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기고] 게임의 룰이 바뀌어 가는 우즈베키스탄

기자

기사입력 : 2020-01-01 00:00

이백희 KT 타슈켄트 사무소 상무



“우즈베키스탄 모델은 올바른 정책이 아니었다.”


이는 지난 8월 말 우즈베키스탄 수석 상원부위원장의 발언이다. 이는 과거정권의 경제정책을 부정하는 발언이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거의 모든 CIS 국가는 사회주의 경제에서 자본주의 경제로의 급진적인 경제개혁을 단행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참혹했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과 모든 경제시스템 붕괴 그야말로 아비규환에 다름이 아니었다. 그 와중에서 우즈베키스탄만이 점진적이며 폐쇄적인 경제개혁을 택해 급진적인 경제개혁에 따른 부작용을 피할 수 있었다. 이 것은 그 당시 '우즈베키스탄 모델'로 불리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러한 우즈베키스탄 모델은 불가피한 체제 전환기의 고통을 뒤로 미루는 미봉책으로 평가절하되기도 했다. 실제로 우즈베키스탄 모델은 현지화폐의 불태환에 의존하며, 폐쇄적이고 왜곡된 경제시스템을 아슬아슬하게 유지해 나아갔다. 위 수석상원부위원장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은 3년 전에 붕괴직전에 있었다는 말에 우즈베키스탄 모델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2016년 12월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신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환전 자율화, 세금 개혁, 대외문호 개방 등 전격적이고 과감한 정책을 실질적으로 취하면서 기업경영을 둘러싼 게임의 룰이 완전히 바뀌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고질적인 세관문제, 최근의 솜화 평가절하, 높은 인플레이션, 경제성 없는 제조업 등 산적한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의 모습은 그 결과에 관계없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우즈베키스탄의 정부의 노력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한국 기업 이야기로 돌려보자.

우선 바뀐 게임의 룰이 한국 기업에 100% 유리한 방향으로 바뀐 것이 아니다. 이것은 한국 기업이 우즈베키스탄에서 다소 독특한 위치에 있었던 까닭이다. 그간 과거 한국 기업은 다른 국가기업에 비해 불태환 환경속에서 대사관을 비롯한 한국 정부의 노력으로 간헐적 환전 혜택을 누려왔다. 이러한 간헐적 환전 가능성 덕분에 우즈베키스탄 바이어들은 한국 기업으로부터 수입할 수밖에 없었던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2017년 9월 5일 환전 자율화가 되면서 그 문제적 보호막이었던 장벽은 없어졌다. 이제는 중국산, 유럽산 제품과 대등한 조건에서 경쟁해야 한다. 지난 3년간 교역통계를 보면 환전 자율화 이후 특수지위에 있는 자동차를 제외한 한국산 제품의 우즈베키스탄 수출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한국 기업의 접근방식 또한 변화돼야 한다. 더욱이 이제는 국가별 기술격차 축소로 소위 “가격대비 가성비 전략” 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이제 단순 수출방식에서 진출전략의 변화가 요구된다.

첫째는 '현지생산 방식'이다.

단, 해당 생산품의 원가에 인건비 비중이 상당히 높거나 현지 원료조달이 가능한 물품의 경우 고려해 볼만 하다. 우즈베키스탄은 사실 세계 유일의 이중 내륙국가라서 물류비용은 한국 기업에는 늘 부담이라는 것을 고려해야 된다. 그러나 이 전략 역시 최소한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전통기업전략이지 혁신적인 전략이라고 할 수 없다. 더구나 최근 혁신 ICT 덕분에 해외진출 선진 제조기업이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는 리쇼어링(Reshoring)이 본격화되고 있다. 심지여 “제조는 비즈니스 중단 가능성이 높은 10개 산업 중 하나이다.”라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제조업은 디지털 혁명시대에 위협받는 업종이다. 따라서 현지생산전략 역시 시간적 유효성을 고려해야 한다.

둘째는 '제품의 서비스화 전략'이다.

고객의 초기 구매시점부터 제품 폐기까지 전 주기(Total Life cycle) 상에서 발생될 수 있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가 제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최근 들어 글로벌 제조업의 경쟁력은 이제 제품에 서비스가 포함됐느냐 아니냐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한국 제조업의 서비스 비율은 OECD 국가는 물론 중국보다도 낮다. 한국의 제조업이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가지 못하는 있는 형국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하려고 기업들은 단순 판매와 현지생산을 넘어 우즈베키스탄에서 고객 경험을 축적하고 고객에게 설레임을 제공할 수 있는 '제품의 서비스화 모델 방식'은 궁극적으로 가야할 길이다. 그러나 이는 매우 어려운 과정이다. 무엇보다도 과거의 관성극복과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필요역량이 확보하는 것이 걸림돌이다.

최근 들어 기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업 외부 협력관계 구축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제품의 서비스화 전략의 첫 걸음으로 기 진출한 한국 기업 및 현지 기업 등과의 외부협력 관계 구축을 통한 새로운 고객가치 제공이라는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필요해 보인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뉴질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