 미국 정부는 성명을 통해 "책임감 있는 AI 개발의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봄부터 기업 측과 의견 조율을 진행해왔다.
미국 정부는 앞으로 법적 구속력을 갖도록 대통령령을 준비할 예정이다. 미 의회도 여당인 민주당을 중심으로 AI 관련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행정조치와 입법까지 연결고리로 정부와 기업의 약속을 미리 공개한 것. 7개 기업 외 스타트업 등에도 참여를 요청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노력은 기존에는 차별과 편견이 확대되지 않도록 주의를 촉구하는 가이드라인에 머물렀다. 생성 AI를 중심으로 새로운 서비스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어 우선 기업의 자율 규제부터 시작한다.
AI 법제화를 둘러싼 움직임은 EU가 앞서가고 있다. 유럽의회는 지난 6월 AI 법안을 채택하고 AI의 위험성에 따른 규제를 내놓았다.
중요 인프라와 고용, 교육 등에 관련된 AI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기업에 내부 감사와 안전성 평가를 요구한다. 금지 사항을 위반하면 거액의 벌금이 부과된다.
어느 국가-지역의 규칙이 선행 모델이 될지는 향후 AI 패권을 가늠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안전성 확보를 서두르는 한편, 규제가 기술 혁신을 과도하게 저해하지 않도록 균형에 신경을 쓴다. 일본 정부도 현재로서는 미국과 비슷한 입장으로, 갑작스럽게 엄격한 규제를 도입하는 데 소극적이다.
일본, 미국, 유럽 모두 잘못된 정보 대책과 투명성 확보 등을 중시하는 자세는 변함이 없다. 다만 규제의 엄격함에 있어서는 향후 차이가 날 가능성도 있다.
백악관은 동맹국 및 우방국들과 국제적인 프레임워크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인도, 호주 등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주요 7개국(G7)이 규칙을 논의하는 틀인 '히로시마 AI 프로세스'에도 미국의 입장을 반영할 방침이다.
중국은 생성AI 규제를 8월에 시행할 예정이다. 생성AI 활용을 권장하면서도 국가 전복이나 사회주의 부정으로 이어지는 내용을 금지하고 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