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 리서치 인스티튜트(CSRI)가 발표한 보고서 '2019 CS 젠더 3000: 변화하는 기업의 얼굴(The CS Gender 3000 in 2019: The changing face of companies)'에서 한국이 4년 연속 여성 임원 성비 비율 꼴찌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번 보고서는 크레디트스위스의 전 세계 애널리스트들의 지식 베이스를 활용해 민간 기업의 성비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으며, 이를 위해 56개국 3000개 이상 기업의 임직원 3만여 명의 성비를 분석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14개국의 1280개 기업이 포함됐다.
2019년 한국 기업의 이사회 내 여성 임원의 비율은 3.1%를 기록, 글로벌 비율에 역행해 2016년 이후 0.8%나 감소했다. 한국은 지난 2015년 일본(올해 5.7%)의 꼴찌 자리를 이어받은 후 4년 연속 꼴찌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꼴찌 바로 앞 순위인 파키스탄(5.5%)과의 차이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전 세계 기업의 이사회 내 여성 임원의 비율은 20.6%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약 2배 증가한 수치이며, 2016년 보고서를 통해 발표된 수치인 약 15.3%보다 크게 증가했다.
한편 CSRI는 이전 젠더 보고서를 통해 이사회의 젠더 다양성과 주가 대비 초과 실적 사이에 강력한 상관관계가 존재하며, 각 업계를 대등하게 평가할 경우 젠더 다양성이 높은 기업의 수익 수준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그런데 이번 2019 CS 젠더 3000 보고서에서는 젠더 다양성 및 기업 실적 분석의 초점을 이사회뿐 아니라 경영진으로 확장했다. 경영진 내 젠터 다양성을 분석할 때 주가 대비 초과실적은 거의 4%에 가까운 수치로, 이는 단순히 이사회 내 젠더 다양성만 고려할 때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섹터별로 살펴보면, 젠더 다양성의 차이에 따라 EBITA (이자 및 세전 이익) 수익이 229bp에 달하는 차이를 보였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자체 기업가치평가 시스템인 HOLT의 분석에 따르면, 여성 관리직 비율이 높을수록 현금 흐름 수익(cash flow returns)은 2.04% 더 높았고 실적도 안정적이었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