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세단으로 디자인 크게 변해…강력한 성능 구현, 재규어·벤츠에도 안밀려
프랑스 제1 산업은 무엇일까? 관광, 패션·뷰티, 호텔·요리. 모두 아니다. 프랑스의 제1 산업은 자동차이다. 중국, 미국, 일본, 독일, 인도, 멕시코 한국 등 모두 자동차를 주력으로 하는 나라들이다. 자동차가 부가가치가 높고, 여타 사업으로의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선보인 프랑스 국민차 브랜드 푸조의 508 GT라인을 타고 경기도 파주 헤이리를 8일 찾았다.

첫 눈에 들어온 508 GT라인은 이전 모델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라디에이터그릴의 푸조 엠블럼과 그 위 508 뱃지만 아니면 푸조의 차량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만큼 이번 508 GT라인의 디자인 크게 변했다는 뜻이다.
차량 전면부가 많이 변했다. 8년 전 GT가 흔한 세단의 이미지를 지녔다면, 이번 GT 라인은 강렬함과 세련미, 날렵함을 동시에 지녔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508 GT라인은 이전 모델보다 35㎜ 전고를 낮추면서도, 전폭은 30㎜ 늘려 스포츠 세단으로 날렵함을 살렸다.

508 GT라인의 풀LED 헤드램프는 날렵한 수사자의 눈을 형상화 하면서 기존 찢어진 형태의 디자인을 버렸다.
508 GT라인의 측면 디자인과 후면 디자인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강력한 차량 성능을 구현하기 위한 공기역학적인 디자인 구현한 것이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C필러 부근에 기존 모델에는 없던 GT라인 뱃지가 부착됐다.

도어를 열고 차량 내부를 살폈다. 역시 외관과 통일성 있게 고급스럽다.
스포츠 세단답게 깔끔하면서도 푸조의 아이콕핏 2세대를 적용하면서 비행기 조종석 느낌이 난다. 이전 1세대 보다는 더 단순해 졌다.
고급 나파 가죽 시트와 센터페시아와 도어 등을 강화 플라스틱으로 처리하면서 한껏 고급감을 살렸다.

변속기 앞에 자리한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2000㏄의 블루HDi 디젤 엔진이 정숙하다. 5008 GT라인 시승기에서 언급했 듯이 푸조의 디젤 기술이 절정에 달했다는 생각이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40.8kg·m으로 강력한 성능을 구현했으며, EAT 8단자동변속기와 조화로 연비는 13.3㎞/ℓ(3등급)을 실현했다.

빈 공간에서 속도를 높이자 EAT 8단변속기는 40㎞에서 4단, 5단, 6단을 차례로 올리더니, 80㎞부터는 7단, 100㎞ 이상에서는 8단으로 빠른 변속을 보여주면서도 변속 충격은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
자유로에 들어서서 가속 페달에 힘을 실자 508 GT라인은 초반 치고 나가는 힘이 탁월하다. 8초 초반의 제로백(1500rpm)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120㎞(1800rpm)에 이어 160㎞, 180㎞, 200㎞(2200rpm)까지 5초 만에 도달했다.
고속에서 rpm 변화 폭도 작다. 그만큼 508 GT라인이 강력하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508 GT라인은 파주 출판 단지를 지나 회전 구간이 자주 나타나자 앞바퀴 굴림 방식이지만, 속도에 전혀 밀리지 않고 정교한 핸들링과 코너링을 보여줬다.
흔히 앞바퀴 굴림식 차량은 고속에서 운전대를 꺽은 것보다 확 꺾여 자칫 대형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수동 스포츠 ▲수동 스포츠 노말 기능은 주행소음과 배기음이 다소 둔탁해지면서 생생함을 느낄 수 있으며, ▲노말 에코 ▲스포츠 노말 에코는 정숙한 모습으로 평상시 주행이나, 고속국도 주행에 적합하다.
508 GT라인은 상위 트림인 GT보다는 1인치 작은 18인치 알로이 휠을 장착했으며, 폭 235㎜, 편평비 45%의 미쉐린 타이어가 탑재됐다.

푸조 508 GT의 모든 트림에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이 기본으로 탑재됐다.
드라이브 어시스트 플러스 팩은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차선 이탈 방지(LKA) ▲차선 중앙 유지(LPA) ▲오토 하이빔 어시스트 ▲액티브 블라인드 스팟 모니터링 시스템 ▲제한 속도 인식과 권장 속도 표시 ▲운전자 주의 경고등으로 이뤄졌다. 전후방 주차보조 센서는 차량 주변을 보여주기 때문에 뷰 카메라만 보고 주차가 가능하다.

508 GT라인은 최근 야외 활동을 즐기는 운전자가 많은 점을 고려해 기본 487ℓ 의 적개공간을 제공하고, 여기에 2열(6:4 폴딩 기능)을 모두 접으면 1537ℓ까지 적개공간을 늘릴 수 있다.
푸조 508의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가격은 3990만 원부터 5129만 원으로 상대적으로 합리적이다.

한편, 옥에도 티는 있는 법. 스티어링 휠이 변형된 원이라 원 운전대에 익숙한 운전자는 처음에 다소 불편하다. 게다가 계기판 양 끝에 속도계와 rpm 계기판이 다이얼 식으로 돼 있어 변하는데 다소 답답하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