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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제4회 '청춘대로 덩더쿵'의 일품공연…이혜준 안무, 강솔잎 음악의 '알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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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준 안무, 강솔잎 음악의 '알아가기'
11월 19일(화), 20일(수) 오후 7시 30분, 두리춤터(예술감독 임학선, 성균관대 문행석좌교수) 포이어 극장에서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주최, 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 두리춤터 주관, 이혜준 프로젝트의 이혜준 안무, 강솔잎 음악의 <알아가기>가 공연되었다. 임학선, 강낙현(총연출, 포이어프로덕션 대표), 임영호(음악감독, 유희컴퍼니 대표) 집행부 세 사람은 젊은 예술가들의 예술적 들뜸을 가라앉히고 젊은 안무가와 음악가의 조합이 최상이 되도록 조언하여 바람직한 연구물을 도출했다.


연구물 여섯 개의 차세대 한국예술계 인재 발굴·육성 사업 중 하나에 포함된 <알아가기>는 뜨거운 열정의 흔적이었다. <청춘대로 덩더쿵> 사업은 2015년에 시작하여 지난해를 건너뛰고 올해가 제4회가 된다. <알아가기>의 관통문은 「나는 무언가의 틈새에 누군가의 사이에 존재한다.」로써 철학적 사유와 성찰을 견지한다. 작품의 표현방식과 전개는 현대적 실험성 위에 자신의 존재를 파리에 비유한다. 공연은 영문학사의 초기 ‘빈대’시를 연상시키며, 춤과 음악의 협연으로써 전통의 가치를 되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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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준 안무, 강솔잎 음악의 '알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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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준 안무, 강솔잎 음악의 '알아가기'

림태주의 소설 『관계의 물리학』의 서술처럼 <알아가기>는 사람 사이의 간격을 자신이 결정한다. 춤과 연주가 어울리고 검정 후드를 쓴 젊은 예술가들은 이성적 지성인으로 존치해야 할 ‘공간’에 대한 열정적 모색을 한다. 돛단배가 오가듯 무대 쪽 문은 열리고 닫히며 젊은 날의 자유항를 상징한다. 시대 환경은 디지털 시대를 휘감지만, 규범을 발처럼 내려뜨리며 매달려 있는 수평의 장대가 이 작품이 한국무용임을 알린다. 열림과 닫힘을 반복하는 문과 켜짐과 꺼짐의 망설임도 거룩한 착지를 모색한다.


음악감독 강솔잎의 연출로 이상경 김은진 박민지의 국악 연주가 흐르는 가운데 무용수들이 무대를 꽉 메울 쓰레기들을 무대로 뿌리며 등장한다. 연주자들은 이를 활용한 사운드로 조응한다. ‘흩어진 쓰레기’가 뒹군다. 전반부에 쏟아진 열정의 소도구는 이른 선수교체와 같은 과도한 과장법이다. 일상을 메워가는 일은 쓰레기들을 매일 접하고 살아간다는 의미가 될 것이고, 인간관계 속에서 ‘알아가기’ 마저도 힘든 세상이 되어버린다. 일상은 매일 해가 뜨고 지는 것 같은 지겨운 행위의 반복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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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준 안무, 강솔잎 음악의 '알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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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준 안무, 강솔잎 음악의 '알아가기'

강솔잎은 ‘인간의 모습은 파리의 움직임과 다를 바 없다.’라는 허무와 폭력적 상황에 걸맞은 음악적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좋은 인간관계는 반복적 일상의 의미를 놓치지 않는 사람들의 차지다. 결정적 무기를 소지하지 못한 소시민인 ‘나’가 이상적인 ‘나로’ 존재하려면 어느 공간에 머물러야 할까. 나의 ‘살아가기’는 ‘알아가기’를 채근한다. 춤 연기자로 조한진 김현우 김시원 황서영 이혜준이 참여하고, <알아가기>의 4장에 조형주가 연주자로 가세한 공연은 속이 꽉 찬 너른 무대가 된다.

안무가 이혜준은, 성균관대 무용학과 재학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무용수이다. 그는 스승의 대표작 무용 <공자>의 주역으로 출연하여 화제를 모은 바 있으며, 제47회 동아무용콩쿠르(2017) 한국무용 창작부문 ‘금상’, 제26회 전국무용제(2017) ‘연기상’을 수상했고, 국립무용단 인턴단원을 거쳐다. 음악감독 강솔잎은 모던국악 s.a.l.t의 대표로서 대한민국작곡상, KBS 국악 대경연 장원, 동아콩쿨, 온나라 국악경연대회, 21c한국음악 프로젝트 등에서 다양한 수상경력을 갖고 있으며, 서울시 뮤지컬단, KBS 국악 관현악단, 전북 도립국악단 등과 협업하며 분주한 작곡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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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준 안무, 강솔잎 음악의 '알아가기'

내년 개관 삼십 주년을 앞두고 전통·실험·창작·연구가 함께 하는 두리춤터에서 마흔 네 명의 예술가가 협연한 <청춘대로 덩더쿵>은 동근일체(同根一體)였던 음악과 무용을 균형감 있게 재배치하고 되돌리는 작업이었다. 전통·창작·연구 공간 블랙박스 극장, 융복합·실험·창작·연구 공간 포이어 극장의 공연작들은 주도적 춤에 대한 음악이라거나 주도적 연주에 대한 보조적 춤이라는 개념을 탈피하여 우수 역량의 재기발랄한 신진 예술가들을 고양하면서 작품의 예술적 완성도를 높였다.

신진국악실험무대에서 작·편곡에 이르는 전통 음악예술가들의 열정이 돋보인 국악기 라이브 연주와 연주에 병행한 악사들의 공간이동과 드라마투르기를 원용한 연기가 공연성을 배가시켰다. 신진안무가 이혜준은 국악과 함께 하는 창작무용 <알아가기>의 확장성으로 컨템포러리조(調)에 밀착시키면서 천재성과 실험성에서 나오는 불협화음을 조장한다. 이혜준 안무, 강솔잎 음악의 <알아가기>는 시간이 지나고 내적 실험성이 두드러지면 주제에 밀착되는 작품의 면모를 갖출 것이다.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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