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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은 정성이다" 일관된 신념…일상을 춤으로 꽉 채운 신세대

[미래의 한류스타(74)] 이홍재(한국무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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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재 안무의 '나비로워'(현대춤작가 12인전)
불꽃을 먹지 않고 살 수 없어/ 타오르는 화단(火壇)에 열정을 보탠다/ 춤사위가 플라멩코로 피어날 때/ 경계로 삼은 승무가 푸른 빛을 내리고/ 삶이 눅눅해지면 진쇠춤이 뽀송뽀송해진다/ 이파리에 짠 빗방울이 달라붙거나/ 묵직한 눈이 무게감으로 느껴져도/ 고결한 지조로 커가며/ 비탈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작은 중심축 되어/ 무림의 세계를 오가는 빨간 돌문 앞/ 귀 늘어트리고 소나무 가부좌를 한 부처꽃/ 횃불처럼 분주한 일상이 간지럽히는 하루


이홍재(李烘在, LEE HONG JAE)는 아버지 이정근, 어머니 김옥분의 외아들로 계해년 팔월 서울에서 출생했다. 그는 광주 운암초, 진흥중, 서강고교를 졸업하고, 엄청난 노력으로 경희대 무용학과에 유학한다. 우연히 마주친 전통무용은 그를 충분히 매료시킬 만했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김자연 선생은 홍재를 조련시키고, 무용과에 진학시킨다. 대학생이 되고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줄곧 윤미라 교수는 지도교수가 되어 주었고, 김윤수 선생이 창작 지도를 맡았다.

​우연히 마주친 전통무용 매력에 푹 빠져
춤꾼 결심했지만 부모 반대로 처음엔 낙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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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재 안무의 '나비로워'(현대춤작가 12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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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재 안무의 '마음...비롯되어진'(서울무용제 대상경연부문)


이홍재는 이른 청소년기에는 부모님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감히 자신이 좋아하는 춤에 근접하지 못했다. 그는 많은 고민과 불협화음을 겪고 나서야 자신의 진로를 춤꾼이 되기로 마음먹게 되었고, 가능하다면 춤 경연으로 국위를 선양하는 일에 나서기로 하고서 성실하게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그는 후학을 위한 춤 지도, 자신의 창작안무작 연구, 바쁜 춤꾼으로서 일상을 채워가면서 자신의 책무가 평생 춤추면서 ‘살 것’임을 다짐한다.

이홍재(경희대 강사)는 경희대 및 동 대학원 무용학과(석사)를 졸업하고 대학원 공연예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경북예고와 고양예고 강사, 창작연희프로젝트 ‘수레’의 대표를 역임했고, 현재 이홍재무용단 대표, 대한민국무용단연합단체 이사, 서울경희댄스아카데미 대표, 윤미라무용단 회장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홍재는 또한 서울경희무용학원 대표, 이동안진쇠춤보전회 총무, 한국춤백년역사위원회 위원으로 봉사하고 있다.


그는 <꼭 한번 보고싶습니다>(2008), <따뜻한 소통>(2009), <내마음 아실 이, 꿈길, 황홀한 달빛>(2010), <모두가 순조롭다>(2011), <잘 지내나요>(2012), <그 숨소리마저 가벼운>(2013), <마음 비롯되어진>(2013), <무제>(2015), <나비로워>(2015), <나의 이미지 그리기>(2017), <태평무, 월하무현금>(2017), <마음에서 마음으로>(안무만, 2018), <시간의 무게>(2018) <흐흐흐>(2019), <잇다 잇다>(2019), <의식의 강>(2019)에 이르는 안무·출연작을 생산해왔다.

이홍재는 서울경희무용제의 <춤으로 그린 빛>(제1회, 2016), <춤, 마음에 물들다>(제2회, 2017), <춤, 봄바람을 기다리며>(제3회, 2018)의 총예술감독이다. 스승 윤미라의 춤 빛깔 지키기와 창작 정신을 이어가자는 고운 뜻에서 만들어진 행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전통 바탕의 화사를 더해가고 있다. 그가 제일 아끼는 안무·출연작은 제33회 서울무용제 자유참가부문 최우수단체상 수상작 <잘지내나요>로서 당시 이홍재의 심리상태를 잘 표현해낸 작품이다.

​제일 아끼는 안무 출연작은 '잘 지내나요'
당시 이홍재 심리상태 잘 표현해 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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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재 안무의 '마음...비롯되어진'(서울무용제 대상경연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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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재 안무의 '마음...비롯되어진'(서울무용제 대상경연부문)


최근작 <의식의 강>(2019. 11. 18.)은 회사원의 일상을 인생에 빗댄다. 인생의 전반기인 자신의 경험과 현재적 삶에 걸쳐 있는 구직에 애쓰는 10대, 분주한 출근길을 오가는 20대,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30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홍재의 안무작들은 무대에서 인생의 해답을 찾는 듯한 진지한 모습을 보인다. 그는 무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무대에서 호흡하고 성장하며, 인생을 배운다는 그는 무대가 사회의 축소판이며, 자신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이홍재는 십 년 이상 자신만의 실천 방법으로 늘 신년목표를 세운다. A4용지 한 장 분량으로 정성스럽게 짠 계획이 책상 속에 담긴다. 가끔 계획이 벗어나거나 흔들릴 때, 그 목표를 살펴보고 중심을 잡는다. ‘무용은 정성이다.’라는 일관된 신념으로 자신의 춤을 향해 매진하는 그는 자신만의 신년목표를 담은 A4용지를 정말 소중하게 여기고 실천한다. 그것들로 미루어 보아 이홍재는 지향하는 목표가 분명하고 신념을 지니고 살아가고 있음에 틀림없다.

​움직임 수련 자신만 창의적 비결 있는 듯
험한 세상 '춤으로 즐거운 세상' 도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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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재 안무의 '무제'(윤미라무용단 기획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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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재 안무의 '시간의 무게'(대한민국 무용단체연합)


이홍재는 대학 졸업 이듬해 제44회 전국신인무용경연대회 일반부 한국무용창착 특상(2007), 제33회 서울무용제 자유참가부문 최우수단체상(2012), 대한무용학회 제12회 전국무용경연대회 안무자상(2013)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작품을 통해 세상을 따스하게 감싸는 긍정적 자세를 보여주며 개인 연습할 때 시규어 로스(Sigur Ros)의 ‘All Alright’(잘 될거야) 등을 즐겨 듣는다. 그는 미술과 서양미술사에도 관심이 많아 지속해서 관심을 두고 공부하고 있다.

이홍재는 경희대 공연예술학과 박사과정에서도 매 학기 서양미술사와 미학 강의를 들으며, 향후 서양미술사에 대한 교양수업을 하고 싶다는 포부도 가지고 있다. 그는 화사하고 아름다운 붉은색의 부채 꽃을 좋아한다. 열정적인 그의 삶은 열대의 플라밍고를 닮아있다. 그는 소나무처럼 굳센 의지로 세상을 개척해 나아가며, 무대 위에서는 불길 같이 타올라 자신을 다 태울 듯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강렬한 담대함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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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재 안무의 '의식의 강'(윤미라무용단 30주년 기념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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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재 안무의 '의식의 강'(윤미라무용단 30주년 기념공연)


이홍재, 일상을 춤으로 꽉 채우며 열심히 사는 것을 즐기는 춤꾼이자 미래의 한류스타이다. 그는 채상묵 선생의 ‘승무’, ‘살풀이’, 윤미라 선생의 ‘달구법입춤’, ‘진쇠춤’ 등에 여린 감성이 발동되는 전통춤꾼이다. 늘 혼자 하는 연습에 익숙해진 그는 움직임에 대한 수련에 있어 자신만의 창의적 비결이 있는 것 같다. 공연이나 콩쿠르에 임하면 이 점이 두드러지며 그는 전통을 바탕으로 한다. 험한 세상을 헤쳐 나가는 그에게 ‘춤으로 즐거운 세상’이 도래하기를 기원한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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